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콩 3배 비싼 국산콩 장려에 업계 불만...주요 제품 가격 인상 이어지나

일부 두부업체 공장 중단 고려

2025-10-21     이형석 기자

지난여름부터 우려된 콩 대란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국산 콩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전체 80%에 달하는 수입 콩 공급을 줄이면서 식품업계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 영향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지 소비자들 관심도 모였다. 

두부, 된장, 두유 등 콩(대두)은 많은 식품 재료로 사용된다. 전체 소비량의 80% 이상을 수입하는 실정인데, 이는 국내산 콩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 가까이 저렴해 업체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콩으로 만들어지는 두부 [사진=픽사베이]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수입 콩 공급량은 줄고 값비싼 국내산 콩 공급을 늘리는 추세다. 정부 차원에서 쌀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논에서 벼 대신 콩을 재배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많은 농민들이 보조금을 받는 콩을 재배해 공급이 늘었다.

문제는 가격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보니 수입 콩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물론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대기업들은 수입 콩과 더불어 국산 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영세 업체들은 수입 콩에 의존한다.

가뜩이나 수입 콩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 올해 예정된 공급량이 최근 또 줄었다. 올해 초 고시한 수입 콩 공급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28만1360t이었으나, 최근 정부 계획 변경으로 콩 수입량이 전년보다 13%(3만5179t) 줄었다.

이에 중소업체들은 물량이 부족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대기업들도 당장 물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걱정이 크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미 1년 치 이상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면서도 “사태가 계속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식품업계가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정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국산 콩을 사용하라고 압박을 넣는 상황이다”며 “그러면서도 국산 콩을 사용함으로써 가격을 올리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수입 콩 물량을 줄일 예정이라 콩 대란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