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만 해도 이름·직업·명함 요구한 롤렉스, 세계적 명품 시계의 콧대 높은 전략?

지난 2023년 샤넬도 비슷한 논란 휘말려

2025-11-13     이형석 기자

스위스 명품 시계 업체 롤렉스가 매장을 구경하던 소비자에 개인정보를 요구해 논란이 벌어졌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롤렉스 매장을 방문한 한 소비자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글은 작성자가 롤렉스 매장 직원으로부터 한 장의 종이를 받았다는는 대목에서 시작한다.  

롤렉스 매장에서 고객에게 내민 종이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종이에는 성명과 성별, 휴대전화, 생년월일, 주소 등을 작성하는 칸이 있었다. 심지어 해당 칸들은 필수 작성이었다. 이에 더해 명함, 직종 등 직업을 묻는 칸과 선호 제품 칸도 존재했다. 

사실상 매장을 구경하려면 소득, 직업, 사는 곳 등을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이 소비자는 불쾌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간혹 명품업체들이 제품 구매 가능 여부를 확인할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는 있지만, 구경하는 단계부터 서류를 요구하는 사례는 드물다.

지난 2023년 샤넬이 매장 방문객들에게도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요청해 논란이 됐다. 당시 샤넬 매장은 구매자 본인뿐 아니라 동행자의 이름과 연락처,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당시 과하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샤넬은 “최선의 부티크 제공을 위한 정책”이라고 해명하면서도 “한국에서만 시행하는 정책”이라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샤넬의 정책을 롤렉스가 고스란히 따라 한 셈이다. 

이러한 과한 정보 요구는 올해부터 롤렉스의 바뀐 정책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국내 롤렉스 일부 매장에서는 올해부터 사전 상담 제도를 도입했다. 과거에는 온라인 예약만 성공하면 누구든 매장 방문이 가능했다.

롤렉스 로고

롤렉스는 명품 시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고, 매스컴에도 자주 언급되면서 이를 되파는 리셀러(상품을 구매한 후 다시 판매해 수익을 얻는 사람)들의 주요 타깃이 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LG 구광모 회장으로부터 롤렉스 시계를 받은 김현수 선수 [사진=LG트윈스]

결국 롤렉스는 늘어나는 리셀러를 막고자 사전 상담 제도를 도입했다. 사전 상담에서 소비자의 직업과 거주지 등을 물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제기됐다. 커뮤니티에는 “고객을 가려 받냐” 등 쓴소리가 쏟아졌다. 한 소비자는 “돈은 많은데 직업이 없으면 명함도 없으니까 구경도 못 하겠네”라며 “명함 없는 자영업자들은 평생 매장도 못 가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