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부릴 만하네?”...교촌치킨, 3분기 영업이익 지난해 동기보다 50% 껑충

76억원→113억원 증가

2025-11-13     이형석 기자

최근 중량 논란부터 원산지 변경 등으로 소비자들의 비판 및 정치권 질타를 받은 교촌치킨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지난 12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억원)보다 47.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도 76억원으로 68.9% 급증했으며, 매출은 1352억원으로 6.0% 늘었다. 4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교촌치킨은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으로 발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소비심리 개선 효과에 더해 복날 여름 성수기, 치맥 페스티벌, 스포츠 마케팅에 따른 치킨 판매량 증가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촌치킨 판교 사옥[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좋은 실적이 꼼수 때문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소비자는 “중량을 줄이고 국산 닭에서 값싼 수입산 닭으로 바꾸는 등 원가절감 행보에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실제 교촌치킨은 지난 9월 순살치킨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대폭 줄였다. 신메뉴 10종의 경우 처음부터 500g으로 출시했다. 원육에도 닭가슴살을 혼합한 교촌치킨은 가격은 그대로 두고 중량만 줄여 사실상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정치권도 움직였다. 결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교촌에프앤비 송종화 대표가 채택돼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사실상 교촌치킨을 직격하는 말을 남겼다.

결국 교촌치킨은 “고객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중량과 원육을 기존 상태로 되돌리기로 했다”며 “중량과 원육 변경에 대한 고객들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최근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제품 혁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원상 복구를 알렸으나 3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면서 업계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린다. 실적이 중요한 프랜차이즈 특성상 소비자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교촌치킨처럼 이익 극대화 전략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킨 [사진=픽사베이]

더욱이 업계에선 선구자 취급을 받는 교촌치킨이라 더욱 앞으로를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 교촌치킨은 배달비 도입, 가격 인상 등을 먼저 시행했고, 업계가 뒤따라 이를 도입해 소비자들 사이에선 ‘교촌이 하면 다른 업체도 따라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만 이번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가 교촌치킨 꼼수인상을 계기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를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량 표시 의무 확대를 검토하는 등 강경책을 꺼내면서 업계에서는 꼼수 인상 시도가 무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