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종이빨대 도입한 스타벅스마저 플라스틱 빨대로...누굴 위한 친환경 정책이었나

지난 2021년 환경부 플라스틱 빨대 규제

2025-11-05     이형석 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중 마지막으로 종이 빨대를 사용하던 스타벅스마저 플라스틱 빨대를 재도입해 시선이 모였다. 종이 빨대는 지난 2021년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책에 따라 도입됐으나 오히려 환경에 이롭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음료 맛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반발도 심했다.

지난 2021년 문재인 정부는 환경 파괴를 막는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정책을 발표했다. 이듬해 11월부터 1년간 계도기간을 거쳐 식당, 카페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반발했다. 이미 기존 플라스틱 빨대 공급처와 계약해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 불만이 빤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소비자들도 종이 빨대로 바뀔 시 이질감이 있고 눅눅함, 음료 맛 저해 등을 언급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스타벅스 매장 [사진=뉴스워커]

결국 정부도 한발 물러섰다. 계도기간을 연장하면서 사실상 플라스틱 빨대 사용도 가능하게 했다. 이 정책은 윤석열 정부 때도 유지됐다. 그러나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정부의 압박에 속속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대표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 등이 종이 빨대로 바꿨고 대기업인 롯데, 농심 제품에도 종이 빨대가 장착됐다. 이는 소비자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렀다. 실제 매출이 하락한 회사도 나왔다. 

매년 900만 박스에 가깝던 농심의 카프리썬 판매량은 종이 빨대 도입 이전인 2022년 대비 재작년에 13%나 줄었다. 심지어 빨대가 제품에 꽂히지 않는다는 민원도 속출했다. 농심은 2차례 품질 개선에 나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카프리썬 종이 빨대 버전 [사진=농심 제공]

결국 농심은 지난해 10월 플라스틱 빨대 복귀를 선언했다. 당시 농심 관계자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비자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도 플라스틱 빨대로 바꾸면서 시선은 스타벅스로 쏠렸다. 스타벅스는 규제 이전인 2018년부터 자발적으로 종이 빨대를 사용해 왔다. 

마지막까지 종이 빨대를 고수하던 스타벅스도 최근 플라스틱 빨대 재도입을 검토했다. 지난 6월 일부 매장에서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를 혼용하더니 지난 4일부터는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매장에 식풀성 플라스틱 빨대를 도입했다.

스타벅스 빨대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 6월 시범 운영 이후 고객 의견을 반영해 제주를 제외한 전 매장으로 확대했다”며 “종이 빨대와 병행 운영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마저 플라스틱 빨대를 재도입하면서 정부의 오락가락한 환경 정책도 질타를 받았다. 소비자 편의성 저해뿐만 아니라 종이 빨대가 오히려 환경을 해친다는 연구가 최근 속속 나오고 있고, 이를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