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톱7은 트로트 일본 톱7은 제이팝...'한일가왕전 2' 장르 불균형 논란, '현역가왕3' 영향 주나
MBN이 오는 12월 공개하는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현역가왕3’가 정체성을 놓고 적잖은 고민을 할 전망이다. 지금껏 방송한 ‘현역가왕’ 및 ‘현역가왕2’는 엄연히 트로트 경연이었는데, 그 연장선에서 진행한 한일전의 경우 장르가 애매해진다는 시청자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말 방송하는 ‘현역가왕3’는 2023년 시작한 ‘현역가왕’ 시리즈의 시즌 3에 해당한다. 홀수 시즌에는 여성 출연자만 참가하는 관계로 올해 경연에서는 제2의 전유진이 누가 될지 시선이 모였다.
참가가 예상되는 인물들 이상으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방송의 정체성이다. ‘현역가왕’과 ‘현역가왕2’는 대한민국 최고 남녀 트로트 현역 가수들이 격돌했다. 여기서 각각 톱7에 선발된 전유진, 마이진, 김다현, 린, 박혜신, 마리아, 별사랑과 박서진, 진해성, 에녹, 신승태, 김준수, 최수호, 강문경은 국내를 대표하는 트로트 가수다. 린과 에녹은 발라드와 뮤지컬 가수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트로트를 재해석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현역가왕’과 ‘현역가왕2’의 톱7과 일본 형제자매 프로그램에서 선발된 톱7이 대결한 ‘한일가왕전’ 및 ‘한일가왕전2’의 장르 차이다. ‘한일가왕전’의 경우 그나마 엔카 신동 아즈마 아키가 일본의 구성진 전통가요를 많이 들려줬지만, 현재 방송하는 ‘한일가왕전2’의 경우 일본 톱7 전부 제이팝을 부르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한일가왕전2’는 1회부터 장르 불균형 지적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트로트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오래된 분위기의 노래다 보니 박서진과 진해성, 에녹, 신승태, 김준수, 최수호, 강문경의 무대는 일본 톱7 타케나카 유다이, 마사야, 타쿠야, 쥬니, 슈, 키모토 신노스케, 신에 비해 올드해 보인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올겨울 TV조선의 ‘미스트롯4’와 대결할 ‘현역가왕3’는 내년 한일전 ‘2026 한일가왕전’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이다. 아직도 공식 홈페이지에는 트로트 경연으로 명기돼 있는데, 이왕 한일전을 치를 거라면 장르를 한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실 출연 가수들의 장르를 비 트로트로 확장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지금껏 시리즈가 성공한 데는 수많은 트로트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르를 확장하면 프로그램의 색깔이 그만큼 옅어지는 점도 고민거리다. 한일 양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한일가왕전’이 장르 불균형이라는 지적을 계속 받는 터라 ‘현역가왕’ 제작진으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