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6월 9일 광주 학동 참사, ‘사실상 예견된 사고’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6월 9일 광주 학동 참사, ‘사실상 예견된 사고’
  • 정선효
  • 승인 2021.06.14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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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과 불법 재하도급 의혹
뉴스워커 그래픽1팀
뉴스워커 그래픽1팀

202169일...


지난 9일 오후 420분경,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의 재개발을 위해 철거 중이던 학산빌딩이 붕괴했다. 빌딩은 붕괴하면서 가까운 정류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철거를 담당한 업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하도급업체인 한솔기업이었다. 당시 작업자들은 붕괴 조짐을 알고 미리 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0분경 소방 대응(구조, 구급 출동) 1단계가 발령됐다. 당시 버스 화재와 CNG 가스 폭발을 우려해 소방차도 출동했다. 40분경 소방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 광주소방본부 특수구조단, 광주 시내 5개 소방서의 구조대 등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됐다.

구조대는 앞서 피해자를 13명으로 짐작했으나, 수색 중 1명의 매몰자를 포함해 총 4명을 추가 수습했다. 결과적으로 사망자 9, 부상자 8명 총 17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추가 매몰자 수색을 종료한 것은 다음날인 10일 오전 040분경이었고, 5시경이 되어서야 사고 현장이 완전히 수습됐다.


재하도급 의혹...


현대산업개발이 경쟁입찰을 통해 철거를 맡긴 회사는 한솔기업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 조사를 진행한 결과,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재하도급을 진행, 불법 행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고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업체는 또 있다. ‘다원이앤씨. 다원이앤씨는 현대산업개발 도급을 받아 학동 4구역 재개발지역의 석면 철거 공사를 맡았다. 그러나 다원이앤씨는 해당 공사 외에도, 불법 재하도급이 의심되는 백솔건설직원에게 업무지시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불법 재하도급을 받은 백솔건설은 다시 아산산업개발에 도급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철거공사비가 대폭 삭감됐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날림 공사로 이어져 붕괴의 직접적 원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한다.


날림 공사...


해당 공사가 날림이었다는 증언이 잇따랐는데, 우선 공사장 주변에 가림막 외에 안전장치가 보이지 않았다. 근처 주민은 이미 해당 현장을 불안하게 여겼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무게 지탱하는 부분을 먼저 철거했을 가능성’, ‘토사나 콘크리트 잔해 등 하중이 될 것을 방치했을 가능성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작업 방법부터 문제였다는 주장도 있다. 구청에 제출했던 방식과 다른 방식의 철거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대규모 철거 현장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쓰는 방법을, 바로 옆에 도로가 있는 건물에서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측에서는...


10일 오전, 하도급 원청 현대산업개발의 권순호 대표이사가 사고 현장을 찾았다. 권 이사는 대시민 사과를 진행했다. 한편 제기된 재하도급 의혹은 사과문을 통해 전면 부인했다.

같은 날 오전 HDC그룹 정몽규 회장은 광주시청 브리핑룸을 찾았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희생자와 유족, 부상자, 시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그에 더해 유가족 피해 복구와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적 대책 수립하겠다등을 언급했다.


사실상 예견된 사고...


사고 발생 2달 전인 47. 사고 건물과 수백 미터 떨어진, 같은 구역의 철거 현장 안전조치가 미흡하다는 민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 근처 상인의 민원이었다. 그러나 대응은 재개발조합과 해체 시공사 측에 공문을 발송한 게 전부였다. 당시 주민은 관할 구청에도 직접 민원을 넣었으나 구청 측에서도 마찬가지로 철거 업체와 재개발조합에 공문을 보내는 것으로 조치를 마쳤다.

참사 8일 전에도 위험신호는 있었다. 다른 주민이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에는 사고가 난 바로 그 건물의 철거 현장에서 돌덩이가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역시 별다른 개선 사항은 없었다.

이번 사고가 지난해의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를 연상시킨다는 여론도 있다. 이처럼 각종 공사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끝도 없이 경고되어 왔고, 당연히 사고도 예견됐다. 그러나 그 모든 소리를 무시하는 일 역시 계속 이어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더 담보로 내걸어야, 빤히 보이는 사고를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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