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그 많던 국방비는 다 어디 갔을까?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그 많던 국방비는 다 어디 갔을까?
  • 박선주
  • 승인 2021.05.14 1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실급식·샤워 통제…군, 코로나19 관련 인권침해↑
-국방 예산 52조…“투명성 재고·군 인권 개선되어야”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란 계정에 장병들이 제보한 급식 사진이 연일 화재다. 과연 세계 10대 경제대국 군대의 음식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육군훈련소에서는 훈련병들을 상대로 입영 첫날부터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샤워를 금지하고, 용변 시간을 통제하는 등 조치를 하며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부실한 급식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서욱 국방부 장관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최근 대국민사과를 하고 대책을 내놓았다. 문제점이 불거질 때마다 군 당국과 해당 부대는 뒷수습하기에 바쁜 모습니다. 군은 매번 국방개혁을 외치면서도 정작 가장 기본적인 배식 문제조차 형편없다는 걸 드러냈다.

일단 논란이 됐던 병사 1인당 급식비를 내년부터 1만500원으로 올리겠다는 국방부의 발표가 현실화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방부에서는 2021년 군인 급식에 1조 6000억을 사용, 1명당 하루 급식비를 전년보다 3.5% 인상한 8790원으로 책정했다. 군인 1인당 한 끼 식대가 2930원 꼴이다. 하지만 초등학생(3768원), 중학생(5688원)보다 적다.

밥도 밥이지만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훈련병들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 사용 시간을 제한받는다는 제보는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52조8401억원. 올해 국방예산이다. 2020년 국방비는 50조1530억원. 우리나라 국방비는 매년 꾸준히 증가추세다. 이렇게 많은 국방비에서 군인 복지에 사용되는 돈은 한정돼 보인다.

군인도 국민이다. 국민은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받는다. 헌법 제10조에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군인복부기본법 제10조에 따르면 ‘군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을 국방부가 잠시 잊은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 법이 정한 대로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인 군인들에 대한 인권, 기본권이 제대로 지켜져야 할 시점이다.


군인권센터 ‘연례보고서’ 발표…코로나19로 인권침해 증가 추세


부실 급식과 화장실 이용 제한의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코로나19으로 인한 군내 인권침해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2020 군인권센터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한 상담 총 1710건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다. 이중 코로나19와 관련된 상담이 352건으로 전체 20.6%를 차지했다.

군인권센터는 “코로나19가 군부대 내 확산 이후 감염병 예방 및 확산 차단을 위해 군 내에서 각종 지침이 수차례 수정됐다”며 “출타(외출·외박·휴가) 통제, 군인과 장비가 격리시설, 병원, 보건소로 파견되면서 높은 피로도를 호소하는 내담자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센터 측은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의 기본권을 통제할 수 있다’는 지휘부의 입장과 인권 문제를 불평·불만으로 취급하는 태도는 우리 군에 심각한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상담과 더불어 성폭력(강간·준강간 등) 관련 상담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 관련 상담은 2019년 3건에서 2020년 1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다만 성희롱 상담은 44건에서 55건으로 증가한 반면, 성추행은 52건에서 44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2020년 9월부터 군 인권침해 피해자를 위한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고, 올해는 인권침해 피해자 법률지원 및 의료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군인권센터는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도 헌법과 국제인권법 등 법률에 따라 장병의 기본권 보장과 평화유지라는 목적을 추구하는 군대를 만들기 위해 감시와 견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폐쇄적 군 생활…젊은 병사들의 ‘인권’ 지켜져야


2007년 가수 ‘싸이’의 재입대는 여론의 뜨거운 감자였다. 그는 2003년 특례요원으로 선발된 뒤 2005년까지 35개월 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다. 하지만 이 기간 중 100여 차례의 연예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07년 검찰조사 결과 부실복무 판정을 받고 그해 12월 육군 52사단에 현역으로 재입대했다. 최종 제대일자는 2009 7월 24일.

싸이는 군번이 두 개 인 사람이 됐다. 당시 훈련소를 두 번이나 간 싸이에게 다수가 동정어린 눈빛을 보낸 게 기억이 난다. 친구들 사이에서 ‘군대를 다시 가는 꿈’은 악몽 중의 악몽으로 꼽혔다. 군대 시절을 영웅 버금하게 회상하면서도 ‘재입대’는 꿈도 꾸기 싫다는 이들이 많았다.

그때는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그들의 말이, 페이스북 ‘육대전’ 페이지의 사진과 글을 보니 이해가 간다. 지난해 7월부터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폐쇄적이고 계급과 서열이 엄격한 군대 생활이 전해지고 있다.

그 동안 군대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는 조직 특성상 보안을 이유로 가려지고 은폐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병사가 의의를 제기 했다가 괜히 ‘관심병사’로 낙인찍힐 수 있어 쉬쉬하기 급급했고 소통창구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젠 투명한 정보 공개가 가능한 시대가 됐고 이전에 곪아 있던 문제까지 외부로 손쉽게 알릴 수 있게 됐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며 서로의 식사를 챙기는 건 한국 사람들의 정이 묻은 말이다. 혹자는 일도 중요하지만 끼니는 거르지 말라고 당부한다. 아무리 바쁜 군인들이라도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하고 훈련을 받는 것이 21세기에 지나친 말은 아니라고 본다.

병역법에 따라 대한민국 남성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다. 이 시대의 많은 젊은 청년들이 군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젊은이들이 ‘청춘’을 보내는 시간이 최소한 악몽이 되지 않게 그들의 인권이 지켜졌으면 한다. 물론 귀족대접 받으러 간 군대는 아니다. 다만 규정에 맞게 그들을 대한다면 ‘육대전’ 페이지를 보고 분노하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상대에 대한 비방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