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서 벌어진 통신사 대리전...SKT·빕스 반값 행사에 KT·매드포갈릭 똑같이 응수
해킹 사태로 두 통신사 향한 시선 곱지 않아
국내 이동통신업계 1, 2위 경쟁을 이어가는 SKT와 KT가 전장을 넓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맞붙었다. 두 이통사가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터라 소비자 반응에도 많은 시선이 쏠렸다.
포문은 SKT가 열었다. SKT는 지난달부터 고객 감사 패키지와 릴레이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해킹 사태 이후 성난 소비자들을 달래고, 해킹에도 불구하고 SKT에 남는 사용자를 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SKT는 유명 프랜차이즈와 협업, 대규모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8월 스타벅스와 파리바게뜨, 도미노피자 할인 쿠폰을 배포했다. 초반에는 여러 문제도 있었지만 대체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에 SKT는 9월에도 이벤트를 준비했다. 빕스,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와 손을 잡았다.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경우 테이블당 50% 할인 쿠폰 한 장 사용이 가능해 가족 단위 손님이 몰렸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프로모션 첫 주간인 9월 1일부터 9월 5일까지 빕스 방문객 수는 전주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매드포갈릭 역시 10일 KT 멤버십 대상 50% 할인을 예고했다. 이 행사는 ‘KT 멤버십 페스타(케멤페)’의 일환이다. ‘케멤페’ 역시 SKT 고객 감사제와 유사한 식음료 프랜차이즈 할인 행사 프로그램이다.
심지어 KT 할인 행사와 SKT 행사 모두 8월에 시작했고 대상도 비슷해 대리전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우연의 일치로 보인다.
매드포갈릭 관계자는 “KT뿐만 아니라 SKT와도 제휴돼 있다”며 “이번 행사의 경우 KT에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대부분의 패밀리레스토랑은 통신사 할인이 많은 편이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역시 SKT 멤버십 할인이 가능하다. 더욱이 지난달 ‘케멤페’에서 빕스 40% 할인 행사를 진행해 SKT 이벤트를 겨냥했다는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유통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달 통신사 할인 행사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비용 대부분 통신사에서 부담한다”며 “할인 쿠폰 사용기간 소비자가 평소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다만 두 통신사를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미 지난 4월 대규모 해킹 이슈로 사태 수습에 나선 SKT는 과징금과 위약금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유지 중이다. KT는 며칠 새 해킹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어 일련의 할인 행사가 민심 회복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