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688만명, 인구의 14.1% 차지하는 세대 ‘생계위해 집판다’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해 오던 국내 베이비붐세대가 노후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팔기 시작했다. 국내 총 인구의 14.1%를 차지하는 이들은 총 688만명에 달한다. 과거 이들이 주택구입연령대(35~55세)에 진입하면서 국내 주택가격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지만 이들이 지금은 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케이비금융지주연구소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따른 주택시장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1980 년대 중반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소형주택 수요가 높았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선호주택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중대형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나타나는 등 베이비붐 세대는 주택가격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바 있다.
하지만 2010년 이들 세대가 정년연령으로 접어들면서 은퇴가 본격화된 데다 인구의 빠른 고령화로 인해 향후 자산시장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 그리고 부정적 효과
국내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인구 고령화는 주요국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총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11%로 국내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라 봐야 할 것이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프랑스 115년, 미국 73년, 일본 24년이 걸린 반면, 한국은 18년으로 타 선진국에 비해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쾌속정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속도와 달리 사회보장제도나 경제적 대응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여기에서 오는 향후 파급효과는 우려스러울 정도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베이비붐 세대로 인한 주택시장의 파급효과는 어떤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그들이 가진 보유자산 처분속도 또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의 은퇴이후 자산시장 붕괴 가능성 및 고령화 진정에 따른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은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가진 자산이 얼마나 되기에
시대는 젊은 세대를 원하고 있다. 생각이 젊지 못하면 즉, 유연하지 못하면 곧 도태되는 것이 지금의 세태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고령 인으로 접어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일자리는 빠르게 소실되어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비록 이들이 경제활동에 참여중이지만 60세 이후 경제활동은 급감할 것이고, 이들이 보유한 자산 또한 그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감소할 것이다.
실제 국내 총 경제활동인구 중 73.3%가 25~55세인 반면, 55세 이상은 20.7% 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 현상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이며, 그 연령대 또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 중 637만명이 취업상태로 이중 임금근로자는 향후 주요 은퇴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이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이미 작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정년퇴직 연령인 55세이 진입했으며 향후 10여 년 동안 지속적인 은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는 올해 기준으로 49~57세이며, 국내 정년연령은 60세로 권고하고 있으나 실제는 55세를 정년으로 채택하는 기업이 43%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자산 중 상당수가 부동산에 편중돼
국내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가진 자산 중 74.8%가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평균 총자산은 3억3,000만원으로 부동산은 2억4,678만원, 금융자산 7,319만원, 기타자산 996만원이다. 이들의 금융자산과 기타자산은 25.2%에 불과하다.

 

보유 부동산으로 인해 부채비중 높아
국내 주택가격은 성인 한 명이 10년을 먹지도 쓰지도 않고 모아도 서울내 주택을 구입하지 못할 정도라는 말은 이제 이상할 것도 없다. 금융권 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절대 주택구입은 힘들 정도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도 예외는 아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세대의 약 75%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67~71%가 부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세대의 총 부채규모는 평균 7,513~8,806만원으로 기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들 세대는 가계부채를 통해 부동산 자산을 증대시킨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은퇴이후 소득감소에 따른 부채상환 부담 증가는 보유 부동산의 처분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 붐 세대가 보유자산을 처분해야 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자녀지원문제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이들 세대가 은퇴이후 소득감소에 직면하는 반면, 자녀세대에 대한 높은 책임감으로 생활비 부담 가중이 클 것이며 이는 곧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 베이비붐 세대의 90%이상이 자녀의 대학교육비 및 결혼비용을 책임 또는 지원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등 자녀 세대에 대한 책임감은 높은 반면, 자녀교육비가 소득에 비해 ‘부담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83.1%나 되고 있다.
 

노후생활대책 우려 확대…자산처분 가능성 높아
현재 베이비붐 세대의 상당수가 경제활동에 참여중이나 60세 이후 참여비중은 급감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자산 중 저축액도 축소되는 점을 감안하면 은퇴 이후 소득감소 직면은 당연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다.
은퇴 이후 국민연금이나 기업연금, 개인자산 등으로 기대어 볼 수 있으나 연금 수령까지는 10년의 공백기가 생기는데다 주요 노후생활수단인 국민연금은 빠른 고령화 및 재정구조의 취약성으로 2044년 이후 적자발생이 예상되는 등 노후대책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결국 베이비붐 세대가 선택해야 할 카드는 보유자산의 처분 밖에는 없다는 결론이다. 보고서는 향후 은퇴에 따른 정기적인 소득감소가 예상된다며 이 가운데 개인 및 공적연금의 지원이 미미한 점을 감안한다면 보유 자산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의 처분압력은 가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주택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밝힌 결론은 이들 세대의 노후대비 취약으로 은퇴 후 보유자산 중 부동산 비중의 축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국내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높은 부동산관련 부채 부담, 자녀세대에 대한 높은 책임감 및 노후대책마련이 미미한 점을 감안하면 보유 자산의 매각압력은 아주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중장기적으로 부동사 가격의 점진적 하락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구구조 변화 및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점진적인 주택수요감소는 실 수요층 중심의 주택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금리 정상화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및 소득감소에 직면한 베이비붐 세대의 부채상환부담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권의 대출회수 압력 또한 증가할 것이며, 부동산 처분 증가로 주택가격의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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