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신대성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08년 KB금융지주가 설립된 이래, 최초의 연임 CEO가 됐다. 윤종규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고 출신이듯 윤종규 회장 또한 상고출신으로 지난 1973년 고졸 행원으로 한국 외환으로 입행하여 근무 하다,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겨 부대표까지 승진을 했다.

자기계발로 유명한 윤 회장은, 은행과 회계법인에 재직 중일 당시, 틈틈이 공부를 해,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진학을 하였으며, 대학 재학 중이던 1980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1981년에는 행정고시(25회)에 2차 합격했지만, 3차 면접에서 대학시절 학내 시위와 연관됐다는 문제제기로 공무원 임용이 되지 못했다.

그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굵직한 기업구조조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부대표에 오르며, 승승장구해 업계에서는 ‘상고출신 천재’라고 불리던 입지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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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진우현 기자

◆ 2014년 11월 KB금융지주에 첫 취임, 당시 내부 출신 ‘최초’ 회장

2014년 10월 22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사실상 내부출신인 윤종규 KB금융 전 부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

KB금융이 출범한 이후 내부출신 인사가 지주 회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내정자는 행원부터 시작한 전통 ‘KB맨’은 아니지만 KB금융에 몸담았던 6년 동안 온화한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사로 꼽혔기 때문이다.

당시 인선은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과 박빙의 대결이었다. 1차 투표에서 1표차로 하영구 행장을 앞서다 2차 투표에서 한 표가 더 나와 최종후보로 낙점됐다.

회추위는 당시 직원들의 외부출신자에 대한 거부감과 낙하산 논란 등을 감안해 내부출신 인사를 중용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입지전적 휴먼스토리를 가진 사람이자 KB금융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고 평가된 윤종규 후보를 낙점했다.

◆ KB사태(전산교체 내분) 이후, 안정적인 조직 재정비…KB사태, 내부갈등으로 인한 대외신인도 하락, 금감원 중징계 내려

2014년 9월 당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동반 사퇴라는 참사로 결론 난 KB사태의 시작은 2,000억 원대 주 전산기 교체 이슈였다.

논란은 기존 IBM 시스템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교체하기로 의결했던 그 해 4월 24일 국민은행 이사회 때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이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은 교체 결정의 근거가 된 보고서에 오류와 왜곡이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기존 안으로 주전산기가 교체될 경우 심각한 전산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 이사회 다른 멤버들은 이미 1년 전부터 논의해 온 안건이라며 관철시키려 했다.

심각한 결함 우려에도 재검토 주장이 은행 사외이사들에게 연거푸 거부당하자, 이 전 행장과 정병기 전 감사는 ▲시스템 변경 과정 리스크의 의도적 배제 ▲시스템 전환 결정 과정의 불공정성 ▲비용 절감 효과의 왜곡 등이 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전달했다. 이로 인해 내부 갈등이 문 밖으로 불거지게 됐다.

▲ 자료정리_김지훈 기자

사건은 표면적으로 은행 내부에서 벌어진 행장과 사외이사들의 대립이었지만, 금융권에선 1여 년간 지속된 재무관료 출신의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의 반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결국 금융감독원은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중징계를 내리게 됐다. 주 전산기 사태의 관리 책임은 물론 이전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불법대출 등까지 명분으로 삼았다.

자진 사퇴했던 이 전 행장과 달리 임 전 회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버텼고, 금융위원회가 다시 직무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뒤에야 일단락됐다.

◆ 윤 회장 첫 취임 이후, 경영정상화 및 잇단 M&A성공, 실적상승, 리딩뱅크 탈환 가시화

윤 회장은 2014년 11월 24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KB금융의 영업력 강화와 고객 신뢰회복 등 은행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 겸임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은 첫 취임 때부터 KB금융의 경영정상화는 물론, 국내 금융그룹 리딩뱅크 탈환을 목표로 해왔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 외에 비은행 계열사의 몸집을 키웠다.

취임한 이듬해 LIG손해보험을 인수 합병했으며, 2016년에는 현대증권을 인수했다. 또한 2017년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만드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는 곧 KB금융의 이익 창출력 강화와 덩치를 키워 신한은행을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 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KB금융지주의 지속적인 몸집불리기로 인해, 2017년 반기보고서 기준, KB금융지주의 자산총계는 422조2,494억 원이며, 신한금융지주의 자산총계는 413조9,108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를 앞지르게 됐다.

또한 신한금융지주 2017년 반기기준, 영업이익 2조4,537억 원, 총 포괄이익 1조7,575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는 영업이익 2조29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에게 영업이익에서는 뒤졌지만, 총 포괄이익 2조1,914억 원을 기록하여, 이익 면에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 9월 14일 차기 회장 단독추대, 사실상 연임 확정…3명의 최종 후보군 중, 2명 인터뷰 고사, 윤종규 회장 단독 후보 선정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지난 9월 14일 오후 KB국민은행 명동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윤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확대위는 23명의 후보군에서 추린 7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로서 업무경험,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윤 회장과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3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한 바 있다.

하지만 최영휘 확대위원장이 김 사장과 양 사장에게 인터뷰 수락 여부를 물었으나 두 명 다 고사하면서 윤 회장만 심층평가를 위한 면접을 보게 됐다.

▲ 자료_금융감독원

따라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 첫 취임 이후, 좋은 성과 이뤄내 긍정적 평가

윤 회장은 취임 후 조직을 추스르고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놨다.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통해 조직운영의 효율성도 높여놨다.

대대적인 조직효율화와 적극적인 M&A를 통해, 비 은행부문이 커지고, 실적의 향상이 가시화 됨에 따라, KB사태와 9년간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주며, 낮아져 있던 KB금융 직원들의 사기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됐다는 긍정적 평가다.

◆ 윤 회장. KB금융지주 불명예 퇴진의 악순환 끊어

업계에서는 이번 연임에 대해 무엇보다도 KB금융지주 사상 첫 연임 회장이라는 기록과 함께 숱한 외풍에 시달리면서 정권 교체 때마다 회장이 불명예 퇴진하는 악순환의 고리도 끊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 동안 KB금융 초대 회장인 황영기 회장부터 어윤대 2대 회장, 임영록 3대 회장까지 불명예 퇴진하거나 분란으로 연임을 포기했으며, 국민은행장이었던, 김정태·강정원·이건호 전 행장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고 강 전 행장과 이 전 행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 하차했기 때문이다.

◆ 연임에는 성공,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러…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절치부심, 노조관계도 숙제

하지만 이번에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과, 금년 잠시 신한금융지주를 앞지를 것으로 국내 1위 금융그룹 ‘리딩뱅크’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고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는 평도 아울러 업계 내부에서는 흘러나오고 있다.

윤 회장 스스로도 지금을 정상에 오르기 전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신한금융지주의 조용병 회장도 취임 이후, M&A에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 회장이 신한금융지주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하여, 칼을 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금융 확산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경쟁 심화, 여전한 저금리 상황 등 금융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이 녹록치 않다.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이끄는 것 역시 숙제다. 이번 회장 인선에서 KB금융 계열사 노조협의회(노협)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윤 회장의 후보사퇴를 요구해온 만큼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가 관건이다. 노협은 낙하산 방지를 위한 정관규정 개정,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이 담긴 주주제안을 제출한 상태다.

◆ KB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분리선언, 향후 자회사 인적쇄신 예고

윤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그 동안 겸임했던 KB국민은행장 자리를 분리하는 작업도 시작된다.

윤 회장이 처음 취임할 당시는 경영권 안정이 중요한 과제였으나 3년이 지난 현재 지주사의 규모가 커지고, 계열사 인수·합병(M&A) 등 현안이 많은 현실을 고려해 겸임 체제를 지속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많아,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키로 했다.

따라서, 회장과 은행장 분리작업이 들어감에 따라, 윤회장이 2기 체제를 공고히 다져야 하며, 예전과 같은, KB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과 계열사 CEO들의 인적 쇄신 바람이 불 것이 점쳐지고 있어, 앞으로 KB금융지주가 인적쇄신 바람과 함께,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목표 달성을 꾸준히 이뤄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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