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프랜차이즈 재벌①] 원할머니 보쌈, 박가부대 등으로 유명한 원앤원은 2018년부터 시련을 맞이했다. 박천희 대표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인 원비아이로 상표권을 등록한 후 수수료를 부당 수령한 혐의로 1심과 2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9년 말 기준 총 자산 557억원 규모의 원앤원은 중소기업으로써 대기업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원앤원은 박 대표의 개인 회사가 일감몰아주기로 매출을 올리고 오너 일가에 수십억원이 넘는 임대수익 등을 제공하며 현금 인출기 역할을 하는 등 오너리스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박 대표 개인회사 원비아이, 내부거래 97% 초과.. 일감몰아주기 ‘심각’


2009년 2월 10일 설립된 원비아이는 무형재산권 임대업, 상표 및 디자인 개발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박천희 대표가 지분율 100%를 보유해 개인 소유의 회사로 봐도 무방하다. 위기의 시작은 원비아이에서 출발했다. 원비아이 명의로 총 다섯 개의 상표권을 등록하며 상표 사용료로 21억원 상당의 이득을 부당하게 취득했기 때문이다. 이곳의 또 다른 문제는 일감몰아주기에 있다.

원비아이의 내부거래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이곳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 자체가 원앤원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덕분이다. 2017년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총매출액의 85.57%가 원앤원에서 비롯됐다. 약 19억원에 가까운 내부거래는 이듬해에도 이어졌고 총매출액이 줄어들며 그 비중은 11.9%p 늘어나게 됐다. 2019년에도 97.24%의 내부거래 비중을 나타내며 사실상 원앤원 없이는 회사 자체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다.

오너 경영인이 최대주주이자 대표로 자리하고 있는 원비아이로의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배당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차곡히 쌓여 나갔다. 2016년만 하더라도 9억원도 채 되지 않았던 이익잉여금 규모는 1년 만에 14억원으로 뛰었다. 2019년에 접어들자 26억원 상당의 이익잉여금을 쌓게 되었다. 박천희 대표의 개인 회사인 원비아이의 규모가 커질 수 있었던 것은 원앤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배당금이 지급되지 않았지만 상법상 이익잉여금을 통해 배당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100%에 가까운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을 내고 이익잉여금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배당이 실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감사보고서 상에는 비상장법인으로서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상에 관산 주석 공시를 생략해 나와 있지 않지만 검찰 조사에 결과 원비아이의 수익 70%가 월 급여로 책정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급여와 관련해 원비아이의 또 다른 특이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기업개황 자료에서 설명하고 있는 원비아이의 임직원 수는 1명이다. 대표 이사로서 임원인 박 대표 혼자서 임직원으로 등록된 것으로 보인다. 영업 비용 중 급여로 처리된 금액은 결국 박 대표에게 지급된 급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하면서 매년 십억원대의 급여를 박 대표의 손에 쥐어 주었다. 2017년, 2018년에는 12억원, 2019년에는 이보다 소폭 줄어든 10억6000만원의 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비아이는 오너리스크 이슈를 일으킬 수 있는 각종 씨앗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일가 부부 소유 원앤원은 현금 인출기?


원앤원의 주주는 두 명이며 박천희 대표가 80%, 배우자 전안례 씨가 나머지 20%의 지분율을 소유하고 있다. 2014년 23억원 상당의 배당 실시 이후 2019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2014년 박 대표는 18억4000만원, 전 씨는 4억6000만원의 배당 수익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해당 연도는 14억원의 영업손실, 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한 해였다. 그간 쌓인 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 배당을 실시하는 것인 만큼 문제는 없지만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라면 오너 위주로 의사 결정이라는 오해를 받기에 십상이다. 흑자 전환에도 불구 2014년 이후 오랜 기간 배당 수익이 없었어도 박 대표 부부는 안정적으로 현금 수입원을 확보했다.

박천희 대표와 전안례 씨는 건물 임대료, 관리비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현금을 챙길 수 있었다. 원앤원의 감사보고서의 특수관계자와의 중요한 거래 내역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원앤원은 박 대표의 배우자 전 씨에게 건물 관리비 명목으로 2016년 1억8120만원을 지급했다. 2017년 해당 비용은 2억4020만원으로 늘어났고 2018년과 2019년에는 2억5200만원을 지출했다. 박 대표도 건물 임대료라는 명목 하에 연간 수령한 현금이 어마어마했다. 2016년 9억1900만원이었으나 2017년 10억원을 웃도는 11억3060만원으로 늘어났고 2018년과 2019년에는 매해 11억7600만원의 임대 수익을 수령했다. 원앤원은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십억원대가 넘는 원비아이의 급여를 고려하면 박 대표가 회사로부터 취득한 각종 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라면 부동산 임대차거래 현황도 공시를 해야 하지만 원앤원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로써 오너일가에 유리한 방향으로 안정적인 현금 수익이 창출되는 인출기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원할머니 보쌈, 박가부대로 친숙한 원앤원, 프랜차이즈 산업으로써 가장 민감한 상표권 논란으로 법적 책임까지 물게 생겼다. 상표권을 다시 이전했다고 하지만 오너리스크로 인해 어렵게 쌓은 업적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이미지가 중요한 프랜차이즈 산업 특성을 고려했을 때 여러 차례 오너리스크 논란이 불거졌을 때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기에 도덕적 경영에 힘써야 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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