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박현수 대리... 백혈병 환자 위해 '조혈모세포 기증'
광양제철소, 박현수 대리... 백혈병 환자 위해 '조혈모세포 기증'
  • 조준성 기자
  • 승인 2021.05.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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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 올해 4월 유전자형이 일치한 백혈병 환자에게 기증

7일,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하는 박현수 대리는 지난 2월 ‘조직적합성향원(HLA) 유전형이 100% 일치하는 환자를 찾았다’라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의 전화를 받았다. 문득 12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박현수 대리는 09년도에 헌혈을 하던 중 ‘혈액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에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함으로써 혈액암을 완치 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했고, 12년 만에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박현수 대리

조혈모세포 이식의 성공 여부는 환자와 기증자 간 조직적합성항원(HLA)형의 일치여부에 달려있는데 이런 사람을 찾는 게 ‘사막에서 바늘 찾기’ 수준이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따르면 환자와 기증자 간 일치 확률은 부모는 5%, 형제자매는 25%이지만 타인은 0.00005%에 불과해 기증을 위해 수년에서 수십 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조혈모(造血母)세포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골수’라는 말과 함께 쓰인다. 골반 뼈, 척추, 갈비뼈 등 뼈 내부에 있는 골수에서 생산되며 성인의 경우 골수에 약 1% 정도의 조혈모세포가 존재한다.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는 기증 후 2~3주 안에 기증 전 상태로 회복된다.

수술을 최상의 컨디션에서 임할 수 있도록 회사에선 수술 일정에 맞춰 근무편성을 조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박현수 대리는 광양에서 자동차로 4시간이 넘는 거리인 서울의 한 병원까지 이동하여 이틀에 걸쳐 기증에 참여했다. 협회 측이 수여자의 신분을 비공개로 다루기 때문에 박현수 대리는 수여자의 얼굴이나 이름을 전혀 모른다.

박현수 대리는 “가족과 회사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건 아닌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할지 생각해보니 망설일 일이 아니라 생각되어 용기내게 됐다”며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지만 꼭 완치하셔서 건강해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10년 광양제철소에 입사한 박현수 대리는 2 제강공장에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한 용강을 옮기는 기중기 운전 작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매월 봉사활동과 헌혈에도 꾸준히 참여해 많은 직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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