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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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 침해에서 전속계약으로...


가수 영탁은 지난해 2월 경연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에서 강진의 막걸리 한 잔을 불러 화제를 모았다. 영탁은 해당 프로그램의 순위권에 들며 얻은 인기에 힘입어 아파트,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광고의 모델로 발탁됐다. 그런 와중 이미지가 도용된 일도 있었는데, 예천양조의 영탁 막걸리유튜브 광고가 그랬다.

같은 해 4월 영탁과 예천양조는 모델 전속계약을 맺었다. 백구영 예천양조 대표는 당시 인터뷰에서 제 이름에 있는 과 탁주의 ()자를 합쳐 영탁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28일 특허출원을 했다.”라고 언급했다. 예천양조는 경북 최대 규모의 막걸리 전문 기업으로 알려졌으며, 영탁이 계약을 결심한 데에는 자신의 고향과 예천양조가 가깝다는 점도 작용했으리라고 전해졌다.

예천양조 측에서는 당초 2020514일로 예정돼 있던 영탁 막걸리 브랜드 론칭을 하루 앞당겨 2020513일에 진행했다. 513일은 영탁의 생일이었다. 영탁 막걸리는 모델의 인기와 제품 호평에 힘입어 같은 해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대상으로 선정됐으며, 4회 전국 전통주 평가에서 베스트 전통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위 광고계약은 계약 기간 1년을 끝으로 올해 5월에 종료됐다.


 특허청에서는... 


백 대표가 언급한 특허는 어떻게 되었나. 결과적으로는 거절 결정이 났다. 상표법 3416호에 의해서다. 상표법 34조에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가 기재되어 있으며 16호에는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雅號예명(藝名필명(筆名)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 다만, 그 타인의 승낙을 받은 경우에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특허청에서는 영탁이 예천양조와 광고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승낙했다고 봤다. 다만 상표를 등록할 권리까지 승인했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예천양조 측에서 영탁 막걸리 상표를 등록하고자 한다면 가수 영탁의 상표등록 승낙 사실 명시 자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천양조 측에서는... 


계약 기간 종료(2020513) 직전인 202056, 예천양조 측은 예천 영탁 찐막걸리 출시를 알렸다. 영탁과의 재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에 일부 여론은 예천양조 측에서 영탁을 이용하고 내팽개친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영탁의 팬들은 예천양조 영탁 막걸리 불매운동을 진행했다.

이에 예천양조 측에서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게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지난해 41일 예천양조와 영탁은 이미 당시 전통주 업계 최고모델료를 경신하며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영탁 측에서 20214월경까지 재계약 및 상표의 등록 관련 협의를 요구했고, 모델료와 별도로 상표 관련 현금과 회사 지분 등 1년에 50, 3년이면 150억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예천양조 측에서는 영탁 측의 요구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020년 예천양조 표준재무제표와 함께 모델료 7억 원을 제시했으나 최종기한일이었던 지난 614일까지 금액 조율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영탁 측에서는... 


한편 법무법인 세종이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를 대리해 예천양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예천양조의 주장과는 달리 모델료가 아니라 상표권 관련 분쟁이 있었으며, 예천양조의 요청으로 20213월경까지 상표 사용 합의를 진행하다가 결렬된 사실만 있다는 것이다. 이때 영탁 측은 연 50억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한 일이 없다고 전했다.

광고계약이 만료된 지난 5월경 예천양조 측이 상표 사용 협상을 요청해 응했으나 예천양조 측에서 이전 영탁이 거절했던 조건과 유사하게 상표 독점 출원 권리를 요구했으며, 이를 거절하자 협상 만료일에 일방적으로 영탁의 동의 없이도 상표 사용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한다.


 서로에게 타격... 


상표를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와 상표를 등록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논의 대상인지라 영탁의 동의 없이도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예천양조 측 발언은 이해되는 부분이나, 다른 양조장에서도 영탁 막걸리를 출시할 수 있으며 예천양조 등에 대해 영탁 측이 인격권·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리라는 시선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편 영탁의 7월 브랜드평판지수는 3107900으로, 지난 6월의 5242233과 비교했을 때 40.71% 하락했다. 여기에는 최근의 예천양조 관련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공방은 예천양조와 영탁 모두에게 지속적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에 가까울지, 또 그와 별개로 어느 쪽이 승리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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