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생명보험업계 진단⑤ 농협생명보험] 2012년 3월 2일 농협중앙회로부터 물적 분할되어 설립된 농협생명보험(김인태 대표이사; 이하 농협생명)은 보험업법에 따른 생명보험업, 제3보험업 및 관련 재보험사업 등을 주요 영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서울 본점을 포함해 총 16개의 지역 총국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총자산 규모 4위를 차지한 농협생명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에 4위 자리를 내어주게 됐다. 게다가 수익성이나 건전성 등 어떤 부문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이 없어 신한라이프에 대항하기는커녕 맥없이 뒤처질 위기에 처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미미한 수익성, 업계 평균만도 못해
농협생명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총 자산 65조 원으로 네 번째로 큰 생명 보험사다. 그러나 신한라이프가 새롭게 출범하자 농협생명은 바짝 긴장하게 됐다. 신한라이프의 총자산 규모만 따져도 약 71조원으로 농협생명을 단숨에 제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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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에서도 농협생명은 다소 부진한 결과를 냈다. 2018년에는 금융지주 소속 생명보험사 중 케이비생명을 제외한 모든 곳이 업계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순이익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적자 탓에 -3.28%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듬해 점차 수익성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에 비해 미약했다. 2020년에는 1.57%까지 겨우 올랐지만 이는 업계 평균 3.76%에 비해 2.19%p나 차이 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내내 우수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이것만 해도 농협생명이 신한라이프에 비해 수익성과 관련해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농협생명도 수익과 관련해 방치한 것은 아니다. 그간 저축성 보험에 주력했던 포트폴리오를 전면 수정하며 보장성 보험 비중을 늘렸다. 이로써 수익성이 아주 소폭이지만 나아지는 중이다. 2019년 흑자로 전환했으며 이익의 규모도 점차 늘어났다. 2021년 1분기 들어서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1.3%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은 각각 207.9%, 179.7%씩 큰 폭으로 상승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 역시 농협생명이 전체 신계약 중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91.7%까지 끌어올린 덕에 가능했던 일로 판단된다.
신계약이 감소세로 접어든 농협생명은 투자 사업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한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9년부터 2021년 1분기까지 생명보험 업계 평균보다 더 높게 유지됐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보험 업계 운용자산이익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신한생명은 그나마 긍정적인 성과를 낸 셈이다. 농협생명도 동기간 운용자산 이익률에서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여전히 업계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2021년에는 생보사 업계 운용자산이익률이 3%로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농협생명은 2.79%로 이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운용자산이익률 개선에 속도가 붙지 않는 이유는 안전 자산인 국공채 및 특수채에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운용자산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의 세부 구성에 따르면 국공채와 특수채 투자 비중이 2018년 48.51%에서 2020년 51.11%로 증가했다. 저금리가 장기전으로 계속되자 외화 유가증권 투자도 2019년까지 공격적으로 늘리는 듯했다. 유가증권 중 외화 유가증권의 투자 비중이 2019년 25.49%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채권 투자와 관련해 투자 여건이 좋지 않자 해외 관련 운용자산을 매각하게 되며 2021년 1분기에 21.61%까지 감소했다. 그나마 부동산 투자 결과가 2021년 들어 가장 호조를 띄었는데 그 비중이 총 운용자산 중 0.75%에 불과해 투자 수익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투자 등은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방안이지만 안정성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험 사업과 투자 사업 두 부문에서 모두 앞길이 어두컴컴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상황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 재무건전성도 서둘러 보완할 필요 있어
농협생명은 2018년 194.98%, 2019년 192.45%로 200%도 되지 않는 지급여력비율을 기록해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샀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보다 높지만 총자산 규모 4위인 대형 보험사가 업계 평균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으로 자본 적정성이 유지된다는 것은 엄연히 문제가 될 수 있다. 2020년 지급여력 금액을 크게 증가시키며 그 비율이 287.75%로 높아져 업계 평균 치인 284.53%를 넘어섰다. 그러나 3개월 만에 234.96%로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지게 되며 다시금 업계 평균과 다시 멀어졌다.
가입자에 지급 예상되는 금액에 비해 보험사가 미리 준비함 금액의 규모가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인 LAT평가에서도 농협생명은 업계 하위권에 속해 있다. LAT잉여금 비율이 2018년 3.35%에서 1년 새 1.95%로 떨어졌다. 잉여금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2020년에는 잉여금을 늘려 LAT잉여금 비율을 6.66%로 늘렸지만 생명보험 업계 평균은 24%로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익성 부진과 더불어 재무 건전성에서도 좋지 않은 양상이 연속되자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IFSR(보험금지급능력)에서 기존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업계 평균보다 못한 운용자산이익률은 궁극적으로 이차역마진을 야기할 수 있어 가뜩이나 안 좋은 분위기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최소한 업계 평균 정도까지는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재무건전성에도 관리가 필요한 만큼 자본 확충 등과 같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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