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한부모연합 “비혼모 가정 향한 비난은 정상과 비정상을 나눈 탓”

그래픽_뉴스워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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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의미가 다양해지고 있다. 확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族), 싱크족(SINK, Single Income, No Kids族), 펫족(Pet族)에 이르기까지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살아가고 있다.

여기 또 다른 가족의 형태가 등장했다. 비혼모 가정이 그것인데, 혼인은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여성을 이르는 말이다. 일견 들었을 때 과연 가능한 형태의 가족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자녀가 있다는 것은 보통 엄마와 아빠, 남성과 여성의 결합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혼모의 존재는 ‘뜨끈한 감자’다.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수면 위에 떠 있는 것인데, 지난 25일에는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공중파 방영을 즉각 중단해 달라’는 것.

비혼모 가정을 선택한 방송인 사유리(41)가 KBS육아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 출연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논지이다. 정자은행에서 기증 받은 정자로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한 비혼모가 인기방송 슈돌에 나오면 비혼모 출산을 부추겨, 결과적으로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에 대한 선택권 없이 출생한 아이는 불행할 것이다’라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

이에 14일 KBS신관 앞에서 방송인 사유리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한 한국한부모연합의 입장을 들어 보기로 했다.

한국한부모연합은 “사유리를 향한 시선은 1980년대 이혼녀를 바라봤던 시각과 같다”라며 “과거에 그랬다면 현재는 그것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생겼다. 비혼모도 마찬가지다. 가족의 형태는 지탄 받을 영역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부모가 반드시 부부일 필요도 없고, 그것이 남녀일 필요도 없다.”라며 “비혼모 가정을 비난하는 것은 마음속에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있는 탓”이라고 했다.

또한 “가족의 형태에 표준은 없다. 비혼모 자녀를 불행하다고 미리 속단하는 것은 편협적인 생각”이라며 “불행은 타인이 단정 짓는 것이 아니다. 비혼모 자녀도 그러하다.”라고 했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한 사회적 제도도 필요할 것”이라며 “이는 사회가 같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가족의 형태는 더 이상 천부적인 영역이 아닌 것으로 치부된다. 표준이 없기에 개인의 선택인 것이다. 다양한 가정의 형태에 찬반의 잣대를 들이미는 일을 그만 중단하고, 그저 바라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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