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제보글이 게시됐다. 경남 마산시 소재 건강검진병원에서 대장내시경 검사 후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30대 여성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여성은 지난 3일 대장내시경 및 위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수면내시경 방법을 선택하고, 검사 전 데스크 간호사로부터 일반 마취제보다 약한 수면유도제를 사용한다는 안내를 전해 듣고서 검사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했다는 것.

검사가 끝나고, 커튼이 처진 회복실 침대에 누워 있던 여성은 일반 상의 환자복과 엉덩이 부분이 노출된 하의 환자복을 입은 채였다. 수면마취에서 막 깨어났지만, 당시 몽롱한 느낌은 없었다고 여성은 전했다.

이윽고 침대 근처에서 인기척이 났고, 여성은 별안간 성기에 손길이 닿는 느낌을 받았다. 성기 안으로 손가락이 들어와 휘젓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

여성이 아픔을 느껴 소리를 낼 정도였지만, 침대 커튼을 열고 들어온 남자간호사는 이에 아랑곳없이 여성에 신체적 접촉을 이어 갔다. 대장내시경을 받았으니 배에 가스가 차서 속이 더부룩할 것이라고 말하며 배마사지를 진행했고, 이때 남자간호사의 두 손이 여성의 상의 안으로 들어온 채였다는 것이다.

마사지 명목으로 반복해서 배 쪽을 꾹꾹 누르던 남자간호사는 대장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엉덩이 부분에 이물질이 튀었을 것이니 닦아 내겠다고 말했다. 이때 여성은 항문 입구에 손가락이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여성의 머리를 쓰다듬은 것, 위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입술에 이물질이 묻었을 것이라며 닦아 낸 것, 이어 볼을 꼬집은 것 등으로 이어진 남자간호사의 행동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여성은 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치심이 밀려들어 해당 병원에 항의했지만, 인상착의로 파악된 남성은 보조직원이라는 답변만을 얻었고, 일련의 신체적 접촉 행위에 대해 병원 내 모든 직원들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여성은 주장했다.

CCTV증거 확보를 확신할 순 없지만, 해당 사건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병원의 행태를 참을 수 없어 경찰서에 신고 접수하고,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여성은 전했다.

이번 건에 대해 심각한 사안으로 보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 현직 간호사는 질 세척 이유를 들어 성기 안으로 손가락이 들어오는 일, 억지로 하는 배마사지 등은 내시경 검사 후 이루어지는 조처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간호사도 조무사도 아닌 보조원이 환자를 상대로 본격적인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병원의 대처를 지적하는 일각의 여론도 있다. 엉덩이 부분을 노출하는 여성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여성간호사가 배치되는데, 수면마취를 받는 여성환자에 남성 보조원을 일대일로 배치한 것은 병원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진료실 내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피해자에 대해 해당 병원의 최종 조처가 어떠할지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성범죄 사건의 경우 재판부에서는 기본적인 증거재판주의 대신 성인지 감수성을 먼저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명확한 증거가 없어도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면 신빙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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