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프랜차이즈 재벌 ③지앤푸드]비집기도 힘든 치킨 시장에 오븐에 구운 치킨을 파는 ‘굽네치킨’으로 등장한 지앤푸드, 하지만 각종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오너일가의 고액 배당부터 시작해 각종 논란에 휩싸인 지앤푸드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2019년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2018년에 비해 떨어졌는데도 2018년과 같은 수준인 20억원의 배당을 실시해 오너일가가 독식했다. 경쟁 업체인 교촌치킨이 상장에 성공하며 줄줄이 실패한 프랜차이즈 업계로 다시 관심이 쏠렸지만 지앤푸드는 당장 기업공개를 하기에 역부족인 정황이 많이 발견됐다.


98.5% 오너일가 소유.. 사실상 가족회사, 배당 논란은 계속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지앤푸드 지분율 1.5%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분은 홍경호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홍 회장이 68.5%, 배우자 임지남 씨와 자녀 홍창민, 홍수민, 홍유민 씨가 각각 7.5%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태용 대표 이사를 선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가고 있지만 등기 이사 세 명 중 두 명이 홍 회장과 오랜 지인이며 이사회 의견을 감시해야 할 감사로 배우자 임 씨가 등재되어 있는 상태다. 도덕적 이미지 추락이나 사업상 큰 해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객관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고 보기에 다소 어렵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그래서 지앤푸드의 배당 논란은 해를 거듭하며 계속됐다. 그도 그럴 것이 홍경호 회장이 배당금으로 가져간 액수만 해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34억2500만원이다. 배우자 임지남 씨 및 세 명의 자녀도 고액 배당 덕분에 3년 동안 3억7500만원의 배당 수익을 수령했다. 홍 회장의 나이가 1969년생으로 올해 만 51세인 점을 감안했을 때 세 자녀 중 미성년자일 가능성이 크다. 미성년자 자녀가 1억원대에 달하는 고액 배당을 수령할 수 있게 되며 금수저 논란도 충분하다. 주주총회에서 결의를 거쳐 배당 실시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때 당연히 98.5%의 지분율을 보유한 오너일가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순이익의 재분배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첫 배당금이 지급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순이익의 하락세는 위 그래프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015년 12월 출시된 굽네치킨의 인기 메뉴인 ‘볼케이노’의 활약으로 2016년 한 해 실적 증가는 어마어마했다. 직전 사업연도과 비교해보면 매출액이 49.3%나 늘어났다. 또 56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1년 후 141억원, 순이익 28억원도 219.2%나 증가해 91억원을 달성했다. 비에이치씨, 비비큐, 교촌 치킨으로 견고히 구성된 경쟁 구도에 이름을 올린 해가 되기도 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실적이 괜찮았지만 안타깝게도 1년 만에 서서히 수익성이 악화했다.

2017년 영업이익률 9.1%로 양호했지만 이듬해 8.4%로 0.7% p 떨어졌다. 2019년에는 1.7% p나 추락해 6.7%로 내려앉았다. 경쟁업체는 신메뉴를 계속 내놓는 등 경쟁력을 다져 나갔지만 굽네치킨은 볼케이노 이후 이렇다 할 성공적인 신메뉴를 내놓지 못했다. 이 탓인지 실적은 초라해졌다. 그런데 지앤푸드는 실적의 하향세와 전혀 상관없이 총 배당금액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이 2017년 9.6%에서 이후 24.6%, 33.2%로 계속해서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표면상 오너일가로의 배당금 지급은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기업의 최대주주로서 주인인 오너 가가 회사 수익 상황과 관계없이 배당을 늘린 건 일종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늘 예의주시 해야 한다.


차입금 늘려 자금 수혈.. 오너일가와 자회사에 대여금 지급으로 사용


지앤푸드의 차입금 규모는 2017년과 2019년 사이 빠르게 늘었다. 2017년만 해도 단기차입금 56억5000만원이 차입금의 전부였으며 차입금 의존도도 10.8%로 무난했다. 그러나 2018년 20억원의 장기차입금 조달로 인해 총차입금 규모는 71억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 들어 장기차입금 20억원이 유지되었지만 단기차입금이 93억7000만원으로 커지며 차입금 의존도가 17.4%로 크게 뛰었다. 적정 수준 30%보다 낮긴 하지만 문제는 차입금으로 조달한 자금이 회사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기보다 오너일가와 자회사에 대여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난 2018년부터 자회사로의 대여금이 상당했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2020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나타난 참아람에 대한 2018년 대여금은 약 39억원에 달한다. 같은 해 8000만원 정도의 결손금을 인식할 정도로 힘들었다. 내부거래 의존도가 98%를 넘어서는 참아람은 천연 및 혼합조미료 등 제조 및 식품 도소매 목적의 기업으로 2019년 실적이 급등하며 당해 39억원의 대여금을 모두 갚았다. 그러나 공연 및 의류사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지앤몰은 지배회사로부터 2018년 17억원 이상의 대여금으로 자금을 확보했으나 사정이 어려워진 탓인지 25억원으로 잔액이 늘어났다. 이밖에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지앤씨앤에스와 분식업까지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분식이(지분율 61.24%)도 2019년 각각 2억8410만원, 11억2000만원의 대여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앤푸드는 자회사에게 제공한 대여금에 대한 회수 의지가 없는 듯하다. 2018년 특수관계자와의 대여금 등에 대해 약 1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자회사 대여금 총합계액의 27%이다. 2019년에는 대손충당금을 21억원가량 설정했고 이는 자회사 대여금 총합계액의 73% 수준이다. 제공한 대여금 중 2018년 6억4012만원, 2019년 5억2043만원이 인식됐다. 회수할 수 없는 채권 등을 손실로 처리한 비용인데 이미 큰 비용이 차감되었다. 계열사의 활성화로 다시 수익이 개선되면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으나 자회사로의 대여금의 70% 넘는 부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만큼 단순 지원으로 해석해도 가능한 대목이다.

[단위: 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더 심각한 건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보다 최대주주 등(홍경호 회장 및 가까운 가족)에 대해 대여금이 더 많다는 것이다. 최대주주 등의 대여금만 해도 27억7828만원, 2019년 49억7368만원에 해당한다. 개인이 기업보다 더 많은 대여금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일부 회수되기도 했지만 결국 추가 대여금 발생으로 잔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주주와 임원, 종업원을 상대로 한 단기채권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부동산 및 설비 투자는 뒤떨어졌다. 2018년 주주임원종업원단기채권이 38억원 증가한 반면 부동산 투자는 6억6454만원, 설비투자는 1억2630만원에 불과했다. 회사에 대한 투자보다 홍경호 회장 일가에 대한 대여금 명목의 투자가 더 큰 것은 비도덕적인 부분이며 회사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홍경호 회장의 형 홍철호 전 국회의원의 크레치코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논란과 2018년 아내가 설립한 라포르엘, 보나바시움에 지분 관계가 전혀 없음에도 지원 사격을 했다는 점 등 오너리스크 관련 이슈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산업 특성상 오너리스크에서 비롯된 이미지 실추는 결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앤푸드가 장수 기업이 되기 위해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고려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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