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기업분석] 198612월 강영중 회장이 설립한 대교는 학습지의 출판, 제조 및 판매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 또 교육이나 문화 기업으로서 눈높이 교육사업을 비롯해 유아교육사업, 교육출판사업, 홈스쿨 사업, 온라인 사업 등 제품 판매에 이어 교육서비스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2001년 인적분할 후 분할 신설회사가 순수 지주사인 대교홀딩스이며. 기업집단의 명칭은 대교그룹이다. 계열사 중 대교만 상장 등록된 상태다. 여전히 왕성한 경영 활동을 하는 강 회장은 성과를 내야 경영권을 승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때문일까, 실적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아직까지도 강호준, 강호철 상무의 지분 변화도 없는 상태다. 코로나 여파로 올해 1분기에도 여전히 냉기가 가득해 실적 관련 눈에 띄는 성과는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곳간 찰 새 없는 대교홀딩스의 수상한 고액 배당잔치에 돈방석 앉은 오너일가


대교그룹은 대교홀딩스를 필두로 핵심 계열사 대교와 대교디앤에스, 대교씨앤에스, 강원심층수, 대교이앤씨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교홀딩스는 현재 순수 지주사지만 계열사 관리 사업 이외에도 금융 투자수입과 수수료 및 임대료 수입도 영업수익에 반영하고 있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대교홀딩스의 최근 3년간 별도기준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9년에는 전년도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겨우 만회했지만 2020년 코로나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나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까지 적자의 늪으로 다시한 번 빠지게 됐다. 심지어 146억원의 영업손실에 14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폭도 심각하게 커졌다.

대교홀딩스는 실적에 상관없이 3년 연속 고액의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다. 대교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강영중 회장으로 지분율만 82%(2020년 말 기준)로 주주총회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과 다름없다. 결의된 배당금만 해도 70억원 안팎을 웃돈다. 2018년에는 약 40억원의 큰 손실을 냈지만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가장 큰 금액의 배당금 지급이 결정됐다. 2019년 적자를 회복한 해에는 순이익의 3배 이상에 달하는 72억원의 고액 배당이 결의된 바 있으며 코로나로 업계 위기를 겪으며 심각한 적자를 기록한 2020년에도 총 배당금액이 69억원을 뛰어넘었다.

배당수익의 대부분은 지분 80% 이상을 차지한 강영중 회장과 그의 일가에 돌아간다. 실제 강 회장에게 지급 결정된 3년간 배당금만 해도 무려 약 171억 원이다. 두 자녀 강호준, 강호철 상무는 보유지분수가 적어 배당수익이 그렇게 크지 않지만 강 회장의 둘째 동생 강경중 타라그룹 회장과 셋째 동생 강학주 씨는 수억원대에 달하는 꽤 쏠쏠한 배당수익을 냈다. 보통은 영업활동에서 생긴 순이익인 이익잉여금에서 주주 환원 차원에서 배당을 실시한다. 그러나 오너일가가 압도적인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에서 적자인 와중에도 고액 배당금을 결정한 것은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에 어렵다.

오너일가가 배당 잔치를 즐기는 동안 대교홀딩스의 곳간은 비어갔다. 2018년만 해도 6114억원에 달했던 자본총액이 이듬해 100억원이 증발했고 지난해 말에는 5729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 곳간까지 털어 가면서까지 추진하는 대교홀딩스의 과감한 배당 정책은 결국 오너일가의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전락해 버린 셈이다.


대교그룹의 고질적 문제 일감몰아주기’.. 형제기업에도 지원 아끼지 않아


대교그룹의 고질적인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쭉 이어져왔다. 과거 승계 포석으로 지적받은 크리스탈원도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리자 오너리스크의 근원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그러나 대교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이슈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교홀딩스의 완전 자회사 대교씨앤에스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제작, 판매업 및 시스템 유지보수 사업을 하는 곳으로 201876%, 201981%, 202082.8%로 내부거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중 대부분이 대교와의 거래다. 대교씨앤에스는 내부거래로 매출 실적을 올린 후 순이익의 30%가량을 고스란히 모회사에 배당수익으로 지급했다. 부동산 개발, 임대 및 공급업을 하는 대교디앤에스(대교홀딩스 90.06%, 강영중 회장 외 9.94%) 역시 매출액의 20% 정도가 일감몰아주기에서 비롯됐다. 이곳 역시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배당금 형태로 주주인 대교홀딩스와 강 회장 외 오너일가에게 돌아갔다.

19939월 설립된 타라티피에스는 인쇄 및 지기가공 제조 판매, 부동산 임대업 등을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으며 인쇄 매출이 전체 매출액 중 비중이 가장 높다. 인쇄업계 불황이 터지며 타라티피에스의 매출 규모도 줄어들었지만 형제 기업인 대교의 일감몰아주기로 위기를 모면했다. 201839.5%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0년 들어 28.5%로 줄었다. 이는 일감몰아주기의 근본적인 해결이라기보다 코로나 여파로 대교 역시 실적이 악화하자 전폭적인 지원이 불가능했던 탓으로 보인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타라티피에스의 최대주주는 강경중 타라그룹 회장(68.1%)이며 자녀 강호연 대표의 지분율은 11.3%. 79.4%의 지분율로 두 부자가 장악한 타라티피에스는 대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실적을 내면서 동시에 두둑한 배당금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타라티피에스의 배당성향은 201847.7%, 201938.6%, 202066%로 상당히 높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매해 매출액이 감소하며 당기순이익도 최저치까지 떨어진 2020년 순이익의 66%에 달하는 배당금 규모다. 대교그룹의 일감몰아주기는 결국 형제기업의 오너리스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데 일조했다.

대교는 전체 영업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한 교육 서비스 및 출판 사업 부문에서 매출 규모가 크게 떨어진 것이 실적 악화의 근원이 됐다. 안타깝게도 2021년에도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0.2%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0%나 악화되었다. 순손실은 86.3% 개선되며 적자 폭이 줄었지만 영업활동 성과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2세 경영 체제로 전환될 뚜렷한 기미조차 보이지 않지만 오너 3세인 강지민, 강시원, 강이안, 강윤우의 이름이 우선주 명단에 올랐다. 오너 3세까지 대교그룹이 그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업적으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고질적 문제로 거론되는 일감몰아주기나 고액 배당 잔치로 인한 오너일가 사익 편취 논란에서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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