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값 폭등에 롯데웰푸드 가격 인상...밸런테인데이 앞둔 업체들 대응도 엇갈려
해태, 오리온 이어 롯데도 초콜릿 제품군 가격인상
연인들이 초콜릿을 주고받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가 대략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업체들의 고민이 깊다.
네이버페이 증권 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t)당 1만2565달러(ICE 선물거래소)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코코아는 지난 수십 년간 t당 2000달러대 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는데, 지난해부터 갑자기 5~6배 수준으로 가격이 뛴 것이다. 지난해만 172% 상승해 작년 원자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해태와 오리온은 초콜릿이 함유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롯데웰푸드까지 결국 가격 인상을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6일 초콜릿이 포함된 일부 제품을 이달 17일부로 평균 9.5% 인상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가나마일드 70g은 권장소비자가가 기존 2800원에서 3400원으로, 초코 빼빼로 54g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몽쉘 오리지널 12입은 6600원에서 7000원으로 오른다. 월드콘 역시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된다.
더 큰 문제는 코코아 가격이 계속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코아 생산지 작황 사정이 좋지 못할뿐더러 최근 미국발 관세전쟁 예고에 환율 또한 급등하고 있다”며 “당분간 코코아 가격이 내려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관련 제품을 한정 출시하는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부담감을 느껴 이벤트를 기획하지 않겠다는 곳도 있고, 이벤트를 하더라도 가격을 인상해 판매하는 업체들도 있다.
특히 비싼 케이크를 판매하는 호텔업계를 중심으로 가격이 천정부지 오르고 있다. 조선호텔의 경우 7만5000원에서 10만원대 케이크를 준비했고, 파크 하얏트 호텔의 경우 8만8000원짜리 케이크를 판매한다.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던킨도너츠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들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밸런타인데이 한정 제품들을 출시한 반면, 다른 업체들은 일주일 전임에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프랜차이즈들은 코코아 가격 폭등에도 다양한 유통망을 갖고 있어 타격이 덜하다”며 “길어봐야 1~2주 정도 되는 밸런타인데이 시즌 제품을 판매하고자 지금 같은 시기에 무리하는 것은 손해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