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레이다] 윤상현, 윤여원과 경영권 분쟁 격화… 콜마비앤에이치 실적 vs 주가 위기
-동생 회사 경영 참여 선언한 오빠...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 분쟁 발발
[뉴스워커_경영레이다] 한국콜마그룹 오너 2세 남매가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BNH)의 경영권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콜마홀딩스(지주사) 윤상현 부회장과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대표가 이사회 개편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에 돌입하면서, 그룹 내 지배구조와 미래 경영전략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세 경영 체제 6년...분쟁은 예정되어 있었다?
2019년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장남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지주사)와 한국콜마(화장품·제약), 장녀 윤여원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건강기능식품) 경영을 맡는 2세 경영체제가 출범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44.63%)로,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윤여원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7.72~7.78%를 보유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남매가 각각의 사업을 맡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인 지분 구조상 사실상 윤여원 대표가 완전히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장받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이러한 구조에 이미 지배력의 불균형이 내재돼 있으며, 이번 경영권 분쟁 또한 언제든 촉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번 사태의 시작은 이렇다. 지난 5월,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콜마비앤에이치는 이러한 요구에 즉각 반발하며 거부했다. 이에 콜마홀딩스는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윤상현 부회장 측은 현재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경영진 교체와 이사회 개편 필요성을 주장하는 입장이다.
반면 윤여원 대표 측은 이미 실적 턴어라운드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이 상황에서 대표이사 체제 및 이사회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실제 실적, 명분은 누구에게
이번 분쟁의 쟁점은 현재 콜마비앤에이치가 실적 부진에 있느냐, 회복에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난해와 올해 실적을 보면, 우선 지난해에는 연결 매출 6,156억원, 영업이익 246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부터 매출과 이익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4월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 성장한 44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한 36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 속에 회사는 회사는 2025년 연간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의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이익 턴어라운드를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가는 2020년 7만2,900원에서 최근 1만4,000원대로 하락, 실적 부진과 경영권 분쟁이 동반된 상황이다.
한편, 콜마홀딩스가 이사회 개편안에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베인앤드컴퍼니 출신, CJ그룹 신사업·투자 담당 경력)을 포함시킨 부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한 콜마그룹은 CJ 사업 전반에 대한 네트워크와 이해도가 높은 이 전 부사장을 경영진으로 영입함으로써 제약·건기식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CJ의 네트워크와 혁신 경험 활용 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국내 주식시장 회복세 중 닥친 뜻밖의 악재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인 만큼, 이사회 개편 및 경영진 교체 시도는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여원 대표는 실적 반등과 중장기 전략을 내세워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중재 시도에도 불구하고,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그룹 지배구조 투명성, 기업가치, 주주이익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미 주가 하락 추세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회복 모멘텀을 잡기는커녕 불안정성이 더해지며 투자심리 위축 등 주주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겨우 회복세에 들어서는 분위기 속에 뜻밖의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개선 여부,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남매 간 협력 가능성 등 다양한 방향으로 앞으로 전개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