[뉴스워커_국제이슈] 美 SEC, 머스크 증권사기로 제소하자 머스크, "완전히 망가진 조직" 비난...차기 위원장에 소송 취하 요구할 가능성도

머스크, 백악관 내 사무실 마련할 듯...머스크·베이조스·저커버그 나란히 트럼프 취임식 참석 예정

2025-01-16     박현정
SEC는 소장에서 머스크가 2022년 당시 트위터를 인수하기 이전에 트위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했지만, 이를 제때 공개하지 않아 공개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머스크가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인지하기 전에 주식을 추가로 매입함으로써 약 1억5천만 달러(2천189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본문 중에서]

SEC, "엑스 지분보유 미공개" 고소했지만...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 실세로 부상하면서 소송 진행 못 할 수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엑스(X·옛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증권사기 등의 혐의로 제소했다. 일정 비율 이상 지분을 보유할 경우 이를 공개해야 하는데 그 의무를 위반했고 이를 통해 주식을 더 싼 가격에 사들이는 이득을 취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SEC는 머스크가 지난 2022년 트위터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테슬라 주식을 매각하고 트위터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증권사기를 저질렀는지에 대해서 조사해왔다. 그리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SEC는 소장에서 머스크가 2022년 당시 트위터를 인수하기 이전에 트위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했지만, 이를 제때 공개하지 않아 공개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머스크가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인지하기 전에 주식을 추가로 매입함으로써 약 1억5천만 달러(2천189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머스크가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면 주가가 올라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주식을 더 저렴하게 매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SEC는 "머스크는 보고서 제출 기한을 11일이나 넘긴 2022년 4월 4일에 트위터 지분 9% 이상을 취득했다고 밝혔고, 그 날 트위터 주가는 전일 대비 27% 이상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SEC는 배심원 재판과 벌금·부당 이득 환수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지난달 엑스에 SEC가 벌금을 포함한 합의를 48시간 이내에 수용하도록 압박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여러 혐의로 제소될 것이라는 내용의 "합의 요구"를 전달했다고 적었다. SEC가 소송을 제기한 뒤에는 엑스에 "처벌받지 않는 실제 범죄가 너무 많은데도 이런 일에 집중하는 완전히 망가진 조직"이라고 글을 올리며 SEC를 강하게 비난했다. 머스크 측의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도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은 가짜이며, 수년간 이어진 괴롭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제소는 '트럼프 2기' 출범을 불과 며칠 앞둔 가운데 나왔다. 개리 겐슬러 현 SEC 위원장은 '트럼프 2기' 출범일인 1월 20일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사임 직전에 머스크를 제소한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대 실세로 부상하면서 SEC가 머스크에 대한 소송을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소속이자 가상자산 친화적 인물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차기 위원장으로 공식 지명한 상태다. 이에 WSJ은 트럼프 당선인 또는 머스크가 차기 SEC 위원장에게 해당 소송을 취하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사무실 백악관 내 마련...세계 최고 갑부 3인 트럼프 취임식 참석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시작이 다가오는 만큼 이번 행정부의 핵심 인물인 머스크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머스크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백악관 단지 내에 있는 사무실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인 머스크의 사무실은 백악관 단지 내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젠하워 빌딩은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 바로 옆에 위치한다. 머스크는 정부 인수위 관계자들과 자신의 웨스트윙 출입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단지 내에서도 웨스트윙에 자유롭게 출입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출입증이 필요한데 머스크가 이를 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DOGE의 직원들은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의 워싱턴DC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다만 NYT는 머스크가 소유한 회사가 미국 연방 정부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있고, 이로 인해 그의 백악관 입성이 이해 상충 금지, 재정 상황 공개 등과 같은 윤리·법적 문제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특별 임시직을 포함해 모든 정부 근로자는 자기 가족이나 회사의 재정적 이해관계가 있는 공적 사안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형사상 이해충돌법의 적용을 받는다. 또 머스크나 다른 DOGE 직원이 특별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재정 공개 양식을 제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들이 정부 급여를 받지 않기로 할 경우 트럼프 정부는 이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밖에 정부 투명성 관련 법안, 정보 자유법 등도 DOGE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머스크와 인도계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수장으로 지명된 DOGE는 정부 지출 개혁을 위해 신설되는 임시 조직이며 법무부나 국무부 등과 같은 정식 정부 부처는 아니다. 그 규모나 업무수행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며칠 앞둔 지금까지도 공개된 바가 없다.

또 머스크는 당연히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함께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이 세계 최고 갑부 1∼3위로 꼽히는 만큼 해당 소식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NBC방송은 이번 취임식 기획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들 3명의 거대 기술기업 경영자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내각 지명자 등 주요 인사들과 함께 연단 위의 눈에 띄는 자리에 나란히 앉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머스크(1위, 4천320억달러)와 베이조스(2위, 2천380억달러), 저커버그(3위, 2천150억달러)의 순자산가치 합계는 8천850억달러(약 1천292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에게 거액을 기부해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머스크는 이번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운동에 2억5천만달러(약 3천651억원)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 이로 인해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등극했고 DOGE의 공동수장으로도 지명됐다. 베이조스의 아마존과 저커버그의 메타도 트럼프 취임식 준비 기금에 각각 100만달러(약 14억6천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전기·자율주행차와 로봇, 인공지능(AI), 로켓·우주선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AI·자율주행차·드론에, 메타는 AI 관련 기기·서비스 개발에 각각 힘을 쓰고 있다. 이들은 모두 차기 행정부에서 자사의 사업 확장, 기술 개발과 관련해 당국의 규제가 완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내 기업인 중에서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 SPC 허영인 회장, SM그룹 우오현 회장 등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