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지난해 제우스 이어 ‘세체원’ 구마유시도 떠나보냈다...도 넘은 팬덤에 심리적 부담 컸나
올해 트럭시위·근조화환 잇따라
e스포츠 전설 페이커(본명 이상혁)의 팀으로 유명한 T1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팀 내 주축 선수 재계약에 실패했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결별 사유를 두고 갑론을박까지 벌어졌다.
T1은 지난 9일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라이벌 KT롤스터를 꺾고 3시즌 연속 우승 및 통산 6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불과 열흘 뒤 성골 유스 출신으로 7년간 팀에 소속된 구마유시(본명 이민형) 선수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밤 T1은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가 T1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간 활약상과 더불어 이민형 선수가 직접 영상에 나와 떠나는 사실을 알렸다.
구마유시 선수는 “T1을 떠나 새로운 증명의 여정을 떠나려 한다”고 언급했다. T1은 “구마유시 선수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눈부신 활약에 대해 깊은 존경과 감사함을 표한다”고 전했다.
한밤중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T1 팬들은 난리가 났다. 지난해에도 성골 유스 출신 제우스(본명 최우제) 선수가 팀을 떠나 경쟁팀 한화생명e스포츠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구마유시 선수도 같은 팀 합류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흘러 나왔다.
졸지에 경쟁팀에 선수 2명을 뺏긴 터라 프런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게다가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제우스 선수 재계약 과정에서 T1 구단이 언론플레이를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올해 엄청난 비판과 트럭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구마유시 선수 이적을 두고도 벌써 다양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스매시(본명 신금재) 선수와 주전 기용 논란 당시 일부 극성 팬덤의 엄청난 압박 때문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시 “구단 내부 관계자가 구마유시 선수를 대놓고 밀었다”, “낙하산이다” 등 각종 주장이 쏟아지면서 T1 사옥, 본사에서 트럭 시위가 벌어졌고 근조 화환까지 등장했다. 온라인에서는 종교가 들어간 음모론부터 가족을 향한 살해 협박까지 나돌았다. 이에 구마유시 팬들은 구단이 선수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맞불 시위를 가졌다.
이러한 상황에 구마유시 선수는 올해 내내 심적 부담감이 클 만했다. 그는 결승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올해 정말 힘든 한 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마유시 선수가 정든 T1을 떠나면서 극성 팬덤 시위가 재조명됐다.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스포츠 등 다른 분야에서도 트럭 시위는 종종 있었다. 의견을 개진하려고 이해관계자끼리 삼삼오오 돈을 모아 평화롭게 시위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트럭 시위의 본질이 변질되면서 자극적인 문구, 직설적인 비판 등을 동원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근조화환을 보내는 극단적 시위까지 유행하면서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