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카카오...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SM 시세조종 혐의’ 1심 무죄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무죄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전 국민의 불만을 산 카카오가 김범수 창업자의 1심 무죄 판결로 한시름 놓게 됐다. 5만원 대까지 떨어졌던 카카오 주식은 장중 5%나 올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양환승)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범수 창업자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주식회사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고정시키려고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8월 김범수 창업자를 구속기소한 검찰은 징역 15년,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건강 악화 등으로 보석이 받아들여지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이번 선고에 대해 “근거 불충분”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카카오에서 SM 경영권 인수를 고려하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이를 반드시 인수해야 할 만한 상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김범수 창업자의 손을 들어줬다.
김범수 창업자는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란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역시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카카오는 “2년 8개월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카카오 그룹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급격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힘들었던 점은 뼈아프다”며 “이를 만회하고 주어진 사회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논란으로 여론이 좋지 못한 가운데, 카카오는 이번 무죄 선고로 반등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최근 중점 사업인 AI 등 신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논란 이후 5만8000원대까지 떨어진 주식은 김범수 창업자의 1심 무죄 선고 이후 6만3000원까지 폭등했다. 무려 5% 가까이 올라 시장의 기대감도 보여줬다.
다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시민은 “검찰이 15년을 구형했는데 재판부는 아예 무죄를 줬다”며 “차이가 큰 것 같아 검찰이 항소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1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별건 수사로 진실을 왜곡했다”고 검찰을 지적한 만큼 검찰 역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볼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항소하면 카카오의 사법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