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_유통업계 ④11번가] 실적 악화·IPO 좌초… 박현수 대표 11번가, 투자자 신뢰 붕괴 위기

2025-09-01     기업분석2팀
11번가의 실적은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IPO의 재추진 혹은 매각의 가능성이 거론되며 기업 가치가 중요해진 2024년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했다. 이익 지표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에, 11번가의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11번가(대표이사 박현수)는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중 하나로서, 전자상거래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최근 모바일 쇼핑 수요의 증가와 기술적 발전, 물류 인프라 시스템의 혁신 속에서 점차 다양한 서비스 및 상품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다양한 사업자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25년 3월에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커머스 앱을 신규 론칭하여 커머스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신세계 그룹은 알리바바사와의 협력을 통해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양극화로 초저가 상품 기반의 중국 이커머스(알리 익스프레스, TEMU 등)와 균일가 숍(다이소 몰) 등이 성장하면서 국내 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1번가의 실적은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IPO의 재추진 혹은 매각의 가능성이 거론되며 기업 가치가 중요해진 2024년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했다. 이익 지표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에, 11번가의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는 11번가를 인수할 당시, 5천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하여 국민연금이 주요 투자자인 나일홀딩스컨소시엄과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공적자금이 투자된 계약이었으나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유보하며 투자자 보호에 대한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가 불확실해지자, 시장에서는 SK스퀘어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아쉬운 실적 구조... 수익성 향상에 대한 의문 


[단위 : 백만 원]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11번가의 실적은 2023년에 고점을 기록한 이후 24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가량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년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에 따라 11번가의 자본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며 부채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11번가의 부채비율이 2022년의 220%에서 2024년의 1,261%로 급등하며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11번가의 부채가 사실상 자체 관리 범위를 초과했다고 평가를 하고, 자본 잠식의 가능성과 함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연금 투자로 설정한 콜옵션... SK스퀘어의 행사 거부로 불거진 신뢰성 문제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는 2018년에 11번가의 인수 절차를 거치며 기업 가치를 약 2조 원대로 평가했다. 이를 위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국민연금과 H&Q 코리아, MG새마을금고로 구성된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게서 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를 유치할 당시, SK스퀘어에게 콜옵션이 주어졌다. 이는 5년 이내에 11번가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1번가의 80% 지분을 가지고 있는 SK스퀘어가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의 지분 18%를 연 3.5% 가산이율로 계산하여 재매입하는 내용이었다.

만약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FI가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을 포함하여 드래그얼롱(강제매각) 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콜옵션 만기가 도래한 2023년, 11번가의 IPO가 무산되면서 콜옵션에 대한 약속은 SK스퀘어에게 돌아왔다. 그러나 SK스퀘어는 11번가의 콜옵션 행사를 포기했기에, 대기업에 대한 투자 신뢰성에 논란이 제기됐다.

또한 이 투자금에 공적자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사안의 심각성을 증대하고 있다. 5천억 원의 투자금 중, 국민연금이 3,500억 원을 직접 투자하고, H&Q 코리아를 통하여 500억 원을 간접 투자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적자금이 4천억 원 가까이 투자된 것인데, SK스퀘어는 투자자 보호 장치로 인식되던 콜옵션 행사에 대해 거절 입장을 밝힌 바 있기에, 시장의 신뢰성을 흔들고 있다.

콜옵션 행사가 법적 의무는 아니더라도, 관례상 투자자 보호 수단으로 여겨지는 조항이었기에 시장 관계자들은 "SK스퀘어가 향후 투자금 유치 과정에서 콜옵션의 설정 여부가 투자 매력도에 미치는 영향이 축소될 수 있다"며, 이번 결정이 SK스퀘어의 신뢰성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1번가의 IPO 재추진이 오리무중에 빠진 상황으로 2년이 지났다. SK스퀘어는 2025년 10월까지 콜옵션 행사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11번가의 실적이 난항을 겪고 있기에, IPO의 재추진과 FI의 드래그얼롱도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11번가의 실적이 악화하며 부채비율이 1,200%를 넘어서자, 부실한 재무구조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K스퀘어가 약속한 IPO가 무산된 가운데, 콜옵션 행사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공적자금인 국민연금이 주요 투자자라는 점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콜옵션 행사를 미루고 있는 SK스퀘어의 지분을 포함한 드래그얼롱 카드도 사실상 11번가의 부실한 재무구조와 수익성 적자라는 벽에 막혀 어려워진 상황이다.

IPO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 속에서 11번가의 실적과 재무구조의 건전성 회복이 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종속회사발 악재가 모회사의 신뢰성 논란으로 전이되는 상황이기에, 11번가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