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은행과 자산운용 업무를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으로 입행해, 현재 30여 년이 넘게 신한그룹에 몸을 담고 있으며, 신한은행 국내 지점장, 인사부장, 기획부장, 센터장, 뉴욕 지점장, 경영지원그룹 전무, 리테일 부문장, 부행장 등 은행업무를 두루 거쳐, 2013년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으며, 은행과 자산운용 업무를 모두 거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 신한그룹內, 중립적 성향의 조용병 회장…파벌싸움으로 시작된 은행 초유의, ‘신한사태’

신한사태는 2010년 당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를 받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내치기 위해,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를 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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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사장의 혐의는 2005~2009년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15억6000만원을 빼돌린 것과 2006∼2007년 총 438억 원을 부당 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2008∼2010년 재일동포 주주 3명에게 8억6000만원을 전달받은 혐의(금융지주회사법 위반)가 적용됐다.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 국내 1위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이에 직무정지 된 신 사장은 인터뷰를 통해서 15억 6600만원이 아닌 7억 1100만원은 고문료로 이 명예회장에 지급하였고, 8억 5500만원은 이 명예회장 동의아래 은행업무 비용으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함께 사용했음을 주장했다.

이러한 신 사장의 인터뷰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예전 2007년 3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전달한 50억원에 대한 차명계좌 문제가 다시 언급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무혐의로 판단 받았지만 도덕성 문제에 크게 타격을 입게 됐다.

이후 시민단체와 재일동포 주주까지 소송 전에 가세하며 라 전 신한금융 회장, 신 전 사장, 이 전 신한은행장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신한사태는 7여 년 간의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되었고 최근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이 모두 유죄 판결을 받게 결과로 마무리 되었다.

▲ 자료정리_김지훈 기자

결국 신한사태는, 20년간 장기집권을 해오던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당시, 취임 1년 차로 라응찬 회장 뒤를 이어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맡을 인물로 거론 되었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차기 회장직을 놓고 벌어진 사건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오점으로 남게 되었다.

◆ 신한사태 이후, 안정적 승계 위해, 중립성향의 조용병 내정

2017년 1월 19일 신한금융지주는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조용병 당시 신한은행장을 회장후보로 추천했다.

이상경 회추위 위원장은 “신한금융이 과거에 한번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승계절차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위원끼리 의견을 모았다”며 “신한금융지주 경영승계 계획에 담긴 도덕성과 신한가치 구현능력, 통찰력, 글로벌 리더십 등을 고루 갖춘 인사”고 말했다.

당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후보에 올라와 있었지만, 면접과정에서 스스로 후보에서 사퇴했다. 위 사장은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1월 20일 이사회를 열어 조 내정자를 단독 후보로 추천한 뒤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했으며,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금융지주內 서열 2위인 신한은행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정리 김지훈 기자

◆ 2017년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흔들리는 국내 1위 리딩 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2017년 1분기 영업이익은 1조2,982억 원, 당기순이익 1조72억 원, 2분기 영업이익 1조1,155억 원, 당기순이익 9,019억 원을 기록했으며, KB금융지주는 1분기 영업이익 8,868억 원, 당기순이익 8,875억 원, 2분기 영업이익 1조1,161억 원, 당기순이익 1조4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아직까지 신한금융지주가 영업이익은 앞서고 있지만, 이미 2분기 당기순이익면에서 추월을 당하였고, 추세를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는 1,2분기 감소추세이지만, KB금융지주는 상승추세이다.

따라서, 지난 9년간 국내 금융그룹 최강자리를 지켜온 신한금융지주가, 올해에는 라이벌 KB금융지주에 실적을 추월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실적의 배경에는 신한금융이 은행과 카드부문의 포트폴리오 편중현상을 보이는 반면,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자회사로 만들고, KB투자증권을 현대증권과 합병시켜, 대형증권사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개선은 향후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계열사에 대한 가시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이며, KB윤종규 회장이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에 대한 리더십의 빨간 불이 켜졌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리 김지훈 기자

최근 흔들리는 국내 금융그룹 1위 자리로 인해, 신한금융을 바짝 뒤쫓고 있는 KB금융지주의 윤종규 회장이 KB국민은행 행장까지 겸직하면서 그룹 전체가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반면, 조용병 회장은 중립적 성향이 회장직을 얻는 데는 도움이 됐으나 그룹전체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경영을 하기에는 조직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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