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의 동서남북] 안철수, ‘여야협치’가 최우선이다
[김영욱의 동서남북] 안철수, ‘여야협치’가 최우선이다
  • 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7.08.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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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금의환향’(錦衣還鄕) 했다. 안 후보는 27일 국민의당 당대표를 선출한 전당대회에 51.09%의 득표율의 ‘초라한 성적표’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제19대 대선에서 분루를 삼키며 여의도를 떠난 지 110일 만에 새 당대표로 돌아왔다. 안 신임대표는 의사, 프로그래머, 벤처기업인, 대학 교수 출신의 50대 정치인이다.

안 대표는 28일 곧바로 정치활동을 개시했다. 안 대표는 이날 ‘강한 야당’을 천명하며 ‘야성’ 강조에 주력했다.

첫 일정은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였다. 방명록에 ‘대한민국 정치개혁과 미래를 향해 전진하겠다’고 적었다. 원내 제3정당으로서 선명성 강한 대안정당을 지향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힌 문구였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물론 예정에 없던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금의환향’한 모습이다. 안철수 전 후보는 지난 27일 국민의당 당대표를 선출한 전당대회에 51.09%의 득표율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제19대 대선에서 분루를 삼키며 여의도를 떠난 지 110일 만에 새 당대표로 돌아온 것이다. 국민들은 이번 안 대표에게 여야협치를 바라고 있다. 또 그런 모습을 우리 국민은 안 대표에게 보고 싶은 것이다. <사진_안사모, 위워솔저스 포스터 등/ 그래픽_진우현 기자>

안 대표는 이어 여의도 당사에서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에서도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항상 깨어있는 야당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 편 가르고, 민생과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면 날선 비판으로 강력히 저지하는 야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통합의 메시지도 강조했다. 그는 손자병법의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윗사람과 아랫사람이 같은 것을 원하면 승리한다)을 인용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상대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으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이 사자성어를 친절히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하나 되고, 반드시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행보는 향후 강경한 대여 투쟁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 이후 정부·여당과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곤욕을 치렀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고 호남 지지율이 빠져나가는 아픔도 경험했다.

안 대표가 강한 야당론을 내세우자, 청와대와 여권은 이른바 ‘입법전쟁’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인사와 협치 복원 메시지를 전했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정기국회 협력을 요청했다.

특히 전 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는 전날 밤 8시 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상기시키며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익과 민생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여야정협의체가 왜 구성이 안 되고 있는지는 상황을 파악해보겠다”고 답했다.

역설하면, 현 정부가 국익과 민생에 도움 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협조를 기대하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를 문 대통령에게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강한 야당에 동참해 달라며 야 3당 공조를 주문했다.

안 대표의 복귀가 정치권 협치와 반대로 더 강한 여야 대치로 각각 이어질지는 오는 3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여야 4당은 각 당 공통공약 법안 62개와 비 쟁점 법안 신속처리에는 합의했지만,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더 논의한다는 선에서 협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강경 기조를 실천할 경우 9월 정기국회도 여야 교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미 여야 이견이 첨예한 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처리, 법인세 인상 등에 대해 야당 반발이 격렬한 세법개정안 등 쟁점 법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캐스팅 보터’ 역할을 했던 국민의당이 대여 투쟁을 이어갈 경우, 정부 출범 초기 발생했던 국회 일정 보이콧 사태도 재발할 수 있다.

전날 수락연설에서 안 대표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거꾸로 펼쳐지는 코드 인사’,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협하는 상황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무능’,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갉아먹는 분별없는 선심성 약속’ 등과 “분명히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싸움”, “싸우겠다”는 단어를 무려 11번이나 사용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 대표의 수락연설이 영화 <위워솔저스>의 대사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적진에 제일 먼저 달려갈 것이고 적진에서 가장 나중에 나올 것이며 단 한 명의 동지도 고난 속에 남겨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한 문장이 논란이 된 것.

일각에서 해당 문장이 2002년 개봉한 영화 <위워솔저스>의 한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며 “문장 구조가 같다, 표절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연설에서 어느 정도 차용은 흔한 일, 표절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갑론을박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무어 중령(멜 깁슨 분)은 “나는 전장에서 가장 앞에 서는 사람이 될 것이요. 물러날 땐 내가 마지막이 될 것이며 뒤에 누구도 남기지 않겠다. 죽어서든지 살아서든지”라고 군사들 앞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안 대표는 앞서 지난 4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과 비슷하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어쨌든, 안 대표는 정계복귀 첫 시험장이 될 9월 국회에서 ‘여야협치’를 통해 그동안 두 번의 대선 판에서 보여준 ‘리더십 부족’ 지적을 조금이나마 채워주길 진정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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