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성 직결된 군용 차량, 친환경에 목숨 거는 이유…현대로템·기아 등 수소 군용차 주목
세계 방산업체들도 친환경 가속화...열 신호 적은 수소차 현대전에 유리
최근 세계 방산업계가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군용 차량 제조에 주목하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은 이달 말 개최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많은 사람이 이러한 흐름이 생긴 이유와 국내 방산업계의 수소차 전환 경과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수소연료전지 차량이 미래 군용차로 떠오른 이유는 생존성과 직결된다. 수소 차량은 전기모터로 구동돼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그리고 연료전지 또한 내연기관처럼 열을 발생시키지만, 배출가스가 순수한 물이어서 기존 내연기관 대비 열 신호가 크게 감소하고 정차 중 전력을 생산하는 사일런트 워치(Silent Watch)가 가능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열 신호가 곧 죽음과 직결됨을 증명했다. 현대 전장의 드론과 유도무기는 표적의 적외선 신호를 1순위로 추적한다. 이에 전쟁 당시 러·우 양측 모두 나키드카 같은 열 신호 저감 외피나 고가의 다중대역 위장망을 사용했다. 일반 병사들도 열이 탐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코트, 담요 등을 덮어썼다가 비정상적 온도로 탐지돼 공격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저발열, 전동화 흐름은 군사 세계에서 최근 뜨거운 감자다. 미 육군은 제너럴모터스와 협력해 콜로라도 기반의 수소전기차 ZH2를 실증했다. 영국 육군 역시 랜드로버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프로젝트 러처와 함께 자칼, 폭스하운드 등 주력 전술차량의 하이브리드 개조 시험을 진행하며 스텔스 성능을 시험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방위사업청, 기아, 현대로템은 이달 16일 수소전기 소형전술차량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기아의 현용 소형전술차량(KLTV)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이 차량은 1회 충전 400km 후반대 주행을 목표로 한다. 또한, 컨테이너형 이동식 수소충전소도 함께 개발해 야전 보급 운용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공항(일반 관람), 20일부터 24일까지 킨텍스(전문 관람)에서 열렸던 ADEX 2025는 국내 방산업계의 비(非)내연 기술력을 보여줬다. 현대로템은 차세대 K3 전차 핵심 기술로 수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념을 내세웠고, 수소 탑재 다목적 무인차량(UGV) 실물도 선보였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래 전장은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저소음, 저신호 기술이 필수"라며 "국내 기업들이 ADEX 2025에서 보여준 수소 기술력은 국내 방위산업이 글로벌 탈 내연화 흐름에 성공적으로 합류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