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생명보험업계 진단⑪ 한화생명보험] 한화생명보험(대표: 여승주, 이하 한화생명)은 1946년 9월 국내 최초로 생명 보험업을 시작했으며 2010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원래 사명은 대한생명이었으나 2012년 현재와 같이 한화생명으로 변경했다. 지분율 25.09%인 한화건설이 최대주주며 2대주주는 지분율 18.15%를 보유한 한화이며 계열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1.75%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3대 대형 생명 보험사 중 한 곳으로 그 역할에 사회적 가치의 기대치가 높은 기업 중 한 곳이다.
자본 확충 위한 신종자본증권 잔액 2조원 돌파, 어떻게 봐야 하나
한화생명이 자본 확충의 수단으로 선택한 신종자본증권은 총 2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성공적 발행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지만, 이때문에 발생하는 자본 쏠림현상 또한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한화생명은 2018년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외화신종자본증권 1조673억원으로 잔액 1조5580억원을 기록했다. 1년 후인 2019년 무기명식 무보증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어치 추가 발행해 잔액이 2조원대로 늘어났다. 대형 3사 중 삼성생명은 같은 기간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력이 전혀 없으며 교보생명은 내내 5514억원 이상으로 추가 발행하고 있지 않다.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5.8%에서 2019년 17.1%로 증가했으며 2021년 1분기에는 자기자본의 감소로 인해 19.5%까지 치솟았다. 올해 3월 말 기준 교보생명은 5.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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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3사의 타이틀이 무색하게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업계 평균을 하회한다. 2020년까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 확충에 나서며 238.3%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다시금 지급여력금액이 전분기 대비 2조2367억원이 감소하며 205%로 떨어져 최근 3년 중 가장 최저치를 기록했다. 만기 이전까지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은 그만큼 이율이 높다. 2017년과 2019년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이율은 각각 4.582%, 3.69%며 발행 연도가 2018년인 신종자본증권은 4.7%의 이율이 적용되며 원금도 1조673억원으로 가장 크다. 참고로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지난 3월말 3.36%에 불과했다.
신종자본증권의 또 다른 특징은 이자 비용이 이익잉여금에서 배당으로 회계 처리를 한다는 점이다. 고액의 이자 비용으로 인해 실적이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미처분 잉여금을 깎아버려 자본을 되레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신종자본증권의 잔액이 매해 늘어나며 배당금도 597억원, 866억원, 965억원씩 잉여금 처분 과정에서 차감됐다. 올 1분기에도 238억원가량이 배당금으로 처리됐다. 자본 조달 비용이 큰 탓에 자본 적정성 강화에 자칫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저축성보험 열혈 판매에 채권 처분으로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나
한화생명은 2018년부터 3년간 영업수익은 꾸준히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은 등락을 반복했다. 특히 2019년에는 13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영업 활동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같은 해 영업외손익에서 이를 방어해 다행히 순손실이 나지 않았다. 이듬해 실적이 직전 사업연도에 비해 긍정적이었지만 영업이익률은 0.86%에 불과했다. 또 실적 회복의 근본이 저축성 보험 판매, 매도가능증권의 처분손익 등 단기적 접근 방식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화생명의 초회보험료를 살펴본 결과 2018년부터 저축성 보험 신계약 판매에 열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초회보험료란 계약 성립 후 가입자가 최초 납부한 보험료다. 다시 말해 한화생명이 지난 3년 내내 저축성보험을 보장성보험보다 더 적극적으로 판매한 결과로 이어진다. IFRS17 신제도가 적용될 시 저축성보험을 부채로 계상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보험사는 보장성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한화생명은 단기적인 실적 지표 등을 고려해 저축성보험 판매 전략을 시도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지금의 한화생명은 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록 전략을 수립 중에 있다고 전했다.
수입보험료 비중을 따져도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40% 내외로 나타난다. 대형 3사 중 삼성생명과 함께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린 한화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이 60% 전후인 현재의 포트폴리오는 중장기적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불어 부채 증가로 자본이 줄어들어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기에 십상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2019년 영업손실에도 불구 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요인은 매도가능금융자산을 처분해 얻은 영업외수익의 증가다. 해당 연도에 매도가능금융자산을 처분해 얻은 손익만 해도 4626억원으로 적자를 메꾸기에 충분했다. 2020년 영업이익이 지지부진하게 올랐지만 매도가능금융자산을 9776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이익이 전년 대비 71.8% 증가했다. 듀레이션 관리라고 했으나 매도가능금융자산을 팔지 않고서 실적에 당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수익 실현에도 목적이 있어 보인다.
한화생명은 자본력 강화에도 일시적인 효과에 기댄 적이 있다. 빈번하게 채권 계정을 재분류하며 지급여력비율 보완에 힘써 왔다. 금융 당국에서 정한 3년의 제한 기간이 끝날 때마다 만기보유금융자산에서 매도가능금융자산, 혹은 그 반대로 계속해서 재분류해왔다. 지금은 매도가능금융증권으로 33조원 이상을 재분류한 상태인데 문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래저래 건전성 후퇴와 수익성 개선 실패를 가져다 오는 상황에 봉착한 한화생명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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