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경영 방식의 테마파크 CEO가 전자제품 유통 CEO 되다.

[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이사는 1960년 생으로 건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 대표는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뒤 상품과 인사 쪽 업무를 맡아보며 유통업계의 경영에 필요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07년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점장, 경영부문지원 업무를 맡아 본격적인 경영 업무를 맡아보게 됐으며, 2012년에는 롯데월드 대표이사, 2014년 12월 26일에 롯데 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됐다.

이동우 대표의 특이한 점은 롯데하이마트의 대표로 취임하기 전에 롯데월드의 수장으로서 테마파크의 수장으로 근무했던 점을 들 수 있다. 그룹 내에서 인사이동을 하는 것이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지만 테마파크 CEO를 전자유통업 CEO로 차출한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대표의 이력은 주목을 받았다.

롯데월드 대표 시절의 이동우 대표는 수도권이 아닌 김해에 대규모 워터파크의 개장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그의 과감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롯데는 김해 워터파크 개장에 총 4,000억 원을 투자했는데, 면적은 12만2,777㎡ 부지에 최대 1만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편의 시설을 구축해 국내 최대 규모의 워터파크로 자리매김한바 있다. 워터파크 건설 당시 업계에서는 영남권의 구매력에 반신반의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현재 롯데워터파크는 ‘2017년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 조사’에서 워터파크 부문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이동우 대표는 롯데월드 대표이사 시절 롯데워터파크 건설을 조율하면서 그의 과감한 경영방식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 취임 시절의 이 대표에게 그다지 후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 ‘신동빈의 남자’로 평가받다

2014년 12월 26일 롯데그룹은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이동우 대표를 임명하였는데, 업계에서는 이 부분을 놓고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이동우 대표의 전임자는 한병희 전 대표이사였는데, 2014년 10월에만 해도 업계에서는 한 전대표의 유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었다. 한병희 전 대표가 2014년 10월에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유임되었기 때문에 적어도 2015년 연말까지는 한 전 대표가 유임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 정리_염정민 기자

하지만 2014년 12월에 한 전 대표는 전격적으로 경질되고 이동우 대표가 새로운 롯데 하이마트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롯데에 인수되기 전 하이마트 출신인 한 전 대표를 경질하고 ‘신동빈의 남자’인 이동우 대표를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올려 신동빈 총수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평가가 널리 퍼지게 됐다.

즉 몇 가지 이유로 업계에서는 이동우 대표의 능력적 측면보다는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면에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이 대표가 롯데 백화점에서 유통 업무를 담당한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전 근무지가 테마파크였다는 점이 부각돼 이런 평가의 확산 속도는 더욱 더 빨라졌다.

◆ ‘신동빈의 남자’ 실적을 보여주다.

테마파크 CEO, 왕의 남자라는 다소 우려가 담긴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동우 대표는 취임 첫해인 2015년부터 실적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 시작했다.

이동우 대표의 취임 직후인 2015년은 직전 연도와 비교해 매출액은 약 4%, 영업이익은 약 11%가 증가하였고, 이런 추세는 2016년도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매출에 집중한 한 전 대표의 숍앤숍 전략과 비교해 온라인 사업과 영업이익 증대에 목표를 둔 이 대표의 전략은 영업 이익의 증대에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의 경영방식은 올해에도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이동우 대표의 취임 후 전년도 동기 실적보다 우수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3조 1428억 원의 매출, 17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전년도 동기 대비 6%의 매출 증가와 32%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한 결과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불황과 사드 보복 등 2017년의 유통업계에는 경영 외적인 악재 요소가 많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하이마트는 주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사드 보복 완화 등의 경영환경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개선은 올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3년 동안 보여준 이 대표의 실적은 ‘왕의 남자’라는 업계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 갑질 논란, 최대의 위기를 맞았지만 일단 봉합

올해 주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이룬 이동우 대표이지만, 지난 8월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사건이 언론매체를 통해 일반에 알려졌다. 사건 자체는 롯데월드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에 일어난 것이었지만, 한 언론매체를 통해 사후에 불거지면서 이동우 대표는 갑질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 언론은 이 대표가 롯데월드 조리부분 직원이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는 점, 휴대전화의 통화 연결음을 기업 홍보용 음원으로 바꾸지 않은 점을 들어 조리부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징계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시간이 지난 사건이고, 이미 인권위와 법원에서 결론이 난 사안이지만 부적절한 행동이었음을 인정하고 도의적인 유감표명을 한 바 있다. 물론 본질을 들여다보면 경영상 징계권의 행사로 볼 수 있는 면도 존재하지만 표현 방식이나 절차에 있어서는 이 대표의 방식에 의문을 표하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언론에서 이 사건이 부각되자 이 대표는 이사회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이 사표는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적절한 언행이었지만 과거의 사건인 점 인권위와 법원에서 결론이 난 점을 들어 이 대표의 사직은 다소 과한 징계라는 것이 이사회의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사건은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태는 이 대표가 실적 개선을 너무 우선시해 기업 분위기를 강하게 몰아가는 것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업의 대표이사로서 실적이 중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최근 한샘 불매 운동에서 보듯이 제품 외적인 요소에 의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직원들을 강하게만 몰아붙인다면 그 사실이 외부로 터져나갈 경우 언제든지 소비자들은 롯데하이마트에 적대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동우 대표가 보여준 실적이 우수하고, 갑질 논란으로 번진 이번 사태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하고 사직 의사를 밝히는 등의 후속 조치를 통해 향후에는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동우 대표도 이번 위기를 기회삼아 우수한 실적은 유지하되, 직원들의 불만을 경감하는 방식의 경영 전략을 도입한다면 향후 롯데하이마트의 미래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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