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박길준 논설위원] 햄버거병으로 한동안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던 ‘맥도날드’가 TV광고를 시작했다. 잠잠해진 찰라에 맥도날드가 국민의 기억에 대한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맥도날드는 한동안 햄버거병으로 온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던 기업이었고, 지금도 그 햄버거병에 대한 앙금은 씻기지 않은 상태다. ‘햄버거병’은 덜 익은 패티를 먹고 병에 걸려 붙은 일종의 별칭으로 단기간에 신장을 망가트리는 희귀질환으로 정식 명칭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을 말한다.

이 햄버거병은 의료계에 따르면 HUS, 즉 고기를 잘 익히지 않고 먹거나,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오염된 야채를 섭취하면 걸리는 병으로 이 병에 걸리면 몸이 붓거나,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이나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햄버거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대부분의 햄버거 주력업체가 있지만 맥도날드에서 이 같은 문제의 ‘햄버거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한번 곱 씹어봐야 할 문제다.

▲ 사용된 이미지_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 광고 이미지 / 그래픽_진우현 기자

그런 맥도날드가 최근 ‘TV광고’를 시작했다. 햄버거 병이 잠잠해진 틈을 타 나온 광고라고 보기에는 다소 억지가 있지만 이상하리만치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광고 콘셉트라 할 수 있다.

과거에도 이러한 광고는 종종 있어 왔다. 오래 전, 한 대형 제과업체에서 논란의 빵을 판매하다 국민들로부터 한 동안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이 기업은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 그로부터 3~4개월 후 ‘어린 아이가 빵을 먹는 모습’ 즉, ‘아이가 먹어도 안전한 빵’이라는 콘셉트로 광고로 내보내며 이미지 쇄신을 노린 적이 있다.

지금의 맥도날드는 그런 과거의 이미지 변신 수법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때쯤이면 국민들이 잊어버릴 만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과거의 이미지랄 싹 없애고 광고 하나로 그 모습을 달리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맥도날드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번 광고는 ‘시그니처 버거’의 광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한편에서는 이번 광고를 이미지 쇄신 전략의 하나라고 보는 것이다.

광고란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또 그 방법은 제품 홍보, 판촉활동, 브랜드 이미지 전략 등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활용된다.

이번 맥도날드의 시그니처 버그의 광고를 보면 여성들, 특히 어린 아이를 둔 젊은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는 ‘다니엘 헤니’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맥도날드의 시그니처버거 나아가 맥도날드의 이미지 쇄신을 노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니엘 헤니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맥도날드의 광고모델로 기용되고 있었지만 이번처럼 효과가 큰 맥도날드 광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태를 볼 때, 분명 맥도날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번 ‘다니엘 헤니’를 맥도날드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광고 모델의 도덕심을 묻고 싶다. 맥도날드는 분명 ‘햄버거병’이라는 우리 국민에게 상처, 무엇보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상처를 준 기업이라는 점에서 피해갈 수 없다. 그런 기업에 대해 단순히 돈, ‘광고료’를 준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광고에 응하는 것은 그 배우를 그 연예인을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본만능주의, 돈이면 다되는 세상, 그것이 지금의 요지경 세상속일지라도 적어도 국민이 사랑하는 양심적 배우라면 그렇게 생각 없는 광고 출연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설령 의지에 의해 그렇게 광고에 참여했다고 하면, 이후에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서도 일부나마 책임을 져야 하는 게 공인으로써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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