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포츠] 월드컵 또 망한 중국, 신태용·서정원·최강희...한국 감독 찾는다? 절대 갈 일 없는 이유

중화사상, 감정 쓰레기통, 썩은 뿌리, 감독의 무덤...‘독이 든 성배’에 누가 가나?

2025-06-16     권용진
중국 축구 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이다. 감독에게 요구되는 기대치는 높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쏟아지는 비난과 여론의 뭇매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지만, 중국 축구에서 감독은 사회적 불만의 배출구이자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중국축구협회를 향해, “농민공으로 써먹어도 시원찮을 것들”이라는...[본문 중에서]

이번 월드컵을 또 망한 중국이 이제는 한국 감독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14, 중국 포털 텐센트에는 중국축구협회가 서정원, 최강희, 신태용 등 한국인 지도자를 차기 감독 후보로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나왔다. 같은 날 인도네시아 CNN에는 풀볼 아시아의 보도를 빌려, ‘신태용이 중국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해는 할 만하다. 중국은 경제력 면에서 미국의 견제를 받는 G2로 우뚝 성장했다. 군사력 평가 매체 Global Firepower에 따른 24년 기준, 중국은 세계 3위다. 그런데 유독 축구만은 예선도 통과 못 하는 처지다. 리피, 칸나바로, 이반코비치 등 유럽 명장들을 모셔 오고 중국 슈퍼리그에 지난 10년간 100억 위안(한화 약 18천억 원) 이상이 투자됐지만, 중국은 2002년 이후 월드컵 본선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하다 하다 안되니 이제는 한국 감독들에 눈길을 돌리는 것일까? 팬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중국은 한국 감독만은 애써 외면해 왔다. 그런데 오라고 해도 이들이 중국에 갈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차이나머니 팍팍, 유럽 명장 널렸는데 왜 굳이 한국 감독을?


축구 빼고는 아쉬운 것 없는 중국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아시아권조차도 넘지 못하는 중국 축구의 현실을 보면, 비싸고 까다로운 유럽 명장들은 오히려 진주목걸이일 수도 있다. 한국은 일본, 이란, 호주와 함께 명실상부한 아시아 4강이자, 월드컵 11회 진출의 대업을 이룬 국가이다. 선수들만 훌륭해서 이룬 것이 아니다.

최근 한국 출신 감독들의 아시아 클럽 진출 사례가 많다. 중국 현지에서 자리 잡은 감독들도 있다. 이번에 후보에 오른 서정원은 청두 룽청을 2부에서 1부로 승격시켰고, 2024년엔 구단 역사상 첫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만들어 냈다. 최강희도 상하이 선화 부임 첫 해 FA컵 우승, 산둥 타이산에서 리그 준우승과 ACL 8강 등 이변을 일으켰다. 이장수, 장외룡 등도 중상위권 팀을 잔류, 돌풍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이런 이유로 텐센트 스포츠는 유럽 명장보다 K리그 출신 감독이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둘은 이미 이전에 중국 측의 제의를 거절한 적이 있다. 최강희는 국대 감독도 거절하는 감독이다.

중국에 아픈 패배를 안기는 것은 대한민국 대표팀뿐만이 아니다. 축구 저변이 빈약한 동아시아 국가 입장에서 중국은 쉽게 넘기 힘든 존재이다. 그런데 이런 곳에 한국 감독들이 가서 중국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이 대표적인 예인데, 2022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에서 박항서호는 중국을 3-1로 잡으며 베트남 사상 첫 최종예선 승리, 대 중국전 첫 승, 새해 첫 승점을 모두 챙기는 트리플 쇼크를 안긴 일은 중국 축구계에 큰 충격을 줬다. 베트남과 중국 사이의 껄끄러운 외교관계, 실력 차이, 그리고 이후 2026 월드컵 포트 배정 악재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 중국 입장에서는 정말로 충격적인 일이다. 현재는 전북 출신 김상식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비슷한 이유에서 신태용이 거론되기도 한다. 신태용은 그동안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비록 이번 월드컵에서는 직접 중국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인니 축구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결국 3차 예선 9차전에서 중국은 인도네시아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FIFA 주관 공식 A매치 68년 만의 패배이며, 이 경기 이후 중국은 월드컵 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울산 감독으로 있는 김판곤 감독은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중국에게 무승부를 선사하는 등, 중국은 한국 출신 감독이 이끄는 동남아시아팀에게 잊을만하면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 한국 감독은 한 번쯤 믿고 써볼 만한 선택지가 된 것이다.


중국 갈 일 없는 이유 1 - ‘관심만 있는 축구, 축구의 사상화, 썩은 뿌리, 성과 내기 어렵다...


한국은 의외로 축구를 빨리 받아들였다.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한국은 1882년 영국 군함 플라잉 피쉬호가 제물포에 정박하면서 근대 축구를 받아들였다. 참고로 근대 축구의 태동이라 불리는 런던 축구협회(FA)의 설립 연도가 1863년이다. 오늘날 전국 거의 모든 학교에 축구장이 있고, 군대에도 군대스리가라고 불리는 자체 리그가 있을 만큼 축구는 국민 누구에게나 익숙한 생활의 일부가 됐다. 폐허와 가난 속에서도 동네마다 축구공이 굴러다녔고, 군사정권 시절에는 오히려 장려했다. 조직 문화에 익숙한 한국의 놀이문화에 축구는 거의 완벽했다. 이런 저변 덕분에 한국은 괜찮은 선수들도 많이 나오고 동아시아 호랑이로 군림하며 지금까지도 수많은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반면 중국은 어떨까? 중국 축구의 시작은 지금의 공산당이 아니다. 중화민국 시절까지만 해도 동아시아 강호로 꼽혔지만, 1949년 공산화 이후에 축구는 체제의 무결성을 증명해야 하는 사상검증의 수단으로 변질됐다. 패배하는 것이 두려워 약팀들만 골라서 만족감을 채웠다. 지금의 북한이 국제대회에 불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패배한 뒤 오랫동안 국제대회에서 모습을 감췄고, FIFA 주관 대회에도 양안 문제, 정치적 이유로 장기간 불참했다. 문화혁명 시기엔 스포츠 전체가 단절을 겪었고, 지도자·정책·행정 모두 관료주의와 책임 회피가 반복됐다. 이미 씨가 마른 축구 저변이 단기간에 확대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한국 vs 중국 축구 구조·환경·문화 비교 / 정리_뉴스워커

여기에 생활체육 저변의 차이도 뚜렷하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축구에 투자를 많이 하고, 대중들의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심만 많다. 2024년 한중21, KOTRA, 징둥소비산업발전연구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활체육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종목은 배드민턴, 탁구, 배구, 농구 순이고 축구는 9위에 머문다. 축구팬이 18700만 명에 달해도 실제로 동네에서 뛰는 인구는 농구, 배드민턴, 테니스보다 적다. 중국의 농구팬은 48천만 명 정도로 축구의 2배가 훨씬 넘는다. , 이들에게 실질적인 국민 스포츠는 축구가 아니다. 그만큼 유소년도 나오기 어려운 구조이다.

상황이 이런데 감독 한 명 바꾼다고 결과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 세계적 명장들도 줄줄이 와서 실패하는 곳에 굳이 한국 출신 감독이 갈 이유가 없다. 여기서 망하면 뒤가 없다.


중국 갈 일 없는 이유 2 - 중화사상에 막힌 자아 성찰, 부정부패, 국민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축구, 짧은 감독 수명, 본전도 못 찾는다.


중국 축구 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이다. 감독에게 요구되는 기대치는 높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쏟아지는 비난과 여론의 뭇매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지만, 중국 축구에서 감독은 사회적 불만의 배출구이자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중국축구협회를 향해, “농민공으로 써먹어도 시원찮을 것들이라는 비난이 난무한다. 이는 스포츠 비판이 정치·경제 문제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고, 억눌린 사회 분위기가 축구로 집중되는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니 감독의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반이다. 심지어 2경기 만에 경질된 외국 감독도 있다.

문화적인 부분에서도 영향이 큰데, 중국 사회에는 꽌시(관계) 문화와 부정부패, 반복되는 승부조작 스캔들 같은 고질적인 문제가 깊이 뿌리내려 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중국 프로리그에서는 승부조작, 뇌물, 심판 매수 등과 관련된 대형 스캔들이 수차례 터졌고, 심지어 국가대표팀 관계자들까지 처벌받는 일이 이어졌다. 선수 관리와 자기관리 문화 역시 허술하다. 경기력이나 생활 태도 모두 프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고, 리그가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기본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들을 무엇을 믿고 기용한다는 말인가?

이 모든 것보다 가장 심각한 장애물은 따로 있다. 이렇게 매번 망해도 그들은 자신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볼 능력이 부족하다. G2 부심, 중화사상은 축구 발전에 걸림돌이다. 15, 중국 축구 전문 기자 송천량은 자신의 SNS어떤 경우에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한국인으로 해선 안 된다. 집단 이기주의 성향이 너무 강하고, 사적인 욕심도 많다. 결정적으로 실력도 그렇게 좋진 않다라고 말했다. 대국으로서 유럽 감독은 괜찮고 한국 감독은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인가? 축구 발전에 하등 도움 될 것이 없다. 한국 감독이 아무리 잘해도 그 성과가 온전히 평가받으리란 보장이 없다. 국민 감정상 한국 출신 일본인 감독이 될 일도 결코 없겠지만, 중국 감독이 되는 것도 쉽지 않다. 다가오는 동아시안컵에 중국 대표팀 감독에 이름을 올리고 자국과 맞붙는 한국 감독. 그것을 좋게 봐줄 팬들이 많을까? 다시 국내로 돌아올 수 있을까? 내가 왜? 그러니 이들이 중국으로 갈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