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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업진단] 1982년 10월 단자회사로 설립된 후 1988년 3월 기업공개 했다. 1991년 들어 유가증권의 매매, 중개, 대리 인수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증권업으로 전환했으며 1992년 11월 주식 양수도에 따라 삼성그룹에 편입되며 삼성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며 초대형 IB로 자리 잡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 승계 과정에서 삼성증권이 거론되며 단기금융업 인가가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다. 안전을 우선시한 전략을 이어왔지만 2018년 이후 IB 사업부문에서 인력을 크게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자기자본 4위 초대형 IB, 조정유동성비율 업계 평균에 역전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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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의 채무보증 잔액의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것을 그래프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1조4933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57.58%나 증가해 2조3532억원으로 치솟았다. 2019년에도 3조5070억원으로 늘어나 어김없이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금융 시장 불안정으로 인한 부동산PF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지자 금융당국이 나서기도 했다. 모든 증권사에서 채무보증을 줄이려는 노력을 했으며 삼성증권도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크게 늘리진 않았다. 하지만 세부 규제안이 기존보다 완화되자 2020년 6월 말에는 채무보증 잔액이 다시 급격히 증가했고 9월 말이 되자 2.29% 감소하는데 그치며 4조2353억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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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사업 등에 집중하는 전략은 실적 증가라는 결과를 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순영업손익은 물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상승했다. 연결기준 순영업손익은 2018년을 기점으로 1조원대를 돌파했다. 이듬해 순영업손익은 1조2218억원으로 호실적을 이어나갔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매해 증가하며 2019년 각각 518억원, 39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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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서 2019년까지 전 사업 부문 중 3년 내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고르게 상승한 곳은 기업금융과 선물중개업 두가지 부문이다. 선물중개업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의 비중은 5% 정도에 불과해 삼성증권의 전반적인 실적 견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상 IPO, M&A, PF 등 기업금융 부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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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업 부문에서는 모두 실적이 줄었지만 위탁매매를 비롯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개인투자자가 대거 주식 시장에 참여하며 위탁매매 부문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2019년 3분기 말 기준으로 1207억원에 비해 241.2%나 늘어난 4117억원이었다. 또 2020년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1조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2%나 증가했다. 이 덕분에 2020년 3분기 말 연결기준 순영업손익은 1조914억원으로 2019년 3분기 말 누적 실적에 비해 19.5%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27.8%, 26%씩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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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의 채무보증 잔액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4.59%에서 1년새 50% 이상이 되었고 채무보증이 4조원을 넘어서기 시작한 2020년 상반기 말에는 90.64%까지 뛰었다. 3분기 말 채무보증 잔액은 소폭 줄고 자기자본이 증가해 그 비중이 84.58%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다. 또 전체 채무보증 중 리스크가 가장 높은 매입확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2017년 전체 채무보증 금액 중 매입확약은 60.3%를 차지했고 2020년 상반기가 끝나자 92.4%으로 급등했다. 같은 해 9월 말에도 92.3%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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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의 채무보증을 반영한 조정유동성비율은 자기자본 규모 4위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 업계 평균보다도 못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2017년 채무보증비중이 34.59%에 불과할 때는 조정유동성 비율이 124%로 업계 평균치인 112%보다 12%p나 높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채무보증비중이 70%를 넘어선 2019년 업계 평균에 역전 당했다. 당시 삼성증권의 조정유동성 비율은 106.9%로 업계 평균 107.3%에 비해 0.4%p 낮았다. 2020년 1분기 들어 110.6%로 업계 평균에 비해 나아지는 듯 하더니 2분기, 3분기 모두 업계 평균인 111.7%, 108.8%에 미치지 못한 채로 끝났다. 몸집에 비해 저조한 유동성 지표는 문제없이 넘길 수는 없다.


그럴 듯한 순자본비율 뒤 가려진 저조한 영업용순자본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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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의 순자본비율(신NCR)과 영업용순자본비율(구NCR)는 사이 갭이 상당히 크다. 순자본비율만 두고 보면 2019년 한 차례 빼고 1000% 이상 유지되며 금융당국의 기준인 100%를 크게 웃돌고 있다. 반면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018년 이후부터 200% 대가 붕괴되며 100%대로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아직 2018년 이전의 200%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잉여자본이 급격히 저하한 2019년에는 2018년 234.6%보다 무려 85.7%나 낮은 148.9%로 떨어지기도 했다. 1000% 이상 순자본비율 유지돼 건전성이 유지되는 듯 하지만 그 뒤에 저조한 수준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숨어 있었다. 이로 인해 자본완충력에 대한 기대감을 잃을 수도 있다. 신용 평가사에서 신용 등급 등을 평가할 때 구NCR인 영업용순자본비율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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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차감한 잉여자본과 영업용순자본을 이용해 해외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여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총위험액의 추이를 살펴보면 삼성증권의 부실한 자본완충력을 다시 한 번 나타난다. 채무보증 등의 급증으로 인해 총위험액은 크게 늘었지만 잉여자본이 줄며 자본완충력이 약화됐다. 구NCR인 영업용순자본비율 150%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높은 자체헤지 비중 등으로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본완충력을 뜻하는 잉여자본이 총위험액 증가세를 충분히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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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말에서 2020년 9월말까지 초대형IB 다섯 곳 중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잔액의 비중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삼성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의 증감율은 61.6%로 두 번째로 증감율이 높았던 KB증권의 19.1%보다 약 세 배다. 2019년 3분기 말만 하더라도 삼성증권은 다섯 곳의 초대형IB 중에서도 채무보증이 가장 적었다. 하지만 1년만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이제는 가장 많은 채무보증 잔액을 갖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는 업계 4위인데 반해 채무보증 잔액은 1위라는 점은 유동성 리스크와 자본력 등에 무리를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행히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이 개선되자 부동산PF 관련 사업에 다시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이 자기자본의 100%를 넘길 수 없는 등의 제한이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실적 상승도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및 자본력 등의 문제를 해결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영 전략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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