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 생리대, 리콜 권고 받았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권고이행률 0%논란에 ‘가짜생리대’문제까지 도사려

[국내 생리대 파동에 이어 소비자 보호 의무 불이행과 ‘가짜생리대’ 또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일회용 생리대 파문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이은 생리대 파문에 이어 지난 22일 소비자 보호 의무 이행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깨끗한나라’가 또 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민 의원은 지난 22일 최근 발암물질 검출 논란으로 환불사태가 벌어진 ‘깨끗한 나라’ 생리대가 작년 리콜권고를 받았으나 이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깨끗한나라에 리콜을 권고했지만 해당제품에 대한 권고 이행률이 0%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보호 의무이행에 대한 이행 지적이 문제돼 또 다시 소비재 사태는 몸살을 앓게 될 전망이다.

▲ 국내 생리대 파동에 이어 소비자 보호 의무 불이행과 ‘가짜생리대’ 또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_김태연 기자

◆ “리콜 권고 받고 이행하지 않았다” vs 깨끗한나라, “신청자 없었다”

유해물질 검출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주)깨끗한나라의 생리대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리콜 권고를 받았지만 이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2일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리콜 권고 이행률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7일 ‘이물질 혼입 우려가 있는 생리대 교환 및 환불’이라는 내용으로 깨끗한나라에 리콜을 권고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 대한 권고 이행률은 0%였다.

이에 대해 깨끗한나라는 이날 공식해명자료를 통해 “한국소비자원 시정 요구를 받아들여 즉시 해당 생리대 제품의 교환 및 환불 조치를 실시했지만 실제 접수 사례가 없어 조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주장에 따르면 리콜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아닌 즉시 환불, 교환조치를 취했지만 이를 신청한 소비자가 없었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9월 생리대 일부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이에 대한 환불 및 교환조치를 권고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생리대 제품에서 발생한 이물질은 제품 표면 부직포 원료인 코튼원사와 제조 공정상 목화씨앗, 잎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 민원 등을 통해 위해성 제품이 발견되면 위법성을 따져 관계부처에 알리거나 자체적 리콜을 권고한다. 권고건수는 2013년 33건에서 지난해 164건으로 5배가 늘었다. 올해 또한 8월까지 124건에 달했다.
김 의원은 “한국소비자원이 내리는 리콜 권고는 위해성 제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시정 권고 실효성을 높이고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국내생리대 불신에 따른 대체재,‘해외 생리대’조차 발암물질 논란
생리대 발암물질 파동에 따른 여성소비자들의 국내 일회용 생리대 불신은 ‘수입생리대’, ‘면생리대’, ‘생리컵’과 같은 대체재 모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생리대를 직구 하는 경향 또한 쉽게 나타난다.
하지만 수입 생리대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여성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팩트올 단독 기사에 따르면 2014~2016년 생리대 발암물질 조사결과 일본, 프랑스, 중국, 미국 등 일부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제초제 성분 ‘글라이포세이트’, 암을 유발하고 생식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DEHP, 발암, 생식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여성소비자들은 해외 생리대 제품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2014년 8월 미국에서는 ‘올웨이스’ 생리대 4종에서 스티렌, 클로로메탄, 클로로에탄, 아세톤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
이에 미국 민간단체 또한 화학물질 제품 공개 제도를 주장하며 “물질의 노출이 잠재적으로 여성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더욱 많은 실험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해외 유명 수입 생리대 브랜드 원산지의 경우 미국, 영국, 프랑스의 순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산 생리대는 여성 소비자들이 포털사이트 및 SNS 등에서 공유하는 안전한 생리대 추천 리스트에도 보인다.
이에 따라 여성 소비자들은 또 다른 위험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혼란이 가중될 예상이다.

▲ 나트라케어 공식 홈페이지 공지문

◆ ‘가짜 생리대’ 등장.. 이미 상처 받은 소비자에 ‘소비자우롱’ 까지
생리대 유해물질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유기농 생리대 ‘나트라케어’의 품절 사태를 이용해 가짜생리대 의심 제품까지 속출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영국 해외 생리대 제품 ‘나트라케어’는 유기농 제품으로 국내 생리대 대체재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으로 집계된 바 있다.
업계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나트라케어는 국내 직구 증가로 인해 원산지인 해외 내에서도 자체 수급이 안 되는 상태다”고 전했다.

실제 유통 채널 판매 분석에 따르면 나트라케어 및 유기농 생리대는 생리대 카테고리 중 판매율 1~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농 생리대 및 친환경 생리대로 알려진 생리대는 국내 일회용 생리대에 비해 가격이 2배 정도 비싸지만 100%천연 펄프를 사용해 현재 국내 온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동시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나트라케어 품절사태를 이용해 일부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해 개인소매상 가격폭리, 심지어 가품으로 의심되는 제품까지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일 나트라케어 공식 홈페이지 공지문]

또한 품절로 인해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직구사이트가 ‘웃돈’을 붙여 판매하고, 중국산 가짜 생리대까지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안전한 생리대마저,,‘구하기조차 힘들다’
머니투데이 방송 단독 기사에 따르면 해외 직구 사이트 관계자는 “유해 생리대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매출액이 30억을 기록했다”며 “평소 때의 6~7개월 재고 물량이 나흘 만에 다 팔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요가 갑작스레 증가하며 현재 물량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국본사에 물량추가 생산을 요청했지만 10월 말은 돼야 재고가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품귀현상이 벌어지자 해외직구, 배대지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져 판매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약국, 국내 해외생리대 유통 업체를 통해 유기농생리대 제품 판매 현황을 알아보자, 유기농 생리대 및 친환경 생리대 라인은 전체 “일시품절”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 생리대 판매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 난감한 상태다. 발주를 요청해도 재고 계획은 10월 말에나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안전, 국민의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하지만 연이은 생리대 불안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발음하기조차 힘든 유해물질 위험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해명과 조치가 필요하다. 어느 것이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확고한 대안과, 유해한 것은 확실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불안한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신뢰형성과 해결 방안으로 떠오르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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