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산업은행으로 첫 입사해 한국자산관리공사를 거쳐 투자금융(IB) 회사와 회계법인을 두루 경험한 금융 전문가다.

국제금융 쪽에 특히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롯데자산개발의 오랜 대표 경험으로 부동산투자전문가로도 꼽힌다.

김 대표는 한국자산관리공사 해외자산유동화부 팀장과 모건스탠리 프로퍼티즈 부동산투자담당 상무, 삼정KPMG 부동산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부실채권과 부동산 투자업무를 주로 담당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눈에 띄어 롯데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눈에 들며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9년 동안 재직한 경험이 있다. 당시 김 대표는 보수적인 롯데그룹에서 외부 출신으로 쟁쟁한 롯데 출신 대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 롯데카드의 매각설이 새어나오고 있다. 롯데카드의 실적이 타 카드사에 비해 현격히 악화되는 등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2017년 롯데카드 대표이사 취임 “롯데만의 전략과 마케팅으로 난국 돌파”

롯데카드는 지난 3월 10일 롯데카드 본사에서 김창권 대표이사 취임식을 했다. 김창권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2017년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신을 위한 골든 타임”이라며 “내실 있게 성장하며 플라스틱 카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시대의 변화를 앞서나가는 모바일 카드사로 혁신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이겨놓고 싸운다는 손자병법의 선승구전(先勝求戰)을 인용하며 “지금처럼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겨내려면 롯데카드만의 전략과 마케팅, 조직문화 등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올해야말로 우리를 정확히 돌아보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적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직원 여러분의 회사를 위한 열정과 좋은 아이디어인 만큼 서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하지만, 쉽지 않은 영업환경 금리·규제·시장경쟁 ‘삼중고’…한국신용평가 올 하반기부터 신용카드사 영업환경 본격적으로 악화될 것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신용카드사의 향후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카드결제 시장과 당국의 규제 완화에 더해 조달금리 하락 효과도 마무리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카드사의 카드 대출 이용실적은 21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카드 대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15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 정리: 김지훈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카드 대출 총량 규제를 하면서 대출 영업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 대출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관련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카드사들이 수익 방어를 위해 집중적으로 영업을 확대했던 바 있다.

◆ 신용판매 영업 확대와 조달금리 하락 효과도 난항

한신평은 “민간소비지출 대비 카드 사용의 비중이 90%를 초과하면서 추가 사용 비중 확대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신용카드사업 진출과 앱투앱 결제 사업 진출 등 비 카드사 결제 업자와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8월부터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중소 및 영세 가맹점 범위를 확대했고, 내년에는 우대수수료율의 추가 인하 등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 동안 카드사 수익 확대의 한 축으로 작용한 조달금리 하락 효과도 끝물일 것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회사채 평균조달금리는 지난해 상반기 말 2.83%에서 2.42%로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 말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과거 고금리 조달 회사채 대체 효과가 지속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또 “카드채가 통상 3~5년 만기로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이후 조달비용 감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금리가 재차 하락하지 않는다면 저금리 기간 조달된 채권이 더욱 높은 금리 채권으로 차환되면서 조달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 어려운 영업환경 속, 롯데카드 업계 나홀로 적자전환…올해 당기순이익 2014년 대비 반토막 가능성 커

3분기 카드사 경영실적을 보면 롯데카드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나홀로 적자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카드의 3분기 영업수익은 4476억 원으로 전년동기 5022억 원 대비 1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201억 원에 비해 77.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66억 원으로 카드업계 유일의 적자 전환이다.

▲ 자료: 각 사 홈페이지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 당기순이익은 632억 원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 -266억 원을 감안하면 4분기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2014년 대비 반 토막 가까운 성적표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롯데카드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3년 연속 감소해 왔다.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2014년 말 1996억 원 △2015년 말 1747억 원 △2016년 말 1416억 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 말 1487억 원에서 △2015년 말 1342억 원 △2016년 말 1065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번 3분기에는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었고 이는 8월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치는 부진이 계속된 롯데카드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유통업이 주업이라 계열사끼리 결제 사업 연계성이 높아 마케팅비용 규모가 크며, 롯데카드가 거대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롯데그룹의 지원 속에서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마케팅비용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도 어려워, 롯데카드의 실적부진 탈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롯데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롯데카드 그룹 내 애물단지 전락, 매각설 솔솔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이상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현행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카드가 롯데그룹 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매각설에 휩싸인 배경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비자(Visa) 롯데카드 웨어러블’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카드 지분 정리에 대해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회사다”며 “카드업은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산업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카드 매각설에 대해 선을 긋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롯데카드 매각설은 여전히 사그라드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를 둘러싼 경영상의 악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 카드사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재들도 산적해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文 코드와 신동빈 회장의 공언과도 엇박자…롯데카드 비정규직 비율 22.5%, 업계 평균 15.12%와 큰 차이 보여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걸었다. 날이 갈수록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등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생성해 취업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롯데카드의 비정규직 근로자수는 383명으로 전체 직원 수 대비 비정규직 비중은 22.5%나 됐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신한·KB·삼성·현대·우리·하나카드 등 전 업계 카드사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평균 비율은 15.12%에 불과하다.
 
롯데카드의 이러한 고용 행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공언과도 엇박자를 보인다는 점에서 논란은 특히 더하다. 지난 5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창조적 노사문화선포 기념식에서 “향후 5년간 7만 명 신규채용하고 비정규직 1만 명을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창권 대표가 이끄는 롯데카드의 고용 행태 때문에 신 회장의 기업 및 사회적 가치 창조라는 공언마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처럼 김창권 대표는 롯데카드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그룹 내 애물단지로 전락하였고, 문재인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엇박자를 보이는 한편, 실적까지 악화되고 있어 김창권 대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잘나가는 금융전문가로 신동빈 회장의 눈에 띄어,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승승장구하다, 이번 롯데카드 대표라는 힘든 난관을 맞이하게 된, 김 대표가 이번 난관을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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