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양이의 날인데 CU·GS25·세븐일레븐은 캣맘과 전쟁 중..."관련 매뉴얼 부재"
최근 길고양이 관련 민원 늘어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고양이에 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편의점 업계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손님과 캣맘 사이의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분쟁이 생길 때마다 마땅한 매뉴얼이 없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주인 없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거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일명 캣맘과 관련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캣맘으로 인한 피해 호소는 끊이지 않았고 최근에는 사회문제로 거론된다.
캣맘을 두고 일부는 길고양이에 먹이를 주고, 보금자리를 마련해 동물보호를 실천한다고 옹호한다. 물론 길고양이를 생각하는 행동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도 많다.
시민들이 캣맘을 부정적으로 보는 주된 이유는 무책임함과 위법행동이다. 정작 본인들이 길고양이를 거둘 생각은 않고, 남의 주차장이나 골목 등에 먹이를 놓고 담요 등으로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준다.
고양이는 영역동물로, 먹이가 놓인 곳을 터전 삼아 생활하는 습성이 있다. 이에 한 번 먹이가 놓인 곳에 고양이는 계속 나타난다. 특히 캣맘들이 주차장에 밥그릇을 놓는 탓에 차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길고양이가 차에다 똥오줌을 싸거나, 발톱으로 흠집을 내는 등 재산피해까지 유발한다.
이런 이유로 차주와 캣맘 사이의 갈등은 최근 빈발한다. 먹이 주는 것이 금지된 국립공원에서 고양이 사료를 주다가 제지하던 국립공원 직원이 폭언을 당하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캣맘 이슈로 최근에는 편의점 업계도 골머리를 앓는다. 캣맘들이 주로 가까운 편의점에서 고양이 먹이를 구매한 뒤 매장 근처에서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길고양이들은 편의점 인근을 제집인양 배회하며 똥오줌을 싸 미관, 냄새 문제로 민원이 잦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손님들이 거부감을 호소하고, 심지어 해당 편의점을 안 가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최근에는 편의점 점주들이 직접 길고양이를 거둬 키우는 경우도 많다. 편의점 입구에 먹이통과 보금자리를 마련한 곳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는 손님들은 반길 일이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겐 발길을 끊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길고양이가 아니고 키우던 고양이더라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 3월 한 편의점은 매장에서 키우던 고양이 관련 민원이 들어오자 “차라리 튀김류를 안 팔겠다”, “고양이가 더 소중하다” 등 반박 글을 매장에 걸어 논란이 됐다.
소비자 방문이 매출과 직결되는 편의점에서 고양이를 위해 매출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 역시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반려동물, 길고양이 관련 매뉴얼이 없다”며 “점주 성향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다른 편의점 관계자 역시 “매뉴얼은 없다”며 “방문자의 경우 작은 동물 정도는 안고, 크면 밖에 묶어두는 정도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업체들 모두 동물 관련 매뉴얼은 부재하고, 사회적 통념에 맡기는 실정이다. 이에 길고양이 및 반려동물 관련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