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화환·몰카에 경찰 출동까지...T1-팬덤간 극한 갈등에 팬들 "추태 보이려 페이커 붙잡았나"
최근 국제대회 우승 못하자 팬덤 또 분열
최근 페이커(본명 이상혁)와 4년 재계약 하면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T1이 또 팬덤 간 극한 대립에 휘말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T1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구단이자 전 세계에 팬을 보유한 리그오브레전드(롤) 게임단이다. T1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게임판 흥행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벤츠, 삼성 오디세이 등 다수의 기업도 T1 구단과 협업 중이고, 최근에는 사우디 자본까지 T1의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러한 영향력은 모두 페이커가 발휘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데뷔 이래 T1을 떠난 적이 없고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에 T1도 최근 그를 2029년까지 잡아두는 데 성공했다.
팀과 롤의 상징인 페이커 선수 재계약과 별개로 현재 T1 구단 팬들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한동안 잠잠했던 극성 팬덤이 본격적으로 다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다.
T1 극성 팬덤은 올해 초부터 특정 선수(구마유시 본명 이민형), 그를 기용한 감독, 그리고 직접 선수 기용 문제에 개입해 논란을 일으킨 조 마시 최고경영자(CEO)를 꾸준히 비방해 왔다.
이들은 T1 사옥, 대주주인 SK스퀘어 본사 등지에서 트럭 시위, 근조화환 시위 등을 진행하며 CEO 사퇴, 선수 교체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고, 부진하던 T1 역시 국제대회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 달성에 성공하면서 시위는 잠잠해졌다.
T1 측에서 직접 간담회를 열어 여론을 경청하고, 개선을 약속하면서 이슈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다만 지난 7월 T1이 연이어 국제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과 3위에 머무르자 팬덤 간 분열이 시작됐다.
극성 팬덤은 지난 8일 T1 사옥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시위에 나섰다. 주로 국제전 성적, 구마유시 선수 챔피언 풀, 감독·CEO 사퇴 요구 등 문구가 담겼다. 이에 T1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T1 다른 팬덤이 이에 격분하며 근조화환을 보낸 팬덤과 충돌을 일으켜 경찰이 출동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근조화환을 보낸 팬덤에서는 “강남경찰서에 집회·시위 신고를 하고, 강남구청에 시위 사실을 알린 합법적인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팬덤에서 몰래 촬영한 사진(화환 곁을 지키거나, 바닥을 청소하는 등)이 인터넷과 SNS에 무단 게시됐다”며 “이는 불법 촬영과 개인정보 무단 유포”라고 주장했다.
팬덤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중립적인 팬들은 양측의 자중을 요구했다. 한 T1 팬은 “이런 팀에 계속 남아있는 페이커 선수에게 팬 입장에서 부끄럽지도 않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