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 안목으로 항공 산업 기술력 높여야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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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시제기 출고식 열려


지난 4월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생산공장에서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의 시제기 출고식이 개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그리고 ‘안현호’ KAI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KF-21 시제기의 출고를 축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앞으로 KF-21이 우리 공군의 중추가 될 것이고 이번 개발로 한국 항공 산업역사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언급하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한국이 2030년대 항공 산업 세계 7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KF-21 개발 단계를 살펴보면 2018년 기본 설계를 완료했으며 2019년 2월 부품 가공에 착수했다. 2019년 9월에는 상세설계를 통과했고 시제기 출고 이후에는 지상시험을 거쳐 2022년 초도비행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2026년 6월까지 지상과 비행시험을 거쳐 KF-21 개발이 완료될 예정인데, KF-21 개발이 최종 완료될 경우 한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국산 초음속 독자 개발 국가가 된다.

이날 시제기 출고식에서 KF-21은 KFX 사업에서 실험을 의미하는 X를 떼고 대국민 명칭 공모를 통해 얻게 된 ‘KF-21 보라매’라는 정식명칭을 부여받았다.

‘보라매’는 ‘아직 어려 털갈이를 하지 않아 보라색을 띤 매’를 의미하는 말로 길들이기 쉽고 활동력이 왕성하여 매사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F-21은 비록 항공 역사가 짧은 한국에서 탄생되었지만 보라매라는 이름처럼 굳건히 한국의 하늘을 지켜줄 것이라고 기대된다.


CNN, KF-21의 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


지난 4월 9일 ‘CNN’은 ‘The Diplomat’의 2020년 기사를 인용하여 KF-21이 한국 공군에 채용되는 것을 넘어 해외로 수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CNN은 KF-21이 한국 공군의 제3세대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하기 위해서 개발되었지만 충분한 성능이 확보될 경우 제4세대 전투기인 KF-16과 F-15K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F-35와 비교하여 KF-21의 가격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미 한국의 F-50 경공격기를 운용하고 있는 ‘태국’, ‘필리핀’, ‘이라크’ 같은 국가들이 KF-21의 주요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언급은 4.5세대로 평가받는 KF-21이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보다 스텔스 성능은 좋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항속거리나 최고속도 같은 기계적 성능이 우수하며 F-35와 같은 고가의 전투기를 구매하기 어려운 국가들이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NN은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통계를 인용하여 한국의 2016~2020년 무기 수출은 직전 5년과 비교하여 210% 증가한 수준으로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2.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KF-21의 수출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한국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경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CNN은 덧붙였다.


KF-21 개발의 가장 큰 의미는 65%에 이르는 국산화율


지난 4월 9일 ‘KAI’는 KF-21 초도 양산 1호기 기준 65%에 달하는 국산화 기반을 토대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업계는 AESA 레이더’, ‘EO TGP’, ‘IRST’, ‘EW Suite’ 등의 항전장비를 포함한 85종의 품목이 국산화 진행 중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AESA 레이더는 다량의 송수신 모듈을 탑재한 후 전자적으로 위상을 변화시켜 원하는 방향으로 레이더 빔을 주사하거나 수신하는 방식의 레이더를 의미한다. 초기의 ‘기계식 레이더’는 반사판을 360° 회전시켜 원하는 방향을 감시하는 방식을 채용했던 것에 반해, AESA 레이더는 레이더를 고정한 채로 빔의 위상을 변화시켜 원하는 방향을 감시하는 방식을 채용했다.

기계식 레이더는 반사판을 물리적으로 회전시켜야 하는 반면 AESA 레이더는 빔의 위상 변화만으로 추적이 가능하므로 레이더의 부피가 작고 무게가 적게 나간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복수의 빔을 제어하여 여러 개의 복수 타겟을 추적하고 교전할 수 있으며 기계식 레이더에 비하여 정보처리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현대의 최신 주력 전투기에는 AESA 레이더가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초기의 기계식 레이더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능 격차가 나는 만큼 AESA 레이더를 획득하기 위해 넘어야할 기술적 장벽이 결코 낮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기술적 장벽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7일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가 개발한 국산 AESA 레이더가 시제업체인 ‘한화시스템’에서 제작되어 출고되었다.

방산업계에서는 2015년 미국이 AESA 레이더 관련 기술 협력을 거절했을 때 한국 독자의 기술력으로 AESA 레이더를 개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ADD와 한화시스템 등 한국의 여러 주체들은 AESA 레이더 개발에 도전했으며 결국 지난 8월 7일에 시제품을 출고함으로써 한국 방산업계의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것에 성공했다.

AESA 레이더는 이번 KF-21뿐만 아니라 후계기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며 국산 레이더의 개발로 우리 공군이 요구하는 전투기의 UI(유저 인터페이스)를 독자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EO TGP는 주야간에서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고출력 레이저를 조사하여 유도탄을 정밀 유도하는 장비이며, IRST는 적외선 센서를 기반으로 적기와 대공미사일 등을 탐지•추적하는 장비로 한화시스템이 개발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W Suite는 신호를 수신하여 분석한 후 위협신호로 판단될 경우 재밍(전파방해) 등을 수행하여 항공기의 생존성을 향상시키는 장비로 LIG 넥스원이 개발하고 있다.

KF-21은 한국 공군이 보유한 F-4, F-5 등 노후 기체 교체를 주목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이며 AESA 레이더 등 국산 항전 장비의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한국 항공 기술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러시아 같은 기존 항공 선진국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항공 기술 개발에 역량을 투입했던 것처럼, 한국 또한 KF-21 개발을 통해 시행착오는 피하지 못하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자적 항공관련 기술 개발에 역량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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