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호황에도 대부분 이용료↑…“서비스 개선에 신경 써야”
문체부, 편법·세제 혜택 꼬집어, ‘골프 산업 발전방안’ 마련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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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대중경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여행길이 막히며 때 아닌 호황을 누린 골프. 특히 골린이(골프+어린이, 골프초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최근 2030의 새로운 취미 활동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 스포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야외 운동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흐름에 골프가 MZ 세대에게 인기를 얻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코로나 시대에는 보복소비뿐 아니라 야외 스포츠 등 레저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골프존과 휠라홀딩스, 삼천리자전거의 주가는 지난달 이후 평균 10%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은 골프 관련주다. 골프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골프존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 54.26%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골프 관련 주의 상승 배경으로는 골프 인구수 증가가 꼽힌다. 골프 저변 확대로 골프웨어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가 혼돈에 빠진 펜데믹 시대에 골프업계는 입문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골프장 수는 한정돼 있는데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은 급증하다 보니 최근엔 골프장 예약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노캐디 라운딩이 일반화되지 않다보니, 캐디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몸값도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골프장은 63곳의 골프장을 제외하고 대체로 그린피(골프장 사용 요금)를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이하 연구소)14일 발표한 골프장 입장료 현황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 47곳이 입장료를 동결했다. 전체 157곳 중 29.9%에 달한다. 전체 230곳의 대중제(퍼블릭) 골프장 중 입장료를 동결한 곳은 16곳으로 7%에 불과하다.

코로나의 반사이익으로 국내 골프산업은 그야말로 잘나간다. 하지만 언제나 장단점은 있다. 수요가 늘다보니 이용 요금이 크게 인상됐다. 골프장들이 최대한 많은 손님을 받기위해 팀과 팀 사이 간격을 좁히고 있어 서비스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골프인구·골프장 요금, 스크린골프도 떳다


골프장 물가가 급상승 중이다. 국내 골프장은 코로나 특수로 지난해부터 내장객이 급증했다. 전국에 있는 골프장들이 조금씩 이용료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리 수칙을 지키며 할 수 있는 야외 운동에 수요가 몰린 덕분이기도 하다.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캐디피를 15만원으로 올린 곳도 있다. 경기보조원이자 전문가인 캐디. 이전에 캐디피는 12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14~15만원이 평균치다. 수도권 골프장을 주말에 이용하려면 1인당 그린피로 30만원 가까이 내야 한다. 여기에 캐디, 카트 이용료까지 합하면 골프 이용 요금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스크린골프장도 매출이 상승중이다. 4인 이하 소규모 골프모임에 적합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크린골프장에는 MZ세대 등 젊은 입문자들로 북적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가 갈라놓은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 차별화보고서를 이달 내놨다. 스크린골프장 업체 골프존은 지난해 매출이 2019년보다 21.2% 늘어난 281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보고서는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MZ세대가 골프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 간 희비가 엇갈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골프연습장은 코로나 특수를 보지 못했다. 올해 5월 기준 전국에는 9317개 골프연습장이 있다. 최근 5년간 약 3000곳의 골프연습장이 폐업했는데,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000곳이 지난해 문을 닫았다. 골프연습장이 불특정 다수와 줄지어 연습하고 타석 간 간격이 다소 좁기 때문에 감염 우려로 방문객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 인구는 늘었다. 3년 이하 신규 골프 입문자 가운데 20~40대가 6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이 주로 스크린골프장에 몰렸다. 2020년 연간 골프장 이용객 수(4670만명)2019(4170만명)보다 12% 증가했다.

한때는 일부 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골프가 대중화되고 있다. SNS에서도 넓고 푸른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2030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골프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코로나가 끝나도 이런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골퍼들 중 비싼 국내 골프장 이용 요금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들은 다시 해외 골프장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 골프산업 발전위해 협의체발족코로나 이후 준비해야


골프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골프 대중화 정책과 어긋나는 골프장들의 과도한 가격 인상과 유사회원 모집, 편법 운영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골프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실질적인 골프 대중화를 목표로 올해 안에 종합적인 골프 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골프 산업 전문가 협의체를 발족하고, 회의에서 현재 골프 산업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골프장의 과도한 이용가격 인상과 편법 운영으로 인해 세제 혜택 등 골프 대중화 정책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골프 대중화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정배 차관은 골프 대중화 정책으로 골프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이후 골프장 이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골프 대중화 정책의 효과를 재점검하고, 미래 지향적인 골프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골프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코로나 이후에도 국내 골프장이 해외에 밀리지 않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할 때다. 동남아 등지에서 즐기는 해외골프는 일단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마음 맞는 이들과 한껏 자유롭게 라운딩 할 수 있는 해외골프여행. 주변 지인들만 봐도 겨울이면 따뜻한 나라에 가서 골프를 즐기기 위해 동남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 싣기 바빴다.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 골프장이 해외에 밀릴 틈 없이 전략을 짜는 것도 방법이다. 나중에 해외로 빠진 골퍼들을 보고 후회하기 전에, 국내 골프장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해 코로나19가 끝나도 골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국내 골퍼들이 굳이 해외에 가지 않아도 만족스럽다면, 해외 관광객들도 우리나라 골프장을 찾지 않을까. 좋은 스코어와 행복한 라운딩을 위해서 골퍼들이 다양한 샷을 연습하듯 우리나라 골프 산업계도 이용객들에게 굿샷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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