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 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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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지금 북한은]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의주 비행장에 검역 시설로 보이는 건물 여러 채가 들어서면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국경봉쇄 해제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지 주목된다.

3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지난 22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비행장 중앙부위에 위치한 활주로 옆으로 폭 약 30m, 길이 약 90m 직사각형 건물 10채가 들어선 것으로 확인된다.

건물들은 빨간색과 청록색, 파란색 등 각각 다른 색의 지붕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또 다른 작은 구조물이 바로 옆에 세워져 있거나, 건물 뒤편 도로와 연결된 형태를 하고 있다. 특히 이 건물들은 활주로 바로 옆에 붙어 있어,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기능이 현재는 상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VOA는 의주 비행장에서 이같은 변화가 처음 포착된 것이 지난 3일이라고 전했다. ‘맥사테크놀로지316일 촬영해 구글 어스에 공개한 또 다른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이곳에서는 대대적인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사진에서 의주 비행장은 새로운 건물 부지 바닥이 다듬어지거나 건물의 뼈대가 만들어진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철도, 의주 비행장으로코로나19 물품 검역소인지 관심


VOA는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로 공항 안으로 철도가 연결됐다는 점을 꼽았다. 당초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로 이어지는 철교인 조중우의교에서 의주 방향으로 철도가 놓여 있었는데, 지난 3월 공항 인근에서 철도의 갈래길이 만들어지고, 이 중 새로운 철도가 공항 안쪽으로 연결됐다.

철도의 연결로 미뤄볼 때 중국에서 건너온 열차들은 의주 비행장으로 향할 수 있게 됐고, 반대로 의주 비행장을 출발한 열차가 신의주를 거쳐 중국 단둥으로도 갈 수 있는 상태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 대학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만든 건물이 물자를 보관하는 용도 외에 큰 특이점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건물이 공항에 지어지고 공항으로 철도가 연결된 점이 흥미롭다면서 이를 토대로 볼 때 의주 공항은 항공기는 물론 열차로도 물자 수송이 이뤄질 수 있는 장소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현 상황에서는 의주 비행장에 세워진 건물의 용도 및 건축된 배경을 알 수 없다. 다만 일각에선 이 시설이 중국에서 넘어온 물품들의 검역을 맡고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월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의주 비행장에 중국발 화물 등에 대한 코로나19 검역 전용 시설이 지어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 무역 의존도 높은 무역 재개 시점은 언제?


또 다른 측면에서는 북한이 중국과의 교역 재개를 위한 준비에 나섰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1월 중국과의 국경마저 꽁꽁 봉쇄한 북한은 현재까지도 국경 봉쇄 조치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해제 움직임이 관측되면서 올해 하반기 무역 재개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특히 지난 5월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용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역 재개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제기됐었다.

당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북한으로 가는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준비하고 있고 조만간 중국과 교역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입장에서 경제난 타개를 위한 무역 재개는 최우선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경 봉쇄 해제는 주민들의 먹는 문제와도 연결된 중요한 현안이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확산세가 시간차를 두고 이어지고 있고, 전염병 방역에 취약한 북한으로서는 국경 봉쇄 해제 조치에 대한 부담감이 뒤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국무위원장(총비서)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간부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은 당분간 방역상황을 더 신경쓸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이같이 질책한 후 국가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세계적인 보건위기에 대비한 국가 비상방역전의 장기화의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 물질적 및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킨 데 대하여서와 그로 하여 초래된 엄중한 후과에 대하여 지적했다.

그는 당 대회와 당 전원회의가 토의 결정한 중대과업 관철에 제동을 걸고 방해를 노는 중요인자는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대사건이 어떤 사건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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