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경영레이다] 유투바이오, 벤처지주회사 전환 두고 최대주주-창업주 갈등 격화
창업자 김진태 대표와 최대주주 엔디에스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코스닥 의료IT기업 유투바이오가 벤처지주회사 전환 이슈로 갈등을 빚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 성장의 해법으로 벤처지주 회사를 내세웠지만, 엔디에스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회사 미래와 경영권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이 벌어진 상황에서 사측이 이재웅 전 쏘카 대표 대상 3자배정 유상증자 발표로 분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엔디에스에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로, 법원의 결정에 따라 향후 회사의 지배구조와 산업 내 파장까지 거대한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헬스케어·IT 미래 동력 향한 동맹…혁신 방향 두고 시작된 갈등
유투바이오는 창업자 김진태 대표의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에 대한 비전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유비케어 설립 등 의료정보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유투바이오를 창업했고, 체외진단과 IT 융합을 통해 국내 의료산업 혁신을 선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엔디에스는 범 농심가(메가마트 계열)의 그룹 자회사로서, 미래 신성장 분야로 헬스케어·IT를 선택하며 유투바이오에 관심을 갖고 김 대표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는다.
공동의결권 행사와 회사 성장을 위한 자본·네트워크 제공 등을 약속하며 양측은 공동보유 확약서를 체결, 공동 최대주주로 상장 및 사업 확장에 힘을 합쳤다. 유투바이오가 코넥스 상장되어 있던 2018년 처음으로 주주로 이름을 올린 엔디에스는 2021년 최대주주 등극 후 2023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기까지 굳건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상장 이후 김 대표가 기존 체외진단에서 벤처지주회사로의 사업 확대·전환 전략을 제시하면서 양측의 전략적 방향성이 결정적으로 엇갈렸다. 엔디에스는 의료산업 본업 확장·집중을 원했지만, 김 대표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벤처기업 인수·투자·육성 등 적극적인 지주회사 모델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경영 혁신과 투자확대를 둘러싼 입장 차이와 소통 단절이 깊어진 가운데, 경영권에 대한 긴장이 현실적으로 분출됐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손 잡은 김진태 대표…유상증자 후 엔디에스에 지분 우위
이런 과정에서 결국 유튜바이오는 지난 4일, 김 대표와 엔디에스의 공동보유 관계가 공식적으로 해지됐다고 밝혔다. 2023년 4월 체결된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공동보유 해지로 인해 양측은 의결권 공동행사, 우선매수권 등 상호 권리를 더 이상 행사하지 않고, 엔디에스는 30.13%, 김 대표는 13.51%의 지분을 갖게 됐다.
단순히 외형상으로는 김 대표의 손해로 여겨지는 지분구조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공동보유 관계 해지와 동시에 이재웅 전 쏘카 대표를 대상으로 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신주 발행 완료 시 기존 엔디에스의 30%대 지분은 낮아지고, 김 대표 측과 이 전 대표가 손을 잡으면 엔디에스를 앞서게 되는 구조다. 여기에 특수관계인 포함 7%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전창무 씨 또한 김 대표 우호지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의 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이 이뤄진 지난달 29일 엔디에스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 법적 분쟁에 돌입했다. 현행 상법과 판례상, 경영권 방어 목적이나 우호세력 결집을 위해 시행한 신주발행이 법원에서 ‘정당한 자금조달 목적이 아닌 경영권 변동 의도의 남용’으로 판단될 경우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일자로 해당 가처분신청이 기각되고, 이 전 대표 측의 19% 주식 보유 공시가 나오면서 엔디에스의 최대주주로서 지위는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 놓였다.
김진태 대표가 제시한 벤처지주회사 전환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나 자금조달이 아닌, 의료·IT 산업 내 신성장 모델 발굴과 과감한 투자 생태계 구축이라는 전략적 명분에서 출발한다. 벤처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함으로써 업계 미래에 맞는 유망 스타트업 인수·협업이 가능해지고, 국내외 의료IT 동향과 기술 융합, 글로벌 검진 플랫폼 구축이라는 목표를 위한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와 이 전 대표는 모두 창업·벤처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만들어온 인물들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주 분야라 할 수 있는 창업 분야와 연계로 혁신 동력을 마련하고, 창업자이자 같은 고등학교 동문으로서 김 대표와 친분을 쌓아온 이 전 대표가 이러한 비전에 공감하며 조력자로 나선 모양새다.
엔디에스 ‘경영권 방어 목적 신주발행’ 주장에 법원 제동…앞으로의 분쟁 향방은?
엔디에스에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됨으로써 상황은 김 대표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엔디에스 계열의 일부 경영진이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향후 이사회 경쟁구도에서 김 대표 측이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며 경영진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디에스 측에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의결권 경쟁, 혹은 기타 법적 대응, 우호주주 발굴 등 다음 스텝을 준비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경영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기 어려워 보인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이 ‘경영권 방어 목적의 신주발행’이라는 엔디에스의 핵심 논리를 크게 약화시킨 데다 시장의 반응도 유상증자 결정에 호의적인 분위기다. 유상증자 계획 발표 후인 5일과 6일, 유투바이오의 주가는 2일 연속 30%이상 급등한 종가를 기록했다.
이번 분쟁은 단순한 경영권 싸움이 아니라, 주주와 창업자 간 미래 전략·사업을 둘러싼 갈등인 동시에 ‘경영권 방어 목적 신주발행’에 대한 법원의 기준이 어떻게 될 것인가 등 다양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김진태-이재웅 연합전선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창업주의 성공적인 혁신 승부수로 기록될 것인지, 엔디에스의 대응에 따라 분쟁 양상이 장기화될 것인지 유투바이오의 미래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