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시선] 이낙연 "이재명 후보 삼권분립 훼손할 것'..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 선언 파장

박경미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이낙연, 극우 세력 절연 머뭇거리는 김문수 후보 지지는 앞뒤가 않 맞아.."

2025-05-28     양삼삼
이낙연 고문의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은 문재인 전 대통령 인사들에게서도 큰 반발을 샀다. 문재인 전 대통령 출신 인사로 구성된 포럼 ‘사의재’는 12·3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을 옹호하고 공동 정부를 구상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낙연 고문을 이날 제명..[본문 중에서]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각 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27일에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하 고문)이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이하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한때 당적을 뒀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까지 역임했던 인물의 지지 선언이었다.

이낙연 고문은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이재명 대선 후보(이하 후보)를 들었다.

이낙연 고문은 이재명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면 민주당의 다른 후보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후보가 나와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입법권과 행정권, 그리고 사법권까지 장악해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할 거라는 게 이유였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결정을 맹비난했다.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장악하는 괴물 국가로 가기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문수 후보와 합의 사항을 공개했다.

7 공화국을 열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협력하겠다는 원칙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 정부 구성과 운영, 7 공화국을 출범시키기 위한 개헌 추진 협력, 2028년 대선 총선 동시 실시를 위한 대통령과 국회 임기 불일치 해소, 그리고 대통령 3년 임기 실천 등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합의는 각 당의 실무진에 맡겨 진행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낙연 고문은 김문수 후보와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향후 정계 전망과 함께 서로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두 사람은 비상계엄과 잇따른 대통령 파면의 결과로 정계 개편이 일어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는 것. 그러면서 이낙연 고문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결별을 김문수 후보에게 요구했고, 김문수 후보는 선거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낙연 고문은 김문수 후보를 평가했다. 노동운동가로서 김문수 후보의 경력을 높이 평가하나 극단적인 언사와 특정 종교인 관계를 우려했다. 그러나 청렴한 김문수 후보의 자질과 함께 공직자로서 서민 친화적인 행동과 공직 수행 경험 때문에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낙연 고문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자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 안팎에선 비난이 쏟아졌다.

김민석 민주당 중당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은 진짜 보수, 민주 보수공동 선언식에서 김문수 후보와 이낙연 고문의 연대를 망하는 연대라고 평가하며 공도동망이라는 한자 성어에 빗댔다. 공도동망이란 넘어져도 같이 넘어지고 망해도 같이 망한다는 뜻이다. 이낙연 고문과 김문수 후보와 연대는 망하는 길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낙연 고문의 정치가 변절로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박경미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낙연 고문의 모순을 지적하며 비난에 동참했다. 민주당의 괴물 정권을 막겠다고 공언하면서, 극우 세력과 절연에 머뭇거리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이낙연 고문이야말로 권력을 탐해 신념과 양심을 저버린 괴물이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내란 세력과 결탁해 놓고 독재를 우려하는 것은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사람사는세상 국민화합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낙연 고문의 모순을 비판했다. 괴물 독재 국가를 걱정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이유를 밝혔는데, 오히려 김문수 후보야말로 괴물 독재 잔당 세력의 일원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이낙연 고문이 완전히 길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낙연 후보의 선택을 비난했다. 이재명 후보가 밉다고 내란 세력을 돕느냐고 반문하며, 이낙연 후보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낙연 고문을 향한 비판은 한때 22대 총선에서 신당 창당에 함께 참여한 김종민 의원에게서도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누구를 반대하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선을 넘어버렸다고 이낙연 고문의 선택을 평가했다. 그리고 정치 인생을 뒤집고 민심을 저버린 이낙연 고문의 선택이 민심의 준엄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고문의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은 문재인 전 대통령 인사들에게서도 큰 반발을 샀다. 문재인 전 대통령 출신 인사로 구성된 포럼 사의재12·3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을 옹호하고 공동 정부를 구상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낙연 고문을 이날 제명했다.

사단법인 김대중재단도 이날 이낙연 고문을 제명했다. 사의재 제명 이유와 마찬가지로 김대중 정신을 이낙연 고문이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이처럼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에서는 이낙연 고문이 이번 지지 선언으로 더 이상 정치생명을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단순히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 때문에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건넜다는 평가다. 특히 이낙연 고문은 민주당 정부에서 성장한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이번 선택의 후폭풍이 큰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낙연 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치에 입문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대변인을 맡아 활동했다.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에는 국무총리로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