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까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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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은 본인 책임...


지난 27(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도쿄올림픽에 관한 온라인 포럼이 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라나 하다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해당 포럼에서 한 발언은 논란을 일으켰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주최자는 면책되는 동의서에 서명을 받을 것이라 언급했기 때문이다.

29일 일본 아사히 신문과 요미우리 신문 등이 라나 하다드 COO의 발언을 앞다퉈 보도했다. 라나 하다드 COO는 이러한 동의서 작성이 이전부터 이뤄졌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서약서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에 덧붙여 감염되지 않음을 보증할 수 있는 정부나 보건당국은 없다며, ‘모두가 떠안아야 할 위험이라는 말로 참가자 개인의 책임을 강조했다.


갱신...


한편 IOC가 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방역 규범집 플레이북을 펴냈다. 플레이북에는 모든 주의에도 불구하고 위험과 영향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책임하에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가하기로 동의한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라나 하다드 COO는 참가 신청서 양식이 다른 대형 이벤트 주최자의 표준 관행과 일치한다며, 위와 같은 문구는 항상 포함됐고, 단지 코로나19 관련 사항을 포괄할 수 있도록 갱신됐을 뿐이라고 전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의 한 선수위원은 이런 동의서에 대한 선수들의 의문을 전했다. 과거의 올림픽에서 이런 서명을 해야 했던 기억이 없다는 것이 그 요지였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과거 자신이 올림픽에 출전할 때도 이런 동의서 서명이 필요했다고 응했다. 바흐 위원장은 1976년 몬트리올 하계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다.


동의서는 일반적이나, 내용은...


동의서 작성이 관례라고는 하나, 이번 동의서 내 중태 및 사망 가능성 언급은 이례적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서는 최근 6차례의 하계 및 동계 올림픽 동의서에서 감염증’, ‘사망등의 문구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이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세계 각국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림픽이 참가자의 건강이나 생명에 위협을 끼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최 측 면책에 동의하라는 요구가 무책임하다는 여론의 지적 또한 예상된다.


올림픽 반대...


아사히신문이 지난 15일에서 16일 동안 실시한 일본 국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의 전면 취소를 원하는 이가 응답자의 43%, 재차 연기를 원하는 응답자는 40%였다. 2021년 여름 개최를 원한다고 응답한 이는 14%에 불과했다. 이달 초 하루 7천 명 가까웠던 감염자 수가 4천 명 가까이로 줄었다고는 하나, 도쿄 감염자의 80% 정도가 영국에서 유행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도쿄올림픽과 일본의 경제적 손익에 관한 분석을 시행했는데, 2013년 대회 유치 확정 이후 사용한 30조 원가량을 고려했을 때 올림픽이 열릴 경우 약 184천억 원의 경제 효과를 거두고, 취소할 경우 같은 금액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봤다.

이에 더해 무관중 대회의 손실과 긴급 사태 발생 시의 손실도 분석했는데, 전자는 약 15천억 원, 후자의 경우 약 325천억 원으로, 긴급 사태 발생 시 손실이 올림픽 취소로 인한 손실보다 큰 셈이다.


전망...


전쟁 및 시민 소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개최국은 올림픽을 자체 철회할 수 없다. 코로나19 위험으로 인해 올림픽을 취소할 권리는 IOC가 독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올림픽 강행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 측에서는 이번 대회에 코로나를 극복한 증거등의 상징성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올림픽이 무산되면 그 상징성은 20222월 베이징 겨울 올림픽이 차지하게 된다. 그에 더해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올림픽을 중단하는 것이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 같은 배경을 통해 일본 정부 역시 올림픽 진행 의사에 변화가 없으리라고 예상한다.

IOC는 올림픽 참가 선수 1만여 명 중 80%가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출전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본 정부가 620일까지 광역 자치단체의 긴급 사태 조치를 연장하는 등 관객 수용을 향한 움직임을 보여 불안감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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