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영욱의 동서남북] ‘MB 적폐청산’은 노무현 자살에 있는가
[뉴스워커_김영욱의 동서남북] ‘MB 적폐청산’은 노무현 자살에 있는가
  • 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14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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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컬럼니스트] 2009년 5월 23일 아침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아들 노건호씨가 관련된 500만 달러, 권양숙 여사가 받아 쓴 3억 원과 100만 달러가 공개됐다. 정상문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빼돌린 12억5000만원도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다”고 주위에 토로했다.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은 국가정보원이 노 전 대통령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논두렁 시계’ 공작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나하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많은 기업이 모두 세무조사를 받았다. 심지어 내가 자주 가던 식당도 세무조사를 당했다. 그 모든 조사의 최종 표적은 노무현 이었다”고도 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놓고 '치졸한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분노하고 있다.<시사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싶어 한 극단행동 이었을까. 아님 ‘수치스러운’ 이명박(MB) 정부 공작에 대한 항거였을까.

노 전 대통령 수사때 담당 검사는 박근혜 국정농단의 주역으로 지목되고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었다.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뇌물수수 혐의자로 앉아있는 것이다”라고 그가 모욕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나돌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회고록 <운명>을 통해 “우병우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에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묻어 있었다”라며 엘리트 검사가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하던 장면을 불편한 심정으로 지켜봤다고 적었다.

특이 문 대통령은 “그(이명박 대통령)는 취임하자마자 임기가 아직 남아 있던 공공기관과 공기업, 문화·언론 분야 단체의 기관장들을 몰아냈다”며 “정치보복의 시작은 참여정부 사람들에 대한 치졸한 뒷조사였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들에게서 흠이 잡히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거나 쥐어짜내기 시작했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겨냥해 ‘정치보복’이란 표현을 써가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바레인 출국 직전 기자들에게 “지난 6개월간 적폐청산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검찰의 국정원 및 군 사이버사령부 수사와 관련, “우리가 외교안보 위기를 맞고 있는데 군의 조직이나 정보기관 조직을 (적폐라고)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수사해) 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작심 발언’으로 해석된다. 11일 새벽 김관진 전 국방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이 같은 결심을 한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물러서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한다.

11일 오전 이 전 대통령은 주요 참모들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모여 5시간가량 대응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의 구속에 대해 격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12일 인천공항 발언은 하루 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조율했던 내용보다 더 나아간 것이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또한 “군 조직이나 정보기관 조직을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수사해) 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고, 구체적으로 검찰의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수사를 겨냥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저지른 죄의 대가로 수인이 되었고, 이제 친노(親盧)그룹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원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의 칼날이 이 전 대통령의 목을 향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게 이 전 대통령이 마주해야 할 ‘운명’이라면 매번 반복되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간의 ‘혈투’가’ 마냥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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