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이후 첫 해외 여행상품 출시…백신 여권 ‘쿠브’ 등장
- 정부, 비격리 여행 권역 준비…여행객 청결 1순위 꼽아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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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행을 떠나는 즐거움이 우리 일상에 다시 찾아올까. 서로의 여름휴가 계획을 묻는 건 직장인들의 안부 같은 것 이었다. 여행에 능통한 동료에게 듣는 비행기 표와 호텔을 저렴하게 예약하는 꿀팁을 전수받을 때는 어느 때보다 눈이 번쩍였다.

이런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라졌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여행 상품 소비가 처음 플러스로 전환돼 눈길을 끈다.

통계청이 지난 6일 발표한 ‘3월 온라인 쇼핑동향’을 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5조8908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26.4% 증가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본격 진행되면서 여행 및 교통서비스가 전년보다 92.9% 상승해 632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지만 여행 수요는 높다. 실제로 항공사별 통계를 봐도 4월 제주행 탑승률은 지난해보다 올랐고, 5월 예약률도 상승 추세다.

국내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늘면서 지난 3월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여행은 가고 싶지만 해외로 떠날 순 없으니 국내에 몰린 것.

숙박·철도 온라인 예약 등이 포함된 여행 및 교통서비스 분야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2월 이래 꾸준히 마이너스대를 기록했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13개월간 마이너스를 이어오다가 처음으로 올해 3월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백신 접종 후 2주가 경과돼 예방접종력이 확인된 국민들에 한해 격리조치를 능동감시로 전환하는 새로운 방역수칙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세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백신접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300만명에 대한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정부는 상빈기까지 1200만명, 오는 9월까지는 3600만명에 대해 백신 1차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날수록 이들을 위한 전용 해외여행 상품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꿈꿨거나 골프 마니아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 순서가 되면 맞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여행의 새로운 기준을 준비할 때다.


백신 여권 ‘쿠브’…억눌린 여행욕구 돌파구 될까


코로나시대를 살고 있지만 봄이 되면서 억눌린 여행욕구는 분출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읽고 앞으로 코로나 19 백신 예방접종을 2차까지 모두 마친 접종자는 해외여행 후 또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14일의 자가격리를 면제할 방침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2차 접종을 마치거나 감염으로부터 회복한 자국 국민들에게 백신 여권과 유사하지만 제한된 형태의 다중 시설 입장 허가증인 ‘녹색 통행증(green pass)’을 발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백신여권 ‘쿠브(COOV)’를 발급했다. 상황이 좋아져 해외여행을 간다면 기존 여권과 함께 쿠브를 제시야히 한다.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반 코로나19 예방접종 인증 시스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쿠브는 백신을 맞았다는 디지털 증명서다. 해외에서도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이 만들어지면 백신 여권을 발급하고 있는 나라와 상호 인정해 자유로운 방문을 허용된다. 우리 정부도 우선 미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를 맞춰 국내 여행사에서도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 상품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세계를 오가는 하늘길이 끊긴 이후 처음이다. 하나투어는 최근 ‘지금 떠나는 해외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대상지는 하와이, 스위스, 몰디브, 두바이 등 4개국. 하나투어 측은 “일정 중 식당은 일행만을 위한 단독 테이블을 제공하고, 전용 버스는 주기적으로 소독과 환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여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취소 위약금을 받지 않는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란 국내에서 백신별 권장횟수 접종을 마치고 항체 형성기간 2주가 지난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여행을 마치고 국내 입국 시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 참좋은여행도 백신 접종 완료자를 위한 괌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모두투어도 국외 여행이 가능한 ‘여행상품권’을 내놨다.

코로나19 이후 직격탄을 맞고 거의 휴업 상태에 있던 여행업계에도 봄바람이 불어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정 국가 간 항공여행 재개와 백신 접종 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면제 소식 등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분위기에서 여행객들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 ‘비격리 여행권역’ 준비…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 ‘청결’이 중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휴·폐업하는 곳도 속출했다. 관광업계나 소위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는 제한적으로나마 국경을 개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했을 것이다.

여행업계에서는 “관광객에게 격리를 의무화하지 않는 나라가 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각국과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 권역) 협정 등 정책 지원에 활발히 나서주길”고 주문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의 회복을 위해 비격리 여행 권역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시기는 미정이다. 비격리 여행 권역을 언제부터 실시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 2월부터 보건 당국과 협의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오는 6월부터 백신 2회 접종으로 항체 형성된 국민들에게 자가격리 면제 방침을 밝혔다.

비격리 여행 권역은 방역 우수국 간 ‘여행’을 허용하는 것이다. 여행 안전 구역 조치로 방역 우수국 간 자가격리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여행사와 업체들도 여행객들의 니즈에 응해야 할 것이다. 여행객들은 아직 숙박업체의 위생 및 안전 관련 조치 수준이 높길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객실 일일 방역’에 이어 ‘공용 구역 일일 방역’이 여행객이 호텔 및 기타 숙박업체에서 시행할 것을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위생 관련 조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사항 중 나머지에는 ‘위생 기준 목록 제공’, ‘개인 위생 키트(마스크·장갑 등) 제공’, ‘정부의 위생 인증’이 포함됐다.

아직 코로나19가 없어진 것은 아니기에 비격리 여행 권역이 실시돼도 철저한 검사는 필수다. 출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음성 판정을 받아야 출국이 가능하다. 입국해서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혹시나 발생할 감염을 막기 위해 여행객 동선 관리 역시 필수다.

점차 하늘길이 열릴 징조가 보인다. 이 희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 등 기본적인 것들이 잘 지켜져야 한다. 모두가 자유로운 여행을 꿈꾼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여행 패턴을 바꿨다. 변화에 적응된 자세로 우리의 여행할 권리를 누려보자. 그전에 백신 접종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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