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푼 영화 할인권에 투썸·엔제리너스 등 유통업체도 화색...왜?

지난 7월 25일 영화 할인권 450만장 배포

2025-08-04     이형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과 영화업계의 부진으로 위기에 빠졌던 극장가가 최근 정부 할인권에 힘입어 반등을 보이는 가운데 덩달아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도 덕을 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극장가 상황은 좋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극장을 찾는 손님이 급감했고, 이를 메꾸기 위해 영화관은 가격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재밌는 영화도 없어 소비자들 입장에선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영화관에 가느니 집에서 OTT를 보자는 인식이 강해졌다.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국내 대표 극장가들은 모두 적자에 시달렸다. 매년 영화관도 감소했다. 지난해 CGV는 4개, 메가박스는 6개, 롯데시네마는 10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CGV 영화관 [사진=CGV]

이에 영화관들은 희망퇴직, 폐점, 합병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이 와중에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권 총 450만 장을 배포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영화 티켓 한 장당 일반관 기준 1만5000원을 내야 하는 현재, 5~6년 전 가격에 극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사람이 몰렸다. 게다가 다른 할인 제도와 중복 사용이 가능해 문화의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의 경우 1000원에 영화를 볼 수도 있다. 많은 소비자가 몰리며 영화관 홈페이지, 앱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영화 할인 쿠폰 지급 당시 CGV 앱 [사진=CGV]

  

할인권 지급 이후 ‘7말8초’로 불리는 여름 휴가철에 극장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CGV 관계자는 “주말(8월 2일~3일)새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며 “30% 정도가 할인 쿠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덩달아 영화관 입점 업체까지 매출이 증가했다. 입점 업체는 주로 팝콘, 음료, 스낵 등을 파는 곳과 각 영화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의미한다. CGV의 경우 투썸플레이스가 입점하고, 롯데시네마는 엔제리너스가 들어간다. 

투썸플레이스 CGV건대입구점 [사진=투썸플레이스]

투썸플레이스는 CJ 계열사 CJ푸드빌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엔제리너스는 롯데 계열사 롯데GRS에서 운영한다. 모든 영화관에 입점하지는 않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상영관에 전략 투입된다.  

이들 업체 모두 이번 할인권 배포 덕에 매출이 증대됐다. 업체 한 관계자는 “영화관 내 매장 매출에 대한 구체적인 집계가 이뤄지고 있진 않다”면서도 “현장에서는 매출이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영화 할인 쿠폰 덕에 일시적으로 매출이 늘어난 점은 업계의 고민이다. 극장은 물론 입점한 유통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떠난 관객을 다시 모을 효과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미여서 향후 업계 움직임에 시선이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