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 하락시킨 각종 논란에 휘말린 HDC현대산업개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뉴스워커_기업분석] 해외건설업과 토목 및 건축공사업을 영위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은 201851HDC로부터 인적분할된 곳으로 한 달 후 한국거래소에 상장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종합금융부동산기업이라는 목표를 세웠으나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한 재하도급 이슈와 사기 분양 논란으로 정몽규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한 국내 주택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HDC현대산업개발로서 아시아나 인수 등을 꾀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향후 실적 향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사회 참석조차 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인 정 회장은 수십억원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도 시급한데 돈 되는 사업 매출액 급감.. 수익성 전망 적신호


분할 후 코로나라는 악재가 겹치며 위기에 봉착했다. 실제 코로나 여파로 주요 경제 연구 기관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의 전망치도 낮게 조정하고 있다. 국내 경기 역시 전망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나 국내 사업 의존도가 높은 HDC현대산업개발로선 이러한 상황이 달갑지 않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2019년 매출액은 42165억원에 도달했으나 1년 만에 13%가량 줄어들어 3670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원가 절감에 성공하며 기존 5515억원의 영업이익이 5857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기타손실, 기타의 대손상각비 및 이자 비용이 증가한 탓에 순이익은 4137억원에서 2202억원으로 46.8%나 감소했다. 아시아나 인수전을 위해 단기차입금 등을 조달한 탓에 이자 비용이 늘어 순이익 선방이 어려웠다. 분할 후 2년간의 실적만 두고 본다면 긍정적인 흐름은 아니다.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올해에도 여전히 실적은 떨어지고 있다. 2021년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15070억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3%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 및 순이익에서도 각각 21.5%, 17.3%씩 감소하며 2233억원, 1704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여파로 국내 경기가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사업부문별 매출에서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 부문은 일반건축, 토목, 외주주택, 자체공사의 건설 사업과 PC 사업, 호텔 서비스업,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 등의 기타 사업으로 분류된다. 건설 사업 부문에서의 매출이 대부분인 데 이중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자체공사 실적이 무너지며 수익성 약화를 불러왔다. 20197862억원 이상의 자체공사 수익이 2020년에는 절반도 채 안 되는 325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자체공사란 사측에서 직접 토지를 매입한 뒤 인허가, 시공 등 모두 진행하는 것으로 일반 도급공사 등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이 높다. 실제 전체 매출액(내부거래 제거 전)60% 이상을 차지한 외주주택에서의 영업이익률이 13%였던 것에 비해 자체공사의 영업이익률은 24%였다. 하지만 2020년에는 자체공사의 매출 규모가 급격히 줄어 영업이익 역시 20191885억원에서 2020294억원으로 떨어져 영업이익률이 9%대로 떨어져 버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매출액 대부분을 차지한 건설 사업에서 맥없이 실적 하락세를 이어나갔다. 그나마 토목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37% 이상 외형 성장했으나 수익성이 뛰어난 자체공사에서 같은 기간 75.8%나 감소해 금년도 상반기 실적 하락을 야기시켰다. 다만 사업 다각화가 시급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기타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상반기 기타 사업의 누적 매출액이 1272억원으로 이는 2020년 상반기보다 125.8%나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전체 매출액(내부거래 제거 전)8.1%에 불과하기에 전반적인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캐시카우인 건설 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향후 실적은 당분간 불안정할 수 있다.


리더십 흔들린 정몽규 회장, 미등기임원에도 십억원대 연봉 수령해


정몽규 회장은 지주사 HDC의 지분 33.68%과 함께 개인 회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통해 2.53%의 지분율로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은 HDC,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콘트롤스, HDC현대EP 네 곳의 상장사에서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에서는 권순호 대표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으며 정 회장은 미등기 임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지배 구조 상 정점인 HDC에서 그룹을 총괄하는 정 회장은 이번 논란으로 리더십이 잠시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등기 임원인 권 대표보다 더 큰 연봉을 수령해갔다.

광주 건물 붕괴 후 드러난 재하도급 이슈나 여러 건의 사기 분양 논란으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와중에도 정 회장에게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112500만원의 연봉이 지급됐다. 상여금 34400만원은 2020년에 대한 상여지만 당해 연도 실적이 직전 연도보다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고려했을 때 납득이 쉽지만은 않다. 그룹 재편 후 미등기임원이 되었지만 등기임원에 비해 보수를 더 받았다. 2019117000만원, 2020179600만원(급여 153200만원, 상여 26400만원)이 정 회장의 연봉으로 책정됐다. 이뿐만 아니라 HDC에서도 20억원대 연봉이 결정돼 무려 30억원이 훌쩍 넘는 연봉 잔치를 즐길 수 있었다. 2021년 상반기 HDCHDC현대산업개발에서 책정한 연봉만 해도 20억원 이상으로 회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 인수도 엎어진 만큼 사업 다각화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으므로 끊이지 않는 회사 외부의 잡음은 신뢰 추락으로 인해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사태가 심각한 만큼 정몽규 회장의 고액 연봉 등 개인적인 이득만을 추구하는 듯한 모습은 오너리스크의 일환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 대표의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묘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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