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프는 홍명보호를 살릴 수 있을까? 최초 혼혈 국가대표 ‘장대일’의 추억

중국의 질투에도 한국행 선택, 9월 A매치 데뷔 가능성 90%

2025-08-21     권용진
카스트로프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이지만,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라이트백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우측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등 대표팀에 부족한 부분에 유용하게 기용될 수 있다. 현재 원두재가 부상인 상황에서 옌스가 그 자리를 대신 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감독은 넓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압박 및 경합을 무기로 유동적으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즉, 선수 한명 바뀌었을 뿐인데 시원시원함을 보여줄...[본문 중에서]

극단적인 폐쇄성으로 인해 귀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 축구에서 그동안 몇 명의 혼혈 선수가 대표팀 명단에 언급되었지만, 실제로 태극마크를 달고 필드를 누벼본 유일한 인물이다. 그리고 27년이 지난 현재, 장대일이 백업했던 그 선수는 대표팀 감독이 되었다. 홍명보는 자신을 백업한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A매치 기록이 있는 장대일 선수를 잊지 못할 것이다.


옌스 카스트로프의 극적인 대한민국 대표팀 선택과 중국의 시기 어린 질투


이런 가운데 한국 축구에 대박 이슈가 하나 터졌다. 독일계 혼혈 한국인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22)의 대한축구협회로의 소속 변경이 그것이다. FIFA 공식홈 Change of Association Platform에 올라와 있던 카스트로프의 소속 협회가 Deutscher Fussball-Bund에서 대한축구협회를 의미하는 Korea Football Association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는 곧 카스트로프의 한국 대표팀 선택을 의미한다. 이중국적자인 그는 독일 U-17부터 U-20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뛰기는 했지만, 아직 독일 A매치 데뷔를 하지 않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으로의 선택이 가능한 상태였다.

옌스 카스트로프의 소속 협회 변경 / FIFA 공식홈/정리_뉴스워커

위르겐 클린스만 전임 감독 때부터 눈여겨봤던 카스트로프는 U16 2경기, U17 6경기, U18 2경기 1, U19 6경기 1, U20 6경기, U21 4경기를 소화하며 독일에서도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팬들은 그의 한국행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이런 가운데 카스트로프의 한국행을 두고 옆 동네 중국의 시기와 질투가 빗발쳤다. 한 중국 네티즌은 카스트로프는 폼용 귀화라고 깎아내렸고 다른 네티즌은 병역 문제를 언급하며 쓸모없는 귀화라고 폄하했다. 중국 축구 전문 매체 동치우디 댓글에는 호들갑 떨 필요 없다. 그냥 평범한 주전일 뿐이다’, ‘전투에 먼저 나가라등의 부정적인 내용이 담겼다. 중국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쉽지 않은 상대인 한국이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혼혈 선수 등용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모양새다.


베스트 맴버 선호하는 홍명보, 9A매치에 카스트로프를 출전시킬 가능성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의 졸전, 그리고 동아시안컵에서 무리한 3백 전술 등, 한일전에 지며 입지가 축소된 홍명보호는 오는 25, 9A매치 미국 원정 2연전에 나설 엔트리를 발표한다. 친선전이라지만,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로만 경기를 치러 온 홍명보호 출범 이후 다른 대륙 팀과 가지는 첫 경기이자, 개최국인 미국과 멕시코라는 강팀을 상대해야 하는 일정이다.

안 그래도 전례 없는 팬들의 불신을 받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다. 최근 들어 3백이라는 전술 변화를 도모했다고는 하나, 홍명보 감독의 주 전술은 4-2-3-1을 기본으로 두는 두 줄 수비다. 현재 한국의 2선 라인은 손흥민의 미국행만 아니었다면 전원 유럽파로 채울 수 있을 만큼 넘쳐난다. 문제는 3선 이하 라인이다. 필수인 황인범을 제외하면 이 포지션에서 믿을만한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한국 축구 특유의 답답함과 어이없는 실점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카스트로프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이지만,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라이트백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우측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등 대표팀에 부족한 부분에 유용하게 기용될 수 있다. 현재 원두재가 부상인 상황에서 옌스가 그 자리를 대신 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감독은 넓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압박 및 경합을 무기로 유동적으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 선수 한명 바뀌었을 뿐인데 시원시원함을 보여줄 가성비가 좋다.

무엇보다 잊으면 안 되는 것은 그의 의지다. 카스트로프는 세계 최강 중 하나인 독일 대표팀 승선을 포기하고 넘어왔다. 물론 나름의 계산이 있었겠지만, 복잡한 병역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본인이 감내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며 스스로 한국행을 희망했다. 홍명보 감독의 선수 기용 스타일이 아무리 베스트 맴버에 묶여있다고 하나, 그런 그를 벤치에 앉혀 희망 고문을 시키는 것은 모국에 대한 그의 진정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게다가 본선에 가까이 갈수록 더욱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줄 명분이 사라진다.

27년 전 선수 홍명보는 사상 최초의 혼혈 대표팀 선수의 활약을 동료로서 지켜봤다. 그리고 감독이 된 지금, 그때의 추억을 살려 순혈주의를 깨고 본인의 장점인 용병술을 증명할 좋은 기회다. 따라서 9월에 카스트로프를 볼 가능성이 90%는 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