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_운송물류 ⑦대한항공] 조원태號 대한항공, 통합 시너지 대신 재무 리스크 확대… LS EB로 번진 오너 리스크

2025-11-11     기업분석2팀
대한항공은 2025년 3분기 실적 부진, 통합 효과의 한계, 그리고 LS그룹 교환사채(EB) 투자로 인한 비핵심 자금 투입이라는 복합적인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본문 중에서]

대한항공(회장 조원태)은 1962년 6월에 설립되어 196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국내외 항공운송업, 항공기 부품 제작 및 정비수리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항공사이다.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한진칼(26.13%)을 통해 조원태 회장 측 특수관계인이며, 현재 한진칼의 조원태 일가 및 우호 세력의 지분율은 약 19.96% 수준이다. 최근 건설업계 재벌인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수를 확대하면서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고, 양측 지분 격차가 1~2%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지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대한항공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통합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진이 예상된다. 통합 이후 외형 성장세가 이어지지만, 비용 구조의 경직성과 규제 부담, 화물 부문의 부진이 겹치며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대한항공이 LS그룹의 교환사채(EB)를 대규모 인수 결정을 했다. 표면적으로는 재무적 투자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진그룹과 LS그룹 간 오너 연합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본업과 무관한 투자로 재무 부담을 높이고 지배구조 논란 및 평판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부채비율이 200%를 웃도는 상황에서 비핵심 자금 투입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낳고 있다.


통합 이후 첫 피로감... 대한항공의 구조적 둔화 가시화


(단위: 십억 원) 출처: FnGuide,금융감독원

대한항공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통합 효과에 따른 외형 성장이 지속되지만, 실질적인 수익성은 확연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유 가격안정, 환율 방어 등 일시적 요인이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영업 효율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특히 여객·화물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하는 등, 성장 동력이 둔화된 조짐이 뚜렷하다. 국제선 여객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3분기는 전통적인 여행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미주 노선 수요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가 미주 노선 수요를 위축시켰고, 국내 주요 휴가 및 명절 연휴가 9월에서 10월로 이연되면서 수요 분산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제선 운임(Yield)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단기적인 계절 요인이라기보다 전반적인 수요 체력 약화, 즉 여객 시장의 구조적 둔화를 시사한다. 대한항공의 장거리 중심 노선 포트폴리오는 안정적이지만, 시장 경쟁 심화와 가격 규제 속에서 운임 회복 여력은 제한적이다.

화물 부문도 마찬가지로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IT 부품, 반도체, 의약품 등 고수익 품목 중심의 화물 수요가 위축되었고, 이는 과거 대한항공의 핵심 수익원인 화물 부문을 더 이상 실적 방어축으로 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과거 팬데믹 시기 ‘화물 호황’에 의존했던 구조적 후유증이 이제 실적에 명확히 드러나는 단계다.

출처: 기업내부자료

아시아나항공 편입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본업의 이익 창출력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 운임 인상 제한이 유지되고 있고, 일본·동남아 단거리 노선에서의 경쟁 심화가 자회사들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통합의 시너지는 여전히 가시화되지 않은 반면, 비용 증가와 규제 리스크는 현실화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규모의 성장’이 ‘수익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단기적인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통합 효과가 단순한 회계상의 증가로만 남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영업이익률 하락, 단가 하락, 비용 상승이 맞물리며, 통합 이후의 경영 효율화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은 ‘통합 이후 첫 피로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외형 성장의 착시 속에 감춰진 구조적 둔화가 드러나고 있으며, 수익 구조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졌다.

환율과 유가에 따른 단기 변수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영업 체질의 약화이며, 이는 통합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시장이 주목해야 할 것은 통합 효과의 크기가 아니라, 통합 이후 남은 구조적 리스크의 지속성이다.


LS 교환사채 인수... ‘우호 지분 확보’라는 명분, 재무 리스크 부담


최근 대한항공이 LS를 대상으로 약 65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한 것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로 보기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무이자 조건(표면이자율 0%)과 낮은 발행금리를 통해 유리한 조건의 사채 매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LS그룹과 한진그룹 간의 오너 지배구조 방어 연합이라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LS는 이번 EB 발행을 통해 한진그룹을 우호 세력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자사주를 담보로 한 구조를 통해 자금 조달 부담을 완화했다. 반면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별도의 이자 수익 없이 LS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확보했을 뿐, 실질적인 현금흐름 창출 효과는 미미하다. 발행 주체가 아닌 인수 측이 실질적 투자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다.

더구나 EB의 전환 가능 주식은 LS의 전체 주식의 약 1.2%에 불과해, 향후 지분 가치 상승이 제한될 경우 대한항공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매우 작다. 즉, 대한항공이 감수한 자금 투입 대비 기대수익은 미미하며, 이는 주주가치 관점에서 정당화되기 어렵다.

거래의 실질적 목적은 재무 투자보다 우호 지분 확보에 가깝다. LS그룹이 오너가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해 한진그룹에 EB를 발행한 것은, 양측이 서로를 방패 세력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제휴의 성격이 강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거래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에 비생산적인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에도 부채비율이 21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대규모 리스부채와 외화차입금으로 인해 이자비용이 연간 2,500억 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핵심 투자 성격의 EB 인수는 재무적 여력을 소모시키는 결정이다.

또한 이번 거래는 한진그룹의 계열사 간 상호 지원에 대한 규제 리스크도 내포한다.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그룹 오너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서로를 백기사로 지원하는 구조는 과거에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감시하고 있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며, LS와의 거래가 경영 판단의 합리성보다는 총수 의사에 따른 ‘우호 연합’의 일환으로 평가될 경우, 법적·평판적 리스크 모두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대한항공의 LS EB 인수는 단기적 재무 이익이나 전략적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리스크, 재무적 비효율, 평판 리스크를 동시에 키우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 이후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할 시점에, 비핵심 투자로 자금을 소모하고 오너 리스크를 확대하는 행보는 주주 가치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대한항공은 2025년 3분기 실적 부진, 통합 효과의 한계, 그리고 LS그룹 교환사채(EB) 투자로 인한 비핵심 자금 투입이라는 복합적인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급감할 전망이다. 여객·화물 부문 모두 운임 하락과 수요 둔화에 시달리며, 통합 이후에도 비용 구조의 경직성과 규제 부담이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LS그룹 EB를 약 650억 원 규모로 인수하며 본업과 무관한 투자에 자금을 투입했는데, 이는 단기 재무효익보다 오너 연합을 강화하려는 지배구조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비핵심 투자는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계열사 간 부당지원 논란 및 평판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2025년 하반기에 실적 둔화, 통합 효과의 한계, 오너 중심의 비핵심 투자라는 세 가지 리스크가 중첩된 상태로,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과 비용 통제, 중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안정화와 자본 효율성 제고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