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불건전 채팅…불건전 이용자 5만5천명↑
-정부, ‘n번방 방지법’…카카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무관용’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내 손 안에 더 큰 세상’.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과 함께한다. 아침에 날씨 확인부터 밥을 먹으면서도 이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 속에서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원하는 정보를 모두 탐색할 수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용한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는 온라인 세상의 공간적 시간적 영토를 넓혀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그 편익을 누린다. 하지만 장점이면엔 단점도 존재한다.

인터넷 환경은 무엇보다도 성적 의도를 가진 이에게 악용될 여지가 크다. 성적 의도를 가진 이가 인터넷 공간에서 익명성과 접근성을 이용해 잠재적 피해자인 청소년에게도 다가간다.

지난해 불거진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사건을 계기로 불법 성착취물 유포 행위를 경계하는 사회적 시선이 생겼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메신저에서는 성을 주제로 대화를 시도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청소년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나 SNS, 채팅 앱에서 청소년이 낯선 사람과 친구 맺기, 그루밍, 성폭력, 성매매 등과 같은 대화에 노출돼 성착취 및 학대의 대상이 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지난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구글 플레이 매출 5, 애플 앱스토어 매출 6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 본 매체의 뉴스에 따르면 승승장구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불건전 채팅, 그루밍으로 성착취 우려가 제기돼 불건전 유저를 제재해야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재기됐다. 하지만 넥슨은 이용자의 아이디를 제재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모습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불건전 채팅을 목적으로 가입한 이들은 아이디를 새로 만들어 끊임없이 채팅을 통해 성착취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 관계자는 현재 55000명 이상의 불건전 유저가 단속됐다고 밝혔다.

여기서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든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어린이나 청소년 등 미성년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지는데 그루밍 피해자들은 피해 당시에는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성범죄는 피해자가 보통 자신이 학대당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 피해자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에도 표면적으로는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이는 점 등 때문에 수사나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카카오 ‘n번방 방지법’, 아동·청소년 성범죄엔 무관용


지난해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사건은 사회적 논란이 됐다. n번방과 박사방을 개설·운영한 가해자들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 영상을 찍도록 협박하고, 해당 영상 비밀대화방에서 판매하는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에 국회는 ‘n번방 재발방지법이라 불리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다.

법은 불법촬영물 촬영 및 제공뿐만 아니라 소지·시청까지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았다. n번방 사건처럼 자신이 직접 촬영한 영상물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본인 의사에 반해 유포하면 처벌한다는 규정을 명확히 하고 형량도 높였다. 특수강도강간 등을 모의했을 경우 실행에 옮기지 않았더라도 예비·음모죄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고, 불법 영상물 촬영·제작에 대한 법정형을 상향했다.

카카오는 성착취 및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금지조항을 내놨다. 금지조항은 타인의 성을 착취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나 이미지 등의 콘텐츠 제공, 이를 제공 또는 이용하려는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타인의 성을 착취할 목적으로 협박·유인하거나 이를 모의 조장하는 행위등의 내용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측은 운영정책에 회사는 유해한 인터넷 환경으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을 중요한 책무로 여긴다운영정책을 위반할 경우 누적 정도와 관계없이 즉시 해당 계정과 서비스 이용에 대해 가장 강력한 제재를 적용하며, 필요시 수사기관의 사법적 대응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무관용 원칙 적용 대상은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 및 제공하거나 광고 소개하는 행위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임을 알면서도 소지하거나 이용하는 행위 아동 청소년이 성착취물의 제작에 이용되도록 돕는 행위 아동 청소년에게 음란물이나 성착취물을 제공하는 행위 아동 청소년의 성을 매매하는 행위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모의하거나 묘사하는 행위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그루밍 행위 아동 청소년의 성적 대상화 등이다.

자료: 경찰청

게임사, 불건전 채팅 방지에 적극 나서야양성평등교육 필요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어느 날 SNS를 통해 외국 남성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내용은 여자친구를 찾는다는 것. 기분이 불쾌해져서 바로 메시지를 삭제하고 해당 아이디를 차단시켰다고 한다. 성인의 경우 좋고 나쁨을 판별한 인지력이 있기에 온라인 채팅을 중단하거나 차단할 수 있지만, 청소년의 경우는 다르다.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으로 불리는 그들을 어른인 우리가 보호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불건전 채팅으로 성착취 우려가 제기되는 건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착취 문제가 모바일 게임으로 퍼지고 있는 모습 때문이다. 모든 연령대가 이용한 게임에서 유료 아이템이나 현금을 미끼로 미성년자들의 음란 동영상이나 만남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인 불건전 대화가 쉽게 오간다. 코로나19로 게임 이용자와 사용 시간이 크게 증가한 만큼 단속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한다. 그런데 게임 속 불건전 채팅은 잡히지 않는다. 게임사는 AI를 활용해서 불법 채팅이나 그루밍을 뿌리 뽑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그물망을 빠져나가 호기롭게 불건전한 단어를 내뱉는다.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된 지금, 청소년이 인터넷의 기회와 권리를 누리면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되는 시점이다. 사건이 발생하고 후회하기 보단,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건 어떨까. 아이들이 평소 온라인 게임이나 채팅에서 어떤 사람들과 의사소통 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지 제대로 이해해야만 적절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올바른 인터넷 사용법도 알려주고 더불어 양성평등교육도 필요하다. 성착취 등 성범죄의 이면에는 성 역할에 대해 고정 관념이 있다. 사람 자체가 아닌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차별해서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고 범죄행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는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 경우가 있다. 우리 자녀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잘 인지하지 못하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온라인 세상이 펼쳐지는 스마트 기기는 무한대로 발전하고 어린이, 청소년들은 발 빠르게 적응하며 살아 갈 것이다. 어른인 우리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을 피하는 방법도 알려줘야 하지만, ‘공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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