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한 번 우승도 힘든데 페이커의 T1은 여섯 번이나...SKT·벤츠·삼성·스포티파이 싱글벙글

9일 라이벌 KT와 결승전 3 대 2로 이겨

2025-11-10     이형석 기자

e스포츠 업계 최고 인기 팀 T1이 또다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컵(롤드컵) 우승에 성공했다.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우여곡절이 많은 터라 이번 우승이 더욱 값진 가운데 T1을 후원한 스폰서들 역시 크게 웃었다.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롤드컵 결승전에서 T1과 KT의 통신사 대전이 진행됐다. T1의 전신 SKT와 KT는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통신사 대전으로 유명했고, 롤에서도 라이벌 관계는 계속됐다.

경기는 엎치락뒤치락했다. T1이 첫 세트를 선취하자 KT가 곧바로 2, 3세트를 잡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 8강전, 작년 결승전처럼 T1은 4세트, 5세트를 연달아 잡아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2025 롤드컵 우승에 성공한 T1 선수단 [사진=SK스퀘어 제공]

이로써 T1은 SKT 시절 3회(2013, 2015, 2016년), T1 시절 3회(2023, 2024, 2025년)를 더해 총 6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15회를 맞은 롤드컵에서 T1을 제외하곤 누구도 2회 이상 우승한 적이 없다. 3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 역시 전무후무하다.

게다가 올 시즌 초반부터 잡음이 많았던 터라 이번 우승은 더욱 값지다. 시즌 초 제우스(본명 최우제) 선수의 이적, 주전선수 기용 논란, 트럭 시위, 성적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롤드컵 진출을 장담하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다.

2023, 2024, 2025 롤드컵 3회 연속 우승에 성공한 T1 [사진=롤이스포츠 인스타그램]

그럼에도 ‘롤드컵의 T1은 다르다’는 말이 있듯 선수들이 증명했다. 이 전대미문의 기록에는 10년 넘게 T1에서 뛰는 페이커(본명 이상혁)가 있다. 기존 팀원들이 떠나고 새로운 팀원들이 들어와도 T1의 중심에는 그가 계속 있었다. 

우승팀 스킨을 만들어주는 롤드컵 정책에 따라 페이커의 이름이 들어간 7개(1개는 지난해 파이널 MVP를 받아 추가) 우승 스킨이 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페이커를 기념한 불멸의 전설 스킨들을 포함하면 10개가 돼 유저들 사이에선 “5 대 5 내전도 가능하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페이커와 관련된 스킨들, 이번 우승으로 하나 더 추가될 예정이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페이커와 T1의 업적에 광고업계도 방긋 웃었다. T1은 모기업 SK텔레콤을 비롯해 삼성 오디세이, 메르세데스 벤츠, 레드불, 스포티파이 등 유수의 업체들의 스폰서십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산하 초대형 관광 개발사 레드 시 글로벌(RSG)과 3년간 대규모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T1 스폰서십 [사진=T1]

페이커 개인과 광고 계약을 맺은 업체도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지난 8월 페이커와 왕뚜껑 제품 광고 계약을 체결한 팔도가 대표적이다. 이미 한정판 이벤트에서 실적을 경험한 만큼 이번에도 우승을 기념한 이벤트를 기대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번 우승에 대해 모기업 SKT 최태원 회장은 “개개인의 탁월한 능력뿐만 아니라 팀워크,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이뤄낸 성과”라며 “수많은 도전 속에서 서로를 믿고 한계를 넘어선 모습은 전 세계 팬들에게 깊은 감동과 자부심을 안겨줬다”고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